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왔섬
문용제, 서홍승, 정서연
분량4,030자 / 8분 / 도판 18장
발행일2023년 11월 17일
유형작업설명
문용제 인하대학교 의류디자인학과
서홍승 인하대학교 건축학과
정서연 인하대학교 대학원 건축학과

현시대에 필요한 여행은 무엇일까? 우리는 그 답을 현시대와 현시대 사람들의 특성에서 찾았다. 현시대에는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들의 이중성에 대한 욕구가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면 짬짜면, 지킬 앤 하이드, 두 브랜드 간의 콜라보레이션 등 사람들의 이중적인 욕구가 반영된 음식, 캐릭터, 상품 등이 존재한다. 이러한 이중성이 어느샌가 인간의 행위로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사람들은 코로나 시기를 겪으면서 공동체에 대한 결핍을 느꼈다. 하지만 팬데믹 종말 이후 공동체 생활이 다시 시작되자 사람들은 개인 생활에 대한 욕구와 갈망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일상에서 벗어나 함께 있고 싶지만 혼자 있고도 싶은 이중성을 지닌 사람들’을 위한 스테이를 제안한다.
여행지로 사람들의 이중적인 마음을 대변할 수 있는 ‘황산도 갯벌’을 선택하였다. 갯벌의 특성인 밀물과 썰물에 따라 스테이의 물리적 환경이 변화하며, 함께하는 공간이 되기도, 혼자만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사람들의 모습 같은 ‘나홀로 왔섬’, 나와 닮은 스테이에서 여행을 즐기길 바란다.
페르소나

팬데믹
팬데믹 동안, 재택근무가 시작되면서 직장인의 의복차림이 반반으로 나타났습니다. 화상회의를 통해 집에서 업무를 하는 경우 책상을 경계로 카메라에 비치는 상반신은 격식을 차린 복장을 하반신은 내추럴한 복장이 병치된 기이하면서도 흥미로운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서로 다른 욕구에 대한 이중성이 ‘물질’에서 ‘인간의 행위’로 넘어오면서 향후 우리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중적 욕구에 대비해야 할 것입니다. 다양한 이중적 욕구가 많아질 것이라는 예측은 다시 말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이중적 욕구에 흥미를 갖고 필요로 할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팬데믹의 공존 혹은 종말 이후
팬데믹의 공존 혹은 종말 이후, 어떤 이중적 현상이 나타나게 될지를 예측해봅니다. 팬데믹으로 인해 재택근무가 많아지면서 나만의 ‘휴식 공간’이었던 집은 ‘업무의 공간’으로까지 개념이 확대되었습니다. 이로써 집은 ‘휴식’과 ‘업무’라는 이중성을 갖게 되었고, 사람들은 아침에 일어나 업무를 보고 밥을 먹고 잠들기까지 홀로 하루를 보내며 편안함을 느끼고 한편으로는 코로나 이전의 단체생활에 대한 갈망도 느낍니다. 반대로 팬데믹 상황이 끝나가는 시점부터 직장인 혹은 학생들은 다시 단체생활의 공간인 회사나 학교로 복귀하게 되었지만 홀로 하루를 보냄에 적응한 나머지 홀로 있던 시절을 그리워하거나 심지어는 부적응 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나타나리라 예측합니다.
페르소나 설정
이러한 현상을 통해 새로운 미래인들의 이중적 욕구가 ‘행위’를 넘어 ‘정서’로 자리 잡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함께 있고 싶은데 혼자 있고도 싶은 마음’과 같은 이중적 상황을 동시에 해결하거나 느끼고 싶은 현상으로 표출되리라 생각됩니다. 이에 우리의 페르소나를 ‘함께 있고 싶지만 혼자도 있고 싶은 이중성을 지닌 미래인’으로 설정하고자 합니다.
여행지

황산도는 때 묻지 않은 자연과 함께 숨쉬는 섬으로 강화군에 딸린 ‘작은 섬’입니다.
초지대교를 건너 황산도에 이르면 끝없이 펼쳐진 강화 갯벌의 모습이 나타납니다. 자연의 시간아래 밀물과 썰물이 번갈아 찾아오면, 시시각각 변화하는 갯벌의 모습을 즐길 수 있습니다. 썰물 때에는 물이 빠져나가 땅의 웅장함을 느끼며, 밀물 때에는 물이 밀려들어 와 바다의 충만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항상 변함없이 시간에 따라 흐르고 변화하는 자연의 신비함을 지닌 황산도는 우리에게 많은 영감과 감정을 가져다줍니다.
또한 황산도에 펼쳐진 광활한 넓이의 갯벌은 한강이 실어 나르는 풍부한 영양물질과 큰 조수간만의 차이로 수많은 생물이 서식할 수 있는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황산도의 이러한 자연환경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바다의 소리, 내음, 그리고 자연의 아름다움이 존재하는 황산도는 일상으로부터 지친 몸과 마음에 작은 위로가 되기에 충분한 공간입니다.
스테이








