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새로운 공동주택: 공유주거
김하나, 나루세 유리, 이노쿠마 준, 조성익, 김상호
분량14,794자 / 30분
발행일2024년 10월 22일
유형좌담
공동주택연구 포럼 개요
- 제목: 공유주거형 공동주택
- 일시 및 장소: 2023년 10월 12일 오후 6:00 연세대학교
- 발표자:
- 김하나(서울소셜스탠다드 공동대표)
- 조성익(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 교수)
- 나루세 유리(나루세이노쿠마 건축설계사무소 공동대표)
- 이노쿠마 준(나루세이노쿠마 건축설계사무소 공동대표)
- 모더레이터: 김상호(정림건축문화재단 실장)
주거 안정성과 주거 유연성
김상호 10여 년 전만 해도 없었던 주거 유형인 셰어하우스, 코리빙하우스가 등장했다. 이제는 전통적 관점의 주거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시점이 된 것 같다. 그리고 공유주택이 가져온 새로운 거주의 방식과 더불어 ‘주거 안정성’이라는 개념도 이제 다시 정립해볼 때지 않을까?
조성익 과거에는 한곳에 얼마나 안정적으로 오래 머무를 수 있는지가 중요했다. 가족을 이루고 자식을 낳는다면 그런 주거 안정성이 정말 중요하긴 하다. 그런데 최근 내가 주목하는 1인 가구 중심의 주거에서는 안정된 주거가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제주도에 가서 한달살이를 하기도 하고, 주말에 양양에 가서 서핑을 하고 오기도 한다. 다양한 집에서 살아보고 싶어하고, 직장을 옮길 때마다 가까운 곳으로 집을 옮겨 다닌다. 요즘 세대의 라이프 스타일에 따르면 주거의 가벼움이 훨씬 중요해지지 않았나 싶다. 주거 유연성을 포함한 새로운 주거 안정성 개념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이동 과정을 어떻게 쉽게 만들지 고민해야 한다. 임대차 계약을 하면 2년동안 한곳에 묶이고, 다른 세입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이사가기도 어렵다. 지금의 제도가 오히려 임대인 위주의 생각일 수도 있는 거다.
이노쿠마 준 나도 다양한 곳에서 원격 미팅을 하는 일이 잦아졌다. 당연히 집을 소유함에서 오는 안정성도 중요하지만, 어떤 방법으로든 주거를 확보할 자유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에는 빈집을 연결한 구독 시스템을 통해 어느 지역에서든 살아볼 수 있는 코리빙 서비스도 있다.
김하나 주거 안정성을 생각할 때 거주 기간도 물론 중요하지만 비용도 고민거리다. 주거 방식의 선택지가 다양한 것도, 입주자가 결정권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해야 저렴한 셰어하우스를 만들 수 있을지도 생각했으면 좋겠다. 주거 안정성을 생각할 때 저렴함이라는 요소에 좀 더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다 함께 생각해봤으면 하는 지점이다.
주거 안정성을 위해서는 주거 비용이 저렴해야 할 뿐 아니라 살면서 필요한 제반 시설과 물건을 저렴하게 쓸 수 있어야 한다. 영구 임대주택에 가보면 짐을 쌓아두고 사는 분들이 꽤 있다. 같이 살기 위해서는 짐이 가벼워져야 한다고 하지만, 짐이 무거워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소득이 안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당장 안 쓰는 물건이지만 언젠가 필요할 때를 대비해 버리지 못하고 쌓아두는 것이다. 갈수록 직장에 근무하는 기간이 짧아지는 시대에 자유로운 이동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저렴하게 누릴 수 있는 곳을 많이 만드는 게 중요하다.
청중 A(건축학과 재학생) 맹그로브처럼 대형화된 셰어하우스 서비스를 보면 아직은 가격 측면에서 접근성이 낮은 것 같다. 분명 원룸에 비해 한 건물 안에서 누릴 수 있는 시설이 많다는 장점은 있지만, 가격을 놓고 보면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청중 B(공유주거 운영 관련 업무자) 주거 안정성이라는 개념을 주거 유연성으로 설명했는데,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유연성을 확보할수록 커뮤니티는 약해지지 않을까 싶다. 얼마 전에 노년기의 외로움을 해소하는 각국의 방법을 설명하는 다큐멘터리를 봤다. 미국에서는 익숙한 환경, 마을에서 계속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했다. 어떻게 하면 살던 집에서 계속 살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데, 계단 대신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등 여러 방법으로 거주지를 유지한다. 그래야 동네 커뮤니티도 유지된다고 한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유연성을 강조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거주자들이 정말 유연성을 원할까, 의문이 든다. 떠나고 싶어서 떠나는 걸까, 아니면 떠날 수밖에 없는 걸까? 유연성은 곧 익숙한 커뮤니티와 멀어지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이는 셰어하우스가 말하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준다는 목적과는 멀어지는 게 아닐까.
