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와 연기 Fog and Smoke
차재민
2,210자 / 5분 / 도판 13장
작업설명
무릇 풍경이란 단단하고 판판한 표면 같은 것이어서 풍경 앞에 서게 되면 이내 막막해지곤 한다. 게다가 풍경은 거리를 두고 보는 넓은 범위이기에, 그 내부가 실감 나지 않는다. 그런데 이따금 감각이 선연해지는 풍경이 있다. 무례라는 것을 짐작하면서도, 풍경에서 한 사람으로 파고들고 싶어진다. 작년 여름, 표표히 흩어지는 기체가 속절없이 명멸하는 풍경을 보았다. 서울에서 서쪽으로, 그러니까 인천으로 향하는 길에서 어김없이 안개와 연기를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