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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마

김세진

경희대학교와 AA스쿨을 졸업하고, 8년간 포스터+파트너스 (런던)에서 어소시에이트로 근무하며 세계 여러 곳의 다양한 프로젝트와 현상설계를 맡았다. 2014년 서울로 돌아와 스키마(skimA)1를 열었다. 사무소 개소와 함께 고려대학교 건축학과에서 구조디자인과 건축설계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구조디자인 수업을 통해서 학생들과 함께 다양한 구조 시스템과 재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연구하게 되었다.

사무소 개소 후 첫 프로젝트는 TNF(노스페이스) 소비자 경험공간을 기획하는 일이었다. 이후 제제게스트하우스를 시작으로, 로프트9 다세대주택, DP9131 주택, SO-AM 근생주택 등의 작업을 이어왔다. 구조와 기술에 관심이 많아 파사드 엔지니어링 회사 VS-A 코리아와 함께 제10회 한국농촌건축대전 국제공모전에 출품하기도 했다. (2등을 수상했다.) 그밖에 이호철문학관 지명공모와 마곡119안전센터 등의 공모전에도 참여했는데 모두 2등을 했다. 2016년부터는 서울시 공공건축가로 활동하며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꿈을 담은 교실 등 공공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나는 건축으로 통합된 환경 및 구조 디자인 방법, 작위적이지 않은 공간과 형태의 조직화를 추구한다. 현대 기술과 미학적 형태를 통해 외부 환경과 관계 맺는 쾌적하고 효율적인 구조를 만들고, 건축의 순수한 기능을 회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건축 구조가 만들어내는 최적화된 공간과 분절이라는 방식이 만들어내는 형태에 관심이 있으며, 공간이 어떻게 설명되는지보다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중점을 두고 작업한다. 사람과 자연에 대한 배려를 모토로 일상 속에 작은 울림을 전하는 건축을 만들고 싶다.

스키마

김세진이 2014년 설립한 스키마(skimA)는 건축디자인으로 통합된 친환경과 구조 디자인 방법을 탐구해오고 있다. 현대적 기술과 미학적 형태를 통해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건축의 순수한 기능성을 회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이를 통해 사람과 자연에 대한 배려를 모토로 일상 속 작은 울림을 전하는 건축을 만들고자 한다. 김세진은 경희대학교와 AA스쿨을 졸업하고, 포스터+파트너스(런던)에서 세계 여러 곳의 다양한 프로젝트와 현상설계를 맡았다. skim-a.com


사무소를 연 계기는?

김세진 유학을 떠나기 전 한국에서 짧게 2년 정도 실무를 했다. 실무적인 도움은 되었지만, 건축에 대한 생각을 만들어나간 실무 경험 대부분은 포스터+파트너스에서 배운 것이다. 

사무소는 주어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해보자는 생각 정도로 시작했다. 이전에 체득된 스케일에 대한 감각이 작은 프로젝트를 할 때도 발휘되어서 다른 사람의 작업과 다른 결과를 만들어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었다 개소하고 1년 동안은 일이 없었다. 제제게스트하우스 일이 들어오면서 직원을 한 명 채용하게 되었다. 그렇게 일단 시작했다.

구상하고 있는 조직은?

김세진 창의적인 일에 집중하는 사무실을 만들고 싶다. 시작 때부터 갖고 있던 생각인데, 일을 하면서 팀원들이 창의적인 작업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더 강해졌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직 내부에 건축 설계 인력을 늘리는 것보다 핵심이 되는 팀을 단단하게 갖추고 다른 재능이나 기술을 가진 외부 팀과 협업하는 방식이 좋을 것 같다. 외부 협업을 정규화해나가는 방식도 찾아보고 싶다. 그런 방식으로 소모적인 일을 줄이고 창의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으면 좋겠다. 

큰 사무소에서의 경험을 돌아보면, 몇백 미터짜리 타워 프로젝트도 실제 코어 팀은 5–6명 정도다. 나중에 프로덕션에 들어가면 사람이 더 붙지만, 초반 3–4개월은 보통 팀원 대여섯 명에 헤드 한 명이 주축이다. 그 정도가 최적의 조직이라 생각한다. 또 한편으로는 내가 직접 소통하면서 일을 진행할 수 있는 규모가 딱 그 정도이기도 하다. 일단은 나를 포함해서 네 명이 코어 팀을 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프로젝트 수가 생각 이상으로 늘어나면 그걸 어떻게 소화할지에 대해서는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물론 규모를 늘리는 것도 필요는 하겠지만, 나와 직접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발을 맞추어 나갈 수 있는 조직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스키마의 프로젝트 규모

포스터+파트너스에서 담당했던 프로젝트들과 스키마의 프로젝트들의 규모를 비교한 그림

특기나 지향점이 있다면? 