조성익 좋은 포인트다. 다큐멘터리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정주성이 특히 중요해지는 시기는 신체 활동 능력이 떨어지는 노년기다. 한국에서도 실버 세대를 위한 집을 지을 때는 지역 사회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 나도 아직은 젊은데, 젊은 세대는 맛집을 찾아 성수동이건 압구정동이건 찾아간다. 그런데 나이가 들고 나면 익숙한 것만 소비하려 하고, 인간관계도 굉장히 좁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커뮤니티를 우선시한, 정주성이 아주 높은 주거 형태도 꼭 필요하다.
유연성과 정주성 중 무엇을 더 원하는지는 대체로 연령대에 따라 달라진다. 물론 젊은 사람들 중에도 한곳에서만 살고 싶어하는 이도 있지만, 보통은 직장을 옮겨다니면서 직장 근처에 살기 원한다. 2인 가구만 해도 라이프 스타일을 찾아 여기저기서 살아보기를 원하더라. 나도 혼자 살고 있는데, 짐만 이 근처 호텔로 옮겨준다면 그곳에서 살아도 큰 상관 없다. 그래서 다양한 연령대와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정주성의 정도가 다양한 주거 유형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청중 C 한편으로는 주거 유연성을 너무 강조하다 보면 삶의 기반 자체가 없어질 수도 있지 않나 하는 우려가 든다. 기반이 어느 정도 있는 상태에서의 유연성은 불안정성을 해소할 수 있겠지만, 기반 없이 유연성에만 집중하면 안 된다. 셰어하우스와 코리빙하우스 자체가 집값이 너무 높아 자기 집을 살 수 없기 때문에 차선책으로서 등장한 것이라고 본다. 게다가 셰어하우스나 코리빙하우스가 전체 주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보면 주된 주거 형태는 아니다. 게다가 나이가 들면 취향이 생기고, 그러다 보면 짐이 늘어나고, 자기만의 공간에서의 교류가 중요해지기 시작할텐데, 셰어하우스와 코리빙하우스가 나이 들어서도 계속 지속할 수 있는 주거 형태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김하나 두 가지로 답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나라의 주택 정책이나 제도는 한국전쟁 이후 집의 양이 정말 부족했기 때문에 빠른 시간에 주택을 대량으로 공급하기 위해 만들어진 거다. 빠르게 지으려면 표준화를 해야하니 가족의 단위를 설정하고, 인원에 따라 똑같은 주택을 마구 찍어냈는데, 그게 고착화된 상태다. 첫 번째로는 이걸 타개하기 위한 새로운 생각이 많이 필요하다는 전제로 오늘 얘기를 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우리가 믿어왔던 신념을 좀 깨보자. 우리나라의 경우 주거 안정성이 중요했기 때문에 택지를 개발하고 신도시 만들기를 계속해왔다. 지금도 주택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신도시 개발을 거듭하고 있는데, 이런 일을 거듭하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자는 의미에서 지금 주거 유연성을 강조하고 있다.
다음으로, 가족 관계 등 사람들 간 관계의 변화, 노동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 한 직장에 근속하는 기간이 평균 2.5년이라고 한다.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고, 이제는 여러 부캐(부업)을 가지고 다양한 삶을 살아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주거는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를 고민했으면 좋겠다. 특히 내가 집중하는 것은 서울 내에서의 주거 문제이기 때문에 직장에 따른 주거 유연성을 더 강조하고 있다.