시나리오

여행의 시작과 끝 _ 마음의 변화 유도
현대인의 ‘함께 있고 싶은데 혼자 있고도 싶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이중적인 마음을 ‘3일간의 여정 시나리오’를 통해 조절해주고자 하였습니다. 스스로 ‘고립’과 ‘함께’ 사이에서 정도를 조절하지 못하는 누군가는 어쩌면 타인(스테이)에 의한 고립을 원할지도 모른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스테이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자연 환경과 프로그램들을 통해 이중적인 마음을 조절해 주고자 합니다. 최종적으로는 단체 생활이 있는 일상으로 복귀하기 전 함께하는 소중함을 서서히 깨닫게 하여 ‘함께 있고 싶은 마음’을 느끼게 하고자 하였습니다.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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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형



심사위원 질의응답
노경록 나홀로 왔섬에서는 조수간만의 차가 스테이의 프로그램에 큰 영향을 미친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24시간 체계가 해의 움직임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면 조수간만은 달의 움직임이라 일반적인 입퇴실의 시간과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 운영적, 공간적으로 고민해본 내용이 있는지 알고 싶다.
나홀로 왔섬 공간적으로는 밀물 때와 썰물 때의 프로그램을 크게 나누고자 했다. 그래서 썰물 때는 데크가 공용 공간으로 3개의 객실에 투숙하는 투숙객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사용할 수 있지만, 밀물 때는 데크의 일부가 물에 잠기며 각각의 객실이 마치 무인도 위의 독채처럼 고립되는 것을 의도했다.
또한 일상에서 힘겨움을 느끼고 떠나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공간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입퇴실 시간과 다르더라도 그 정도는 스스로에게 투자할 수 있는 사람들이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노경록 이곳의 경우 만조 때는 아예 들어갈 수가 없다. 숙박 시간의 기준 등을 다르게 생각해보기도 했나?
나홀로 왔섬 이 사이트의 경우 만조와 간조가 하루 두 차례 반복된다. 입실 시간은 오전 간조 시간으로, 퇴실 시간은 오후 간조 시간으로 정했기 때문에 매일 그 시간이 달라진다는 특징이 있다.
노경록 사이트를 먼저 선정하고 주제를 정했나, 아니면 주제를 정한 뒤 사이트를 찾았나?
나홀로 왔섬 우선 현대인들의 특성을 파악하여 사람들이 어떤 여행지에 가고 싶어할지를 먼저 생각했다. 물이 차올라 섬에 고립되어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컨셉으로 갯벌이라는 여행지를 선정하였고, 다양한 갯벌을 찾아보던 중 물이 차올랐을 때 여러 섬이 만들어지는 모습이 마치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를 떠올리게 하는 황산도를 택하게 되었다.
이상묵 현대인의 이중적 욕구를 표현하는 곳이 갯벌 말고 또 있을까?
나홀로 왔섬 스테이 3.0 1에 대해 생각하면서, 이 스테이가 호스트의 취향만을 담은 곳이 아니라 지역성과 공존하는 공간이 되기를 바랐다. 그것을 극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사이트가 밀물과 썰물이라는 자연 환경에 의해 고립과 공존이 반복되는 갯벌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이 갯벌이 곧바로 떠올랐기 때문에 이외의 다른 사이트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노경록 마지막으로 사우나에 대해 질문하고 싶다. 사우나는 사실 많이 사용되는 프로그램인데, 저렇게 계단을 통해서 올라가게 만든 의도가 있을까?
나홀로 왔섬 원형 계단은 세 개의 독립된 스테이에 진입하면서 처음으로 마주하게 되는 공간이다. 원이 가진 조형적 특성 때문에 사람들은 계단을 올라가면서 주변 환경을 360도로 마주하게 된다. 어떻게 보면 세 개의 독립된 스테이 공간에서 일종의 공용 거실 역할을 한다고 볼 수도 있다. 이러한 공간적 특성의 연장선상에서 세 객실의 투숙객 모두가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사우나를 원형 공간의 상부에 올려 건축적으로 표현하고자 하였다.
박중현 객실의 가격을 18-24만원으로 설정했는데 그 기준이 궁금하다.
나홀로 왔섬 가격은 객실 면적에 따라서 차등을 두었다. 2022년 기준, 20대 월급 실수령액의 평균이 203만원 정도이고, 또래 대학생들의 용돈은 60만원 정도이다. 월급 실수령액의 10% 금액이면 20대 이상은 누구나 이 스테이에서 특별한 하루를 경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여 이렇게 책정했다.
원고화 및 편집 최정원
나홀로 왔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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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2023년 11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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