김세진 구조디자인은 아직 실제 작업에서 직접 드러나지 않지만 내가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다. 대학에서 하고 있는 구조디자인 수업은 4학년 대상의 전공 필수 과목이고, 이론 과목이지만 전공과목 비중이 30%나 되는 특수한 수업이다. 처음에는 구조 이야기를 학생들이 낯설어했다. 나도 옛날에 그랬던 것 같은데, ‘구조’ 하면 바로 계산으로 생각이 이어지는 것 같았다. 그래서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는 생각에 이 수업을 준비했다. 일주일에 한 번, 세 시간 동안 수업하는 데 한 시간 이론 강의, 두 시간 학생 발표로 진행한다. 

초반에는 구조 재료에 관한 내용을 다룬다. 콘크리트, 나무, 철골, 석조 등 보편적인 재료들이 특수하게 쓰인 사례를 찾아서 발표하고, 구조 측면에서 혁신을 이룬 건축가를 리서치한다. 여러 사례를 보다 보면 어떻게 구조가 디자인을 바꿀 수 있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렇게 사례 조사한 후에는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나는 학생들의 작업 과정을 보면서 각 프로젝트에 맞는 구조 개념들을 알려주고, 그것이 어떻게 디자인으로 연결되는지 가르친다. 결과물로는 꼭 모형을 만들게 한다. 해마다 50가지 정도의 다른 구조 방식을 볼 기회이기 때문에 내게도 큰 도움이 된다.

구조디자인에 중요한 영향을 준 책

구조디자인에 대한 노력: 연구와 공모전 

심미선 구조에 대한 관심이 포스터+파트너스에서의 경험과 연결되는 것 같다. 그것이 귀국 후 한국에서 작업할 때는 오히려 고민이 된 것 같기도 하다. 구조디자인을 앞으로 작업에서 어떻게 자신의 강점으로 삼을 생각인가?

김세진 포스터 사무소에서 일하기 전에는 구조디자인이나 환경디자인에 별 관심이 없었다. 건축 디자이너의 영역이 아니라고도 생각했다. 그런데 포스터 사무소에서 구조와 환경의 영역이 어떻게 디자인으로 승화되는지를 보면서 앞으로 중요한 영역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일반적인 건물은 철근콘크리트구조와 철골구조로 모두 해결된다. 특별한 장 스팬이나 초고층 타워, 혹은 프리-폼 공간을 만들 때 혁신적인 구조디자인이 나올 수 있다. 구조적인 시도는 여러 조건이 맞아떨어져야 기회가 생긴다. 오늘 발표한 작업들의 규모에서는 구조디자인을 주제로 삼기는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분명히 지향하는 바는 그 방향이다. 그래서 규모가 있는 프로젝트를 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런 프로젝트를 만나기를 기다리고 있고, 큰 공모전을 통해서 그런 욕구를 해소하고 있다.

임진영 구조를 기능으로만 보지 않고 미학적 요소로 승화하는 시도는 규모의 문제와 무관하다고 본다. 조민석 씨의 앤드묄러미스터 건물 같은 경우는 규모가 크지 않지만 삼차원 셸구조로 독특한 내부 공간을 만들어냈다. 그런 사례처럼 작은 규모에서도 얼마든지 구조 미학을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구조에 대한 이해와 아이디어, 해석이 필요한 일인데, 그런 연구를 따로 하나?

김세진 물론 규모만의 문제는 아니다. 프라이 오토 같은 건축가도 대규모 프로젝트만 하지 않았다. 건물의 프로그램 등 다른 조건들도 충족되어야 한다. 내겐 일단 지난 8년간 일하면서 쌓인 경험치가 있고, 구조디자인 수업을 준비하면서 틈틈이 연구하고 있다. 어떤 구조 형식이 어떤 경우에 적용 가능하다는 사례를 알고 있어야 빠르게 대응하고 접목할 수 있다. 그런 부분을 꾸준히 공부하고 정보를 업데이트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학교에서 구조디자인 수업을 맡게 된 것이 감사하기도 하다.

김상호 구조디자인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바가 있는가? 특별히 관심 있는 구조 모델이 있나? 아니면 통상적인 구조에서 벗어나고 싶은 열망인가?

김세진 칼라트라바 류의 구조디자인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발레리오 올지아티의 작업처럼 벽 하나로 지지되는 주택처럼 작은 규모에서의 구조적 도전에도 관심이 있고, 알바로 시자의 포르투갈 파빌리온처럼 기능하는 구조가 동시에 보여주는 어마어마한 공간감에 대한 동경도 있다.