나루세 유리 일본 사례를 소개하고 싶다. 일본에서는 젊은이들뿐 아니라 중장년 층도 셰어하우스에서 거주한다. 젊은이들과 교류하고 싶다는 이유도 있는데, 이런 경우 잘 교류하고 살기도 하고, 귀찮은 아저씨 취급을 받는 경우도 있다. 😄 좋은 점은 셰어하우스가 젊은이들만을 위한 곳으로 여겨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만약 내가 나이를 먹고도 혼자 산다면, 내가 살고 싶은 셰어하우스는 어떤 모습일까 상상해봤다. 아무래도 화장실은 방 안에 있었으면 한다. 분명히 밤 늦게 화장실에 갈 테니까 말이다. 지금처럼 개인실에 아무 것도 없는 것은 젊은 사람을 위한 곳이긴 하다. 생애 주기에 따라 개인실에, 또 공용부에 무엇이 필요할지 여러 그라데이션으로 생각해보면 좋겠다.
조성익 질문을 ‘코리빙하우스가 거쳐가는 집 아닌지, 나이를 먹고도 오래오래 살 수 있을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코리빙하우스가 거쳐가는 집이 맞다고 본다. 그리고 거쳐가는 게 뭐가 어떠냐는 생각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는 모든 상품을 원하는 대로 사용한다. 자동차만 하더라도 초보일 때는 작은 경차를, 나중에는 더 비싼 차를 산다. 자동차 생산자는 이 단계를 세분화해서 준중형, 준준중형, 2천만 원대 3천만 원대, 시트가 있고 없고 등 다양한 옵션을 마련하고, 소비자는 필요에 따라 이를 선택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 주거는 그렇지 않다. 주거 다양성을 위해 주거 유연성을 제시하는 것이다. 우리가 무언가를 원할 때 그에 맞는 것을 구할 수 있었으면 한다. 결혼을 하고 아파트에 들어가 살다가도 언젠가 다시 혼자가 되어 커뮤니티가 그리워지면 새로 들어갈 수 있는 다른 집이 사회에 고루 퍼져 있어서 내가 살고 싶은 대로 살 수 있다면, 그게 정말 행복일 것 같다.
공용공간 혹은 공유공간
김상호 셰어하우스에서 불특정 입주자가 모였다 흩어지기를 반복하는 동안 느슨하고 짧은 커뮤니티를 지원해주는 공간적, 건축적 장치는 무엇일까?
김하나 위치, 기능, 가치가 가장 중요하다. 이 세 가지는 셰어하우스의 공용공간을 만들 때 공식과도 같다. 위치는 짧은 스침을 위해 중요하다. 여기에 더해 혼자 살 때는 잘 쓸 수 없는 아주 좋은 시설들을 함께 쓰는 공간에 더해야 한다. 아주 좋은 주방을 마련한다거나, 세탁실에 스타일러가 있다거나 하는 식으로 수준을 높이는 것이다. 그리고 복층 공간 등 공간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이노쿠마 준 우리가 해온 공용부 설계를 돌이켜 보면 실패한 건 없는 것 같다. 😄 특히 LT 조사이 셰어하우스(LT Josai Shared House)는 신축 건물이라 더 꼼꼼하게 설계했다. 중요한 건 ‘여기에 모이’라고 의도한 공간은 대부분 의도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용부를 디자인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혼자라도 나오기 쉬워야 한다는 것이다. 공용부에서도 혼자서 책을 보고, TV를 보고, 커피를 타 마실 수 있어야 한다. 각자 자신의 페이스대로 공용부에 나와 시간을 보내다 보면 결과적으로 3~4명 정도는 함께 머물게 된다. 각자 할 일을 하고 가는 경우도 있고, 어쩌다 서로 담소를 나누기도 한다. 이런 프라이빗한 일상을 깨지 않는 설계가 중요하다.
규모도 굉장히 중요하다. 12명 이하의 작은 셰어하우스는 방금 말한 방식이 가능하겠지만, 100명 이상의 규모에서는 아무리 공용부를 잘 설계하더라도 사람들 사이에서 정말 대화가 발생할지는 미지수다. 관계가 좀 약하다고 할까? 그래도 혼자 나오기 쉬운 공간을 만들어 동네 카페 같은 상태를 연출하곤 한다. 그런 곳에서는 친한 친구가 있으면 이야기를 하지만, 굳이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걸지는 않는다.
나루세 유리 포럼을 준비하며 셰어하우스를 많이 운영하고 있는 분에게 들은 이야기가 있다. 코로나 이후에는 개인실 안에 화장실, 샤워실, 부엌 등 풀 스펙을 갖춘 셰어하우스를 시작했는데, 확실히 사람들이 공용부로 잘 나오지 않게 됐다고 한다. 부엌까지 개인부로 넣는 것은 너무 과한 것이 아닌가 싶다.
