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대한 생각들
임형남, 노은주
4,858자 / 10분 / 도판 3장
에세이
착각과 기대가 투영된 집
자랑할 만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한국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형태의 집에서 살아봤다. 이렇게 이야기하고 보니 한 곳에 머물지 못하고 늘 떠돌아다닌 삶의 궤적이 들키는 것 같아 조금 머쓱하다. 하지만 집을 그리고 짓는 것을 직업으로 가진 사람으로서 이런 경험은 많은 도움이 된다고 애써 위로해본다. 또 간혹 기회가 되면 그 경험들을 마치 화려한 포트폴리오처럼 펼쳐놓고 꽤 아는 척을 하기도 한다. 한옥, 양옥, 집장사집, 연립주택, 전원주택, 아파트… 이렇게나 다양한 형식의 집을 거치면서 각각의 구조가 가진 장단점을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생산해 설파하는 것이다. 때때로 “그래서, 어떤 집이 제일 좋았나?” 하는 질문을 받곤 하는데, 여러 가지로 생각을 해보지만 결국 “정말 모르겠다!”라고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