공간론에서 탈피한 듯: 작동하는 공간

임진영 발표를 들으면서 공간에 관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건축으로 실현하고자 하는 초점이 더 이상 공간에 머물러 있지 않다는 뜻이다. 더 이상 공간을 논하지 않는 일군의 건축가들의 등장이 내심 반갑기도 하다. 공간을 제쳐둔다면 건축을 어떤 식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김세진 질문이 잘 와닿지 않는데, 나는 공간이 작동하는 방식에 더 관심이 있다.

김상호 분절이라는 방법을 통해서 표현하고자 하는 바도 공간의 ‘작동 방식’과 연관이 있나?

김세진 그렇다. 공간이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적정한 바닥 깊이가 필요하고, 그것은 곧 스케일의 문제다. 커다란 단일 매스가 분절되어야 공간이 작동할 여지를 만들 수 있다. 그래서 분절은 때로는 미묘한 ‘절삭’일 수도 있고, 수직적인 ‘분리’가 될 수도 있다. 그런 접근은 자연 환기와 자연 채광이 이루어질 수 있는 공간의 스케일이 얼마냐의 문제로까지 이어진다. 건물 외관에 드러나는 ‘결’도 기능적이지는 않지만, 분절이라는 기법을 통해 건물의 전체적인 풍부함을 달성한다고 본다. 그런데 앞서 말한 ‘공간’이 무엇인지가 잘 와닿지 않는다.

임진영 이전 세대 건축가들 이야기를 예로 들어 다시 질문하자면, ‘공간의 시퀀스’, ‘공간의 비움’, ‘시적 공간’ 같은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을 떠올려 보면 김 소장님은 그런 종류의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는 것 같다.

김세진 그것은 내가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공간은 직관적으로 느껴서 아는 것이고, 그 감각은 나도 충분히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공간을 이론적, 철학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내겐 어색하다. 그것은 건축가의 의도대로 만들어지면 자연스럽게 전달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건축가로서는 당연히 체득해야 하는 기술일 뿐이다.그런 ‘공간’에 관심이 없다기보다 거기에 작업의 초점을 맞추고 있지 않을 뿐이다. 작업의 방향성이 다른 것 같다. ‘기능하는’ 공간에 더 관심이 있다. 공간을 어떤 비율로 분절하고 어떻게 교차시킬 때 내부 공간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외부에서 그것이 어떤 형태로 드러나는지에 초점이 가 있다. 형태나 감성의 측면은 직관적인 선택과 판단의 문제다.

책을 쓰려는 이유: 구조디자인에 대한 갈증

김상호 책을 쓰고 있다고 했는데, 어떤 책인가? 

김세진 책을 낸다는 것이 건물을 짓는 것과 동등한 느낌이 든다. 꼭 건축 책일 필요는 없다. 내 생각을 정리해서 책을 내고 싶은 것도 있었는데, 몇 년째 강의해온 구조디자인 이야기를 책으로 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조를 디자인 관점에서 강의하는 학교가 고려대와 한예종 정도밖에 없다. 대부분은 아직 구조 역학만 가르친다. 내가 많이 아는 것은 아니지만 수업했던 내용과 구조에 대한 내 생각을 엮어서 에세이 형식의 책을 생각하게 되었다. 한국에서 아직 구조 디자인을 실제 프로젝트에서 적용하기에는 여러 한계와 어려움이 있다 보니 책으로라도 전달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어 & 패널

  • 김상호(정림건축문화재단 실장)
  • 심미선(건축전문기자)
  • 임진영(건축전문기자 / 오픈하우스서울 대표)

DP9131 주택

DP9131 주택 / 사진: 진효숙
동선에 따른 공간 구성
창문 위치에 따른 전망 시퀀스

건축 개요

  • 위치 경기도 하남시 덕풍동 미사지구
  • 용도 단독주택(다가구주택)
  • 대지면적 261㎡
  • 건축면적 130.1㎡
  • 규모 지하 1층, 지상 2층
  • 높이 8.9m
  • 주차 5대
  • 건폐율 49.85%
  • 용적률 85.41%
  • 구조 철근콘크리트구조
  • 외부마감 현무암벽돌(연마)
  • 내부마감 석고보드 위 친환경페인트, 강마루
  • 설계기간 2016.6–2017.3
  • 시공기간 2017.4–12
  • 설계 김세진, 조윤선
  • 구조설계 베이스구조기술사사무소
  • 기계 · 전기설계 대도엔지니어링
  • 시공 태웅건설
  • 건축주 개인

스키마

분량5,814자 / 11분 / 도판 11장

발행일2019년 3월 25일

유형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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