김하나 일본의 사례를 듣고 생각이 났다. 지금은 셰어하우스를 많이 관리하고 있지 않아 최근 사정은 잘 모르지만, 코로나가 확산된 직후까지는 여러 셰어하우스를 운영하고 있었다. 당시 고시원을 포함해 밀도가 높은 공동 주택이 전체적으로 문제였으니, 나도 관리 중인 집들에 대해 걱정이 많았다. 그런데 한국 셰어하우스 업계의 사람들은 결과적으로는 플러스였다는 이야기를 더 많이 했다. 반대로 일본은 조금 마이너스였다.
대부분 혼자 사는 사람들은 다른 건 다 좋은데, 백신 맞고 와서 화장실에서 쓰러지기라도 하면 이렇게 그냥 죽겠구나하는 걱정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조금 불편해도 셰어하우스 같은 데서 함께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한 사람이 많았다. 또, 너무 미화하는 게 아닌가 싶지만, 함께 살기 때문에 오히려 격리 시기에 서로 음식을 챙겨 문고리에 걸어주는 등 서로를 돌볼 수 있었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며 그 안에서 함께 살기 위해서는 어차피 도움을 주고받아야 한다는 소중함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코로나 시기는 도시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뭔가 방법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공급자 입장에서도 밀도만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다가 자연스럽게 경계나 밀도를 조절해야겠다고 생각하게 해줬다. 1인 가구의 최저 주거 기준 상향을 위한 움직임이 오랫동안 진행 중이다. 아직 실현되지는 않았지만, 코로나 시기를 겪으며 이에 대해서도 많은 동의가 이루어지기도 했다.
조성익 나는 실패를 좀 하긴 했다. 🥲 커뮤니티의 조건에 대해 묻는다면, 딱 한마디로 대답할 수 있다. 밥이다. 밥을 먹기 위해 모이는 것은 인류 공통이다. 한국인이든 미국인이든 아랍인이든 대략 비슷한 시간에 불과 물이 있는 곳에서 세 번 밥을 먹어야 한다는 사실은 건축가로서 굉장히 큰 기회다. 그래서 주방을 설계하는 데 많은 공을 들인다. 거기서 커뮤니티가 생기도록 해야 한다.
아직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냉장고를 공유할지, 공유한다면 칸을 어떻게 나눌지,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작은 냉장고로 분할할 수 있을지. 가전 산업 전반과 함께 커뮤니티를 위한 주방을 개선하려 하고 있고, 여기에 많은 가치와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다. 기술적인 문제에 더해, 공용공간에는 공간적 선택지가 있어야 한다. 혼밥과 한밥(함께 먹는 밥)을 그날의 컨디션에 맞게 유연하게 선택할 수 있는 식당을 만들기 위한 건축적 기법이 중요하다.
김하나 주거라는 것은 사적인 공간이고 그 경계가 굉장히 견고하기 때문에 문을 닫고 나면 다 나의 공간이라는 생각이 일반적이다. 이런 사적인 공간 안에 다양한 공유의 감각을 더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셰어하우스의 공용부가 실패했을 때 가장 속상한 경우가 사유화된 공용공간이다. 아무래도 잦은 스침을 위해 하나의 큰 공용공간이 아닌 동선 사이에 작은 공간을 만들다보면 거기가 너무 쉽게 사유화된다. 혼자 사용하는 것 같지만 어딘가 시선이 통하는, 아주 프라이빗하면서도 퍼블릭한 다양한 경계를 가진 공간을 만들기 위해 건축가의 설계가 필요하다.
