차별화를 위한 전략, ‘원더’스러움
원더아키텍츠 × 박성태
분량4,279자 / 8분 / 도판 2장
발행일2012년 4월 9일
유형인터뷰
새롭게 독립한 설계 사무소를 찾아가다
2012년 한국 건축계의 키워드를 뽑아보니, ‘젊은건축가’가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젊은건축가를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 속에 ‘젊은건축가포럼’과 ‘서울시 공공건축가 제도’가 출범하기도 했다. 건축가 집단을 젊고 늙음으로 구분 짓는 것은 개인적으로 마뜩치 않으나, 전망이 어두운 한국 건축의 생태계를 복원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그들을 주목하는 것은 새로운 인물을 찾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에 ≪건축신문≫은 오픈한 지 몇 년 되지 않은 설계 사무소를 찾아다니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첫 회로 ‘신아키텍츠’와 ‘원더아키텍츠’를 소개한다.
원더아키텍츠(Wonder Architects) 김현대, 임윤택 건축가가 2011년 6월 부암동에 원더아키텍츠를 설립하고 이후 김현이, 남정민, 김민수 소장이 합류했다. 2011년 12월에는 미국 보스턴에 지사를 설립했다. 지금의 파트너 5인 체제는 2012년 2월에 완성되었다.
인터뷰 박성태 정림건축문화재단 사무국장
박성태 사무실을 개업한 지는 얼마나 된 거죠?
원더아키텍츠 다섯 명의 파트너들과 지난해 6월 중순부터 모였습니다. 사무실 이름을 정하고 일을 시작한 것은 7월쯤입니다.
박성태 그동안 어떤 일을 주로 해왔나요?
원더아키텍츠 다가구 주택의 경우는 입면 디자인만 한 적도 있고, 일산의 K사 오피스, 서소문교회는 리모델링 디자인을 최종 검토하고 있는 중입니다. 공장 입면, 세종 신도시 쪽에 다가구 주택을 계약해서 설계하고 있습니다.
박성태 수주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설계비는 제대로 받으시는 건가요?
원더아키텍츠 작년 겨울부터 많은 것들이 이뤄지고 있어요. 세종 신도시의 다가구 주택의 경우 건축주가 학교 동기인데 건설회사를 다니다가 시행을 하고 있습니다. 건축가에 대한 배려가 조금 있는 편입니다. 그래서 설계비를 제대로 책정했는데, 오히려 저희 측에서 조금 깎아서 해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그 정도 금액이라면 저희 생각에는 시작하는 입장에서는 괜찮은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박성태 대부분의 젊은건축가들의 첫 프로젝트로 다가구 주택이 많습니다. 그런데 다가구 프로젝트가 어려운 점들이 많던데요.
원더아키텍츠 공사비가 워낙 낮다 보니까 다들 비슷하게 느끼시겠지만 어려움들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어떤 경우에는 정말 우리가 좀 더 받는 금액보다 시간을 더 투자해서라도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습니다. 그런데 공사금액 때문에 계속 ALT1, ALT2, ALT3… 이런 식으로 하다가 저희도 힘들어지는 상황이 되고 맙니다. 그래도 지금까지는 최선의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박성태 지인들을 통해서 수주 같은 것을 받게 되는 편이 많나요? 일반 건축주들은 건축가를 어려워하지요?
원더아키텍츠 서소문교회 같은 경우에만 경쟁을 통해서 하게 되었고 그 외에는 지인을 통해서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몇몇 분들이 저희의 브로슈어나 홍보방법을 보시고서 “우리는 이런 거 잘 모르겠다. 어렵다.” 임대주택 설계를 의뢰하러 오신 분들께서 미국에서 진행한 프로젝트 등 엄청나게 예산을 높게 들여서 시공한 것들을 보시고서는 이런 건 필요 없다고 말합니다. 특히 해외프로젝트를 보여드리면 긴장하시죠. 다양한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있고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하고 싶은 건데 건축주분들은 ‘다가구 주택 짓는 데 왜 이런 걸 보여주나’ 하고 거리감을 가지더라고요. 규모라든지 디자인 안에 대해서는 좋아하시다가도 금액이라든지 등등의 것으로 협상이 안 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박성태 건축가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 중에 하나가 ‘설계비로 얼마를 받아야 하는가’ 입니다. 기준이 없어 어렵습니다. 이런 것에 대해 고민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원더아키텍츠 경우에 따라 다른 것 같아서 더 예측이 어려운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며칠 전에 건축주와 협상을 하다가 건축주가 예상하는 퀄리티와 금액이 맞지 않아서 계약이 파기된 경우가 있었습니다. 저희는 맨파워manpower 비용으로 이윤을 남기지 않고 최소한의 금액으로 설정된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집장사 개념의 건축가들과의 가격경쟁에서 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고 저희가 항상 마이너스를 보면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저희에게는 굉장한 딜레마입니다. 그런데 구체적인 솔루션은, 글쎄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집장사와의 차이가 퍼센티지 정도라면 크게 문제가 안될 것 같지만 몇 배의 수준이다 보니 정말 어려운 것 같습니다. 심한 경우로, 얼마 전에 인천 쪽에 마스터플랜을 포함해서 다가구 주택을 하시겠다고 찾아오셨습니다. 설계비는 저희가 생각한 것보다 절반 정도 이하로 생각을 한 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금액은 집장사 가격의 3배 이상 비싼 가격이었습니다.
