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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하는 시장의 변화는?

김헌, 김현종, 전연재, 한지영

설계 공모 과열 

전연재(마니) 경기침체로 민간 프로젝트가 줄다 보니 설계 공모 시장이 과열되고 있다. 최근 노원구 자전거센터 공모에 등록한 팀이 400팀이 넘었는데, 실제로 출품한 팀도 60여 팀에 달했다. 설계 공모 시장이 과열되면, 이것이 공정하게 치러진다고 하더라도 문제가 생긴다. 60팀이 한 공모에 도전한다고 할 때, 각 팀은 최소 1천만 원 이상의 비용을 치르게 된다. 당선 팀 이외 나머지 59개의 사무소가 수천만 원의 손실을 보는 것이다. 사회적 비용이 크고, 이는 결국 열악한 근무 환경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걱정스럽다.

다음 세대의 등장과 공정한 기회

한지영(라이프) 대학 교육이 5년제로 전환된 이후에 실무 경력 3년을 채우면 건축사 시험 응시 자격이 주어진다. 그러면서 독립 시기가 매우 빨라졌고, 이제 막 개소한 젊은 친구들이 민간 영역의 일을 따내기도 하지만, 우리처럼 현상 설계로 일을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현상 설계의 고질적인 문제가 심사 전에 참가자가 심사위원을 관행적으로 만난다는 것이다. 관행을 따르는 그들과 출발선부터 다르다. 젊고, 실력 있고, 의욕 있는 팀이 기회를 얻으려면 그런 관행이 없어져야 한다.

소규모 사무소의 업무 효율화

전연재(마니) 건축 시장이 어려우면 중규모 사무소가 줄고, 작은 사무소는 더 작은 몸집으로 대응하게 된다. 한동안 작은 사무실들은 필요에 따라 가볍게 헤쳐 모여의 방식으로 움직여 나갈 것이다. 1인 사무실이 가능해진 데에는 툴의 변화와 발전이 있다. 우리 세대부터는 캐드와 3D 툴을 직접 다루기 때문에 계획부터 실시설계, 감리까지 혼자서도 해결이 된다. 건축은 팀이나 조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는데, 한 사람 안에서 일의 전체 프로세스가 완결될 수 있으면 보다 자유로워진다.

공급이 아닌 활용의 시장

김현종(ATELIER KHJ) 해방 이후 산업시대에 들어서면서부터 지금까지 건설과 건축이 끊임없이 행해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급격한 인구 감소와 지방 소도시 소멸, 강남 한복판 공실 문제, 서울시 광진구 화양초등학교 폐교, 주택 미분양 등 불안정한 경제 상황들을 마주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건축업에서는 대규모 건축 공급이 줄어들고 프랑스처럼 소규모 단위의 공급과 리모델링, 인테리어 산업이 활발해지는 방향으로 영향을 끼칠 것 같다. 그리고 건축가는 이러한 현상 또는 시장에 맞춰 변화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공급자의 시선으로 신축을 짓는 방식을 고민했다면 이제는 기존의 건축물을 활용하는 방식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리모델링은 시대 요구

김헌(일상) 우리는 대부분 신축 위주로 진행하고 있는데, 건물을 새로 짓는 것은 나름의 폭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지어진 걸 어떻게 잘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건축가가 리모델링을 할 때 새로운 시도를 하려면 행정과 제도가 적절히 대응해줘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옛 군산세관 창고 리모델링을 했었는데, 지정문화재라 못도 박을 수 없었다. 그래서 내부에 독립적으로 쓸 수 있는 구조물을 만들고 그 위에 계단을 만들어야 했다. 이외에도 행정 담당자가 사례를 가져와라, 허가권자를 만나라, 질의회신을 하라는 경우가 많다보니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민간 건축주들도 새로 짓는 것보다 고치는 게 왜 더 비싸냐고 묻는다. 결국 비용으로 귀결되는데, 기존 건물을 뜯고 고치다 보면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비용 요소가 늘어나는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시공사도 리모델링 프로젝트는 여유 경비를 더 잡아놓는다. 이처럼 여러 허들이 있음에도 리모델링은 반드시 해야 하는 시대적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전주는 앞으로 신축보다는 리모델링에 대한 요구가 더 많을 것이다. 내가 어릴 때 우리 사무실이 있는 금암동 근처에 살았는데, 동네 모습이 그 시절 그대로다. 낡은 건물 지붕에 비가 새니까 옥상에 비를 막는 구조물이 거의 모든 건물에 생겼다. 서울에서 온 손님이 그걸 보고 ‘저것은 전주만의 특색이나 지역성이 있는 거냐?’고 물었다. 평지붕에 비가 새서 추가로 지붕을 올려둔 것일 뿐이다. 그런데 이런 걸 개선할 생각은 하지 않고 왜 재개발만 기다리고 있을까?

체감하는 시장의 변화는?

분량2,050자 / 5분

발행일2024년 2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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