청중 D(학생) 조성익 교수님이 발표에서 클러스터 유닛을 이야기해 주셨는데, 그런 방식의 공용공간이 좋은 시도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조성익 클러스터는 개인실과 공용공간으로 나뉘던 기존의 방식 사이에 3~5명 정도 소그룹을 위한 버퍼 공용공간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다. 클러스터의 기능은 식당, 화장실, 샤워실 등 다양할 수 있다. ‘분자가족’처럼 어느 정도 터놓고 지내지만, 개인실은 철저하게 차단해 프라이버시를 지킨다. 식당을 세 사람이 쓴다고 하면, 거주자는 개인실에서 라면을 끓여 먹을 수도 있고, 클러스터 공용 주방에서 함께 식사할 수도 있고, 전체 공용 주방에서 와인을 마시며 놀 수도 있다. 각 생애주기에 맞는 코리빙 하우스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이노쿠마 준 클러스터는 나름의 장단점이 있을 것 같다. 클러스터의 규모가 어느 정도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일본에서 단독주택을 개조해 3인 정도가 함께 사는 셰어하우스가 유행했던 시기가 있었다. 이 경우 거주자들끼리 잘 지내다가도 둘이 싸우게 되면 바로 나가버리는 어려움이 있다. 클러스터 규모가 너무 작으면 결국 사는 사람들의 궁합에 따라 사업의 성패가 갈리기 때문에 리스크가 크다. 500세대 규모의 셰어하우스에 클러스터가 하나도 없는 것은 좋지 않을 것 같다. 대형화된 셰어하우스에 어떤 규모가 적당할지를 생각하는 게 중요할 텐데, 개인적으로는 대규모 셰어하우스에 15~20명 정도 규모의 클러스터가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
나루세 유리 나는 조금 더 큰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122실 규모의 셰어하우스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 집에 우리 회사 직원이 살고 있다. 운영 초기 20명 정도 입주했을 때부터 살았고, 지금은 다 입주했다. 50명 정도가 입주했을 때 가장 편하게 살았고, 100명이 넘으니까 모르는 사람이 생겼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듣고 15명은 적은 것 같고, 40~50명 사이가 적당한 규모가 아닐까 생각했다.
청중 E(교수) 일본의 프로젝트 중 상업시설이 마을의 커뮤니티 공간 역할을 하는 사례가 흥미로웠다. 상업 공간을 유지하려면 어느 정도 유동 인구가 필요할 텐데, 경우에 따라서 그 동네 안에서 장사가 안될 수도 있고, 반면 너무 상업화되면 커뮤니티 기능을 하지 못할 것 같다. 마을의 인구만으로도 시설이 유지가 되는지, 이런 시설을 위한 사회적 제도나 장치가 있는지 궁금하다.
김하나 좋은 질문이다. 사실, 지금 가장 좋은 커뮤니티 시설은 아파트 단지 내에 있다. 그런데, 이것은 그들만을 위한 커뮤니티 시설이다. 유닛 내의 경계도 흐려야 하겠지만, 단지의 경계를 흐리는 것이 우리 도시의 주거 문제 중 굉장히 중요한 숙제라는 것을 떠올리게 했다.
이노쿠마 준 질문대로 마을에 사람이 얼마나 사는지 혹은 그 지역에 얼마나 강한 커뮤니티가 있는지도 중요하다. 하지만 상업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는 일본의 상황에서는 적합하지 않다. 보통 일본의 상업지역은 역 주변에 형성된다. 이번에 소개한 사례들은 역에서 먼, 일반적인 사업자는 거의 고려하지 않는 곳에 작게 꾸린 곳들이다. 동네 사람들 입장에서는 도보로 갈만한 곳이 거의 없다 보니 이 상업시설들이 마을의 거실처럼 사용되는 것이다.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위치가 아니기 때문에 거대 체인점이 오지 않는 것이 오히려 장점이 된 경우다. 전략적으로 이런 지역을 골라서 가게를 차린 것은 아니고, 자신의 동네를 새롭게 바꾸고 싶어 한 사람들이 도전한 것 같다. 최근에는 좋은 사례가 많이 알려져서 큰 디벨로퍼들도 일부러 주택지 안에 작은 상점을 만드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대형화하는 공유주택
김상호 점차 대형화되고 기업화되는 공유주택의 장단점은 무엇일까? 사업자 입장과 입주자 입장에서도 다를 것 같다. 또한 단일 대형 건물이 아닌 형태도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김하나 우리의 지향은 다양한 위계와 성격을 가진 공유 공간을 많이 마련하자는 것이기 때문에 세대 수가 많아질수록 공유 공간을 많이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더 나아가서는 공유 공간을 여러 셰어하우스가 셔플링하며 도시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도 있기에 대형화 추세는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건설산업 구조 속에서 대형화될 때 경제적으로 이점에 더 많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대형화라고 하면 아파트와 유사해진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인상이 큰 것 같다. 그럼에도 내가 대형화를 지지하는 것은 지금까지는 지어서 파는 주택밖에 없던 시장에 계속해서 잘 운영해나가는 주택을 어떻게든 사업화하려는 노력이 의미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 함께 좀 더 좋은 사례를 만들어내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깊게 들어가보면 이 사업들 역시 10년 후에 팔아서 이익을 남기는 구조다. 즉, 계속해서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가정하에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것이다. 이제는 부동산 시장이 계속해서 커지지 않을 경우를 상정하고 임대로만 적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사업 시나리오를 찾아내야 할 시점이다. 그것이 지금 모두의 과제다.