박성태 전망들이 엇갈리는 것 같습니다. 젊은건축가들에게 더 좋은 기회를 예상하는 분들이 있고, 건축계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시각을 가진 분들도 계시는데요.
원더아키텍츠 상황이 어렵더라도 디자인만으로 제 값을 받는 게 행복한 거죠. 너무 한계가 많기 때문에 저예산의 공사비로 커다란 성과를 내기란 어려운 문제입니다. 이런 현실에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하는지, 우리도 허가방처럼 도면이나 디자인을 보유하고 있어서 그걸 싼 값에 파는 행태로 가야 하는 것인지. 그 구조를 따라서 가야 하는 것이 맞는지와 같은 고민까지 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하는 프로젝트에서 전략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것이 사실 그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더아키텍츠에는 저희의 비전이 들어가 있습니다. ‘원더wonder’스러움을 보여주는 것이 저희를 찾아오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고 가장 정석적인 해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산이 정해진 주택을 설계하는 데 있어서 과연 그것이 가능할 수 있는지 시도를 해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연산동 다가구 주택의 경우에는 입면디자인만 했지만, 조각가와 협업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타분야의 전문가들과의 협업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장점들을 취하면서 다른 건축 사무소와의 차별성을 갖는 것을 찾고자 합니다.
박성태 5명이 파트너인 사무실의 시스템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원더아키텍츠 일을 수주한 사람이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PM의 역할을 맡아서 진행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되는 파트너가 도와주는 시스템입니다. 한 사람이 여러 프로젝트의 PM이 될 수도 있겠지만 혼자 다 컨트롤하는 것은 불가능하니 경우에 따라서 프로젝트 아키텍트가 2명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는 아직 그 상황까지는 안 되어봐서.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좀 더 자연스럽게 포지셔닝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개별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PM 역할, 아키텍트적인 측면이 강한 역할, 그 외의 역할들을 특성화하는 역할 구분이 필요합니다. 서로를 가까이서 관찰하면서 역할 구분은 할 수 있지만, 우려되는 것이 있다면 이와 같은 느슨한 체제가 지속적으로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가 입니다. 자유롭게 일하면서 각자의 역할을 명확하게 정해놓는다면 재미있게 원더아키텍츠만의 작업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규모가 좀 더 커진다면 파트너당 여러 명의 직원을 두고 일할 수도 있겠죠. 아직까지는 규모가 작다보니 내부에서는 비즈니스적 측면보다도 개인의 노력과 개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박성태 실시설계도 직접 하시나요?
원더아키텍츠 네, 실시설계도 합니다. 저희는 ‘아이돌’ 시스템으로 원스톱 서비스를 하죠. 원더 아키텍츠라고 ‘s’를 붙인 이유도 아키텍트의 모임이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어서 입니다. 그래서 빅뱅처럼 따로 떼어놓고도 각자 경쟁력이 있고 모였을 때 더 시너지를 발하는 그룹이 되자는 취지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포트폴리오가 탄탄하지 못한 저희를 알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구성원이 가진 다양한 면면들을 조금 더 부각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성태 혼자 다 하시면 힘에 부치거나 그렇지는 않으세요?
원더아키텍츠 다른 이벤트, 예를 들어 건축주나 납품 같은 것들이 겹치지 않는다면 동시에 두 개까지는 어느 정도 컨트롤은 될 텐데요.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게 되는 경우가 있더라도 실사도면, 하이엔드 감리 등 각자의 전문분야가 있기 때문에 서로 공유하며 조절할 수 있고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 되겠죠. 그리고 기본적으로 도움이 필요할 때는 도움을 주고 받지만, 기본적으로 저희의 원칙은 어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가능하면 프로젝트를 맡은 사람이 처음부터 끝까지 하자는 주의입니다. 아이디어는 공유하지만 가능하다면 아이디어부터 프로덕션까지 정말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본인 스스로가 효율적인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이 중요하겠죠.

차별화를 위한 전략, ‘원더’스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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