조성익 나는 대형화에 찬성한다. 지금 코리빙만큼 대형화하기 쉬운 건축 형식도 없을뿐더러 대형화됐을 때의 이익은 고스란히 거주자의 임대료 하락으로 돌아간다. 젊은 층을 겨냥한 코리빙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는 좋은 위치에서 얼마나 작은 비용으로 살 수 있느냐다. 그리고 역세권 중에서도 재미있는 동네에서 살아야 한다. 망원동, 연남동, 광화문 같은 곳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형화, 고밀화를 무조건 해야 한다. 보통 코리빙의 유닛 평면은 아파트와 같은 가로로 긴 형태와 달리 좁고 길다. 복도와 좁고 긴 평면을 활용해 서구권에서는 이미 500~600세대짜리 건물들이 들어서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있다. 좋은 위치에 젊은이들이 사는 건물이 들어서면 도시의 활력도 늘어날 거라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코리빙 하우스 만한 게 없다.
다만, 현재 대형화 추세에서 우려되는 점은 소위 오피스텔화 되고 있다는 것이다. 개인실에 주방이나 세탁기 등 모든 시설을 갖춰놓은 코리빙이 등장하고 있다. 그건 코리빙이 아니라 오피스텔이다. 우리가 오피스텔이라고 부르는 주거 형식에서는 이웃끼리 교류가 전혀 없고, 서로가 서로의 안전장치가 돼주지 못한다. 거기에 공연히 공용 주방을 추가하는 형식은 지양되어야 한다. 임대료를 낮출 수 있으면서도 사람들끼리 어울려 살고, 실제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안전장치 기능을 하는, 고밀화에 맞는 섬세한 전략이 필요하다.
이노쿠마 준 하나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지점은 얼마나 오래 살 곳으로 설정한 것인가다. 어제 맹그로브 홈페이지를 봤을 때 공용부가 충실하고,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도록 운영 중인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클러스터라는 아이디어도 나온 것 같은데, 크기가 커지면서 무언가 일부러 하지 않으면 연결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이벤트가 필요한 것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대형화된 셰어하우스를 일상적인 주거 환경이 아닌 이벤트성을 띤 중단기적 시설로 보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예를 들어 시부야에 도시의 캐릭터를 느낄 수 있는 이벤트가 일어나는 셰어하우스가 있다고 가정하면, 그 셰어하우스는 인기를 끌겠지만 일시적이고 재밌는 경험을 위한, 일상과는 다른 집이어야 할 것이다. 삶의 다양성 측면에서 그런 대형 셰어하우스가 있는 것도 좋은 것 같다. 같은 이유로 대형화된 셰어하우스가 일상적인 가치를 담은 집이 되기는 어려울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일상적인 대형 셰어하우스를 만들고자 한다면, 동네에 어떤 사람들이 사느냐와 외부 사람들이 내부로 들어올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할 것이다. 전부 보안 시설로 막거나 전부 개방하기보다, 일부 구간까지는 외부인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정원을 만들고 어떤 부분은 거주자만을 위한 시설을 조성하는 등 다양한 층위를 만들면 좋지 않을까? 나도 기회가 생긴다면 한 번 설계해보고 싶다. 재미있는 프로젝트가 될 것 같다.
청중 F 공유주거가 우리 삶의 다양성을 위해 필요하다는 것에는 공감하지만, 사업 주체가 대형화되는 것에 관한 단점에 대한 언급은 별로 없다. 주거를 상품화시키는 것에 대한 부작용이 분명히 있을 거라고 본다. 아파트가 효율성과 사업성을 이유로 하드웨어적 측면에서 균일화되었다면, 공유주거가 대형화되며 소프트웨어 측면까지도 균일화되는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소프트웨어의 균일화는 건축의 입장에서도 부정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층간 연결을 시도하려다가도, 효율성과 사업성을 들어 반려될 것이다. 또, 여기는 개인 영역, 여기는 세 사람 영역, 여기는 모두의 공용공간 등으로 나누는 것은 거주자의 삶을 단편적으로 만드는 방향이지 않나 싶다. 개개인이 삶을 꾸려나갈 수 있는 여백이 너무 없는, 주체성이 결여된 공유주거 모델이 우리나라의 공유주거 모델이 되어가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김하나 제기한 우려에 동의한다. 주거 복지의 개념이 전부 서비스화되고 있고, 커뮤니티 모임에 참가하기 위해서 돈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 확실히 우려가 있을 수 있다. 나도 이 문제에 대해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 하지만 주택시장은 아파트에 의해 이미 완벽하게 상품화됐다. 공유주거뿐만이 아닌 전체 주택시장의 상품화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주거의 상품화라는 거대한 흐름을 거스르기 어렵다면, 오히려 그 흐름을 타고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나갈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규정에 따르면 공유주거는 집이 아닌 시설이다. 그런 관점에서 좀 더 입체적이고 좋은 공간을 만들고자 건축가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해 설계하게 되는 것 같다. 여지가 없는 공간을 낳게 되겠지만, 이런 고밀도 공간에서는 그런 점이 장점이 되기도 한다.
조성익 코리빙 하우스가 소위 상품화되며 뻔해지는 현상은 이미 일어나고 있다. 오피스텔화가 이미 일어나고 있다. 그게 대형화의 단점이다. 코리빙이 오피스텔화되면 주방을 관리할 필요가 없어지고, 청소를 해주지 않아도 되고, 사용자 간의 갈등을 조정할 필요가 없어지니 운영 비용이 확 줄어든다. 이를 노리는 사업자들이 달려들 거다. 이걸 해결하기 위해서는 오피스텔화되지 않게 노력하는 민간이 돈을 벌 수 있게 만들면 된다.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관리하는 것이 돈이 된다면 민간은 알아서 움직인다. 그런데 공유 주방은 몇 제곱미터 이상을 넣으라는 식의 규제는 안 된다. 그런 규제를 만드는 순간 창의적인 코리빙은 나타나기 어려워 질 것이다.
이노쿠마 준 코리빙이 거대한 민간의 주택으로 상품화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은 이해한다. 그렇다고 이를 막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 어떻게 하면 코리빙 하우스를 잘 만들어서 여기서 살고 싶다는 느낌을 줄 수 있을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 경우 돈 많은 자산가들은 타워맨션 같은 곳에 살고 싶어 한다. 한편으로는 그런 높은 맨션에 집을 사서 멋있는 척하는 게 오히려 촌스럽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반문화라고 할까? 그런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쪽에 서서 다양한 삶의 방식과 주거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청중 A(건축학과 재학생) 대형 셰어하우스들이 오피스텔화되는 이유는 층이 확고하게 나뉘어 있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층간 단절을 해결하기 위해 건축가들이 새로운 접근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조성익 고층 코리빙 하우스에 살아보니 정말로 다른 층까지 이동하며 커뮤니티 시설을 찾아가지는 않게 되더라. 그건 사실이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실험을 해봐야 한다. 내가 코리빙 하우스에 살아본 것처럼 누군가를 통해 POE(Post Occupancy Evaluation)를 해봐야 한다는 거다. 16층에 있는 요가룸을 정말로 잘 안 가는지, 실제 거주 데이터를 보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 시설을 저층부에 모은다고 이용률이 꼭 높아지는 것도 아니다. 앞서 말했듯이 여러 케이스를 만들고 시도해봐야 한다. 언젠가 코리빙 하우스의 카드키 데이터를 분석해보고 싶다. 어떤 동선으로 언제 움직이는지. 데이터는 있는데, 빅데이터라 분석하기가 힘들다.
공공 행정의 역할
이진오(건축가, 청중) 내가 진행한 프로젝트 중 서울시, LH와 300실 규모의 주거단지를 설계하다가 시장이 바뀌고 퀄리티가 낮아져 실패한 사례가 있다. 오늘은 사기업이 운영한 사례들을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됐는데, 공유주거에 있어 공공의 역할은 어때야 할지가 중요한 문제인 것 같다. 발표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서로 다른 민간 셰어하우스의 공유 공간을 다시 한번 공유해서 함께 쓸 수도 있겠지만, 민간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등의 방식으로 공공이 주도해 만들어나가는 것이 더 현실적인 것 같다. 개인이 돈을 지불하고 거주하는 사적인 주거의 공유 공간인데, 외부의 이웃들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하면 민간 기업에서 그것을 흔쾌히 받아들일까?
조성익 어려운 지점이다. 개인적인 의견으로 여러 반대가 있을 수도 있지만, 관은 민간이 코리빙을 좀 더 잘 개발하도록 지원하고 자극하는 역할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젊은 세대 라이프 스타일의 독특성 때문이다. 관에서 주택을 공급한다고 할 때는 주거 소외 계층을 돕는다는 전제가 기본적으로 깔려 있다. 그런데 코리빙을 원하는 젊은 세대는 낮은 구매력에 비해 세련된 라이프 스타일을 절대 양보하지 않는다. 관의 속도로는 이 라이프 스타일을 소화해내기 쉽지 않다. 사업을 진행하다 기껏 만들어 놓은 공유 공간이 결국 촌스러워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오히려 민간을 자극할 수 있는 장치를 생각해보는 것이 어떨까? 최근에도 그런 제도 개선이 한 번 있었는데, 기숙사를 일반인에게도 임대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었다. 관은 이렇게 조금 큰 기업들이 셰어하우스 시장에 뛰어들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해주었으면 한다.
민간을 규제하지 않고 인증을 통한 인센티브 제도 등을 통해 참여를 촉진한 좋은 예가 미국이나 영국의 친환경 정책이다. 민간 기업이 시민에게 돌려주는 것보다 더 큰 이득을 얻을 수 있다면, 민간은 적절한 보안을 고려하고 거주자와 이웃 간의 갈등을 보완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이노쿠마 준 첫 질문이었던 안정성과도 연결되는 이야기다. 당연히 행정에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역할이 있다. 일본도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행정의 주도하에 주택을 대량 공급했다. 지금은 인구가 감소한 지방 도시에 젊은이들을 불러들이고자 할 때 민간사업자로서는 도저히 이익이 나지 않기 때문에 행정이 젊은이들을 위한 주거 공간을 만들기도 한다. 도시에서 민간사업자가 하기 어려운 새로운 실험을 하기 위해서 행정의 역할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코리빙 하우스의 가능성
청중 G(토목 전공 학생) 코리빙 하우스에서 오래 거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더 넓은 개인 공간을 사용하고 싶어 할 것 같다. 그때의 코리빙 하우스는 아파트와 어떻게 다를 수 있을까?
조성익 우리가 인생에서 매뉴얼 없이 맞닥뜨리게 되는 중요한 사건(스테이지)이 있다. 처음 독립할 때, 결혼할 때, 아이를 낳을 때다. 누구도 방법을 가르쳐 주지 않지만 주거와 함께 해결해야 하는 일들이다. 나중에는 예상치도 못하게 갑자기 무릎이 아프고 활동량이 줄어든다. 각 단계에 맞는 주거가 마련돼야 한다. 질문한 대로 아파트와 다르게 셰어하우스에서 공유할 수 있는 게 뭔지 행위 단위로 분석했다.
예를 들어, 텃밭을 공유하면 어떨까? 텃밭은 30명이 공유하는 게 좋을까, 아니면 세 가구 정도가 공유해 서로 집을 비울 때 물을 주는 역할을 돕는 게 좋을까? 각각의 행위를 분리해 공유 가능성이 있는지, 그리고 공유함으로써 이익이 생기는지를 생각해보는 거다. 아파트에서 세 가구가 텃밭을 공유하는 평면은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셰어하우스에서는 이런 평면을 개발해낼 수 있다.
하나 더 생각해 보자면, 나이가 들면 집 안에서의 활동량이 많아지기 때문에 절대 면적은 계속 늘어갈 것이다. 그런데 아파트에서는 면적이 늘어날수록 방의 개수가 늘어난다. 혼자 거주하지만 많은 면적이 필요한 노년기에 방의 개수를 늘리는 게 좋을까? 벽을 적게 만들고 면적만 늘리는 게 좋지 않을까? 이런 것들을 생각해보면 아파트와는 다른 코리빙만의 차별화된 평면이 계속 생겨날 거라고 본다.
원고화 및 편집 김보경
(토론) 새로운 공동주택: 공유주거
분량14,794자 / 30분
발행일2024년 10월 22일
유형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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