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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으로 창업을 꿈꾼다면 – 창업

김하나, 문승규, 이상묵, 홍주석, 박성진

정림학생건축상 2023 ‘취향거처, 다름의 여행’ 연계 포럼 두 번째 주제는 ‘건축으로 창업을 꿈꾼다면’이다. 건축 전공 지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관심사를 사업화하여 새로운 길을 개척함으로써 건축의 경계를 넓히는 이들과 한자리에 모였다. 첫 번째 순서로 건축이라는 공통된 배경을 가진 기획자/사업가/디렉터인 김하나(서울소셜스탠다드 대표), 문승규(블랭크 대표), 이상묵(스테이폴리오 대표), 홍주석(어반플레이 대표)이 각자의 창업 경험과 사업을 소개했고, 이어진 토론 시간에는 박성진(사이트앤페이지 대표)의 진행으로 창업이라는 특정 시기와 상황, 그리고 건축 혹은 공간이 소비재로서 사람들에게 공급되고 경험되는 측면에 초점을 맞춘 공간 비즈니스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건축으로 창업을 꿈꾼다면
2023년 6월 27일(화) 오후 7:30-9:30, 정림건축문화재단 라운지

패널
김하나(서울소셜스탠다드 대표)
문승규(블랭크 대표)
이상묵(스테이폴리오 대표)
홍주석(어반플레이 대표)

모더레이터
박성진(사이트앤페이지 대표)


창업 감각

박성진 창업 아이템을 구상할 때 ‘이 일에 수요가 과연 있을까?’ 아니면 ‘이 방향이 맞을까?’라는 의심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수요 예측이나 조사,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방법으로 가능성을 타진합니다. 네 분은 사업의 가능성과 잠재 수요를 어떤 방법으로 예측했는지, 혹은 본인의 직감이나 경험에 의존해서 판단을 내렸는지 솔직하게 공유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이상묵 저는 시대상과 저를 잘 맞춘 것 같아요. 그게 감이라면 감일 수 있겠죠. ‘이 일을 무조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동시에 자신이 그 일의 전문가가 아니라면 그걸 잘할 수 있는 사람을 동료나 팀으로 맞이해서라도 하고 말겠다는 확신을 갖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탑다운 혹은 바텀업 방식으로 시장을 분석해요. 스테이폴리오로 예를 들자면 여행 업계 전반적인 시장 규모와 성장 추이를 파악하고 그 안에서 스테이 장르를 특화하여 세부적인 시장 규모를 추정하는 탑다운 방식으로 접근하거나, 우리 사업의 일 단위 수익 계산부터 시작해서 전체 수익률을 산정하는 바텀업 방식으로 세부 시장 예측을 하는 거죠. 그로부터 투자자에게 우리가 어느 수준의 마켓셰어(Market share, 시장 점유율)를 가져올 수 있다는 걸 보여줌으로써 투자를 받는 겁니다. 근데 이렇게 외부에서 투자받아 사업을 하는 방식뿐만 아니라, 내 몸을 던져서 그에 대한 일당을 받고 일하겠다는 장사식의 창업도 분명히 존재하거든요. 스스로 하고 싶은 게 사업에 가까운 것인지, 장사에 가까운 것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저희 조직이 급격히 성장하는 시점에 제가 제일 고민했던 건, 저는 경제적으로나 사업적으로 어느 정도 안정이 됐는데, 과연 우리 직원들도 살만하냐는 문제였어요. 스테이폴리오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이 잘살기 위해서는 무조건 기업화되고 성장해야 한다는 확신을 가진 순간이 있었어요. 그러다 보면 결국 문제 해결의 역량이 얼마만큼 커질 수 있느냐를 결정해야 하는데, 처음 시작할 때부터 그것까지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아요. 결국 내가 처한 문제 상황이 무엇이고, 그 규모가 얼마나 큰지를 시대 가치에 견주어서 바라봐야 합니다. 어쨌든 저는 건축(공간)을 상품이나 제품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관점이 있고, 이러한 제 관심과 지향점이 건축안에서는 해결되지 않으니 건축의 경계를 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김하나 저희는 1인 가구 증가라는 시대 현상의 덕을 크게 봤죠. 이제는 제가 청년이 아니고 1인 가구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상황이지만, 창업 당시엔 당사자 문제로 접근했어요. 어떤 전문가의 견해보다 당사자의 목소리에 힘을 싣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많은 기회와 관심이 집중됐었습니다.
그런 한편, 주택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게 금리인데, 지난 한 해 동안만 금리가 4배 오를 거라는 것은 전혀 예측하지 못했어요. 다들 ‘겨울이 온다’고 말하긴 했지만, 이렇게 살벌하게 치솟을지는 아무도 몰랐던 거죠. 이런 돌발 상황으로 따지면 코로나 판데믹의 영향도 엄청났고요. 하루아침에 시장이 급변하는 일이 늘 발생하기 때문에 뭔가를 예측하고 일을 시작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항상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더 집중하고 그것을 고민하면서 지금까지 흘러왔던 것 같습니다.

홍주석 지금 어반플레이 직원이 85명 정도 됩니다. 창업할 때는 이런 규모를 이루게 되리라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10명 남짓의 인원이 모여서 공간을 전문적으로 기획하는 회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창업했던 것 같아요. 스타트업 시장도 몰랐고, 시리즈 투자 받는 건 물론이고요.
창업 시기가 좋았던 것 같아요. 공간 상품화나 공간 경험 모델 자체가 사람들에게 소비될 수 있는 시대로 점점 변했기 때문이죠. 저희는 문화 상업 공간을 주로 다루지만, 스테이나 그 외 다양한 형태의 사업 모델도 등장하면서 디자이너와 기획자가 상품 가치를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온 것 같고,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이 많이 열렸어요. 저희도 다양한 일들을 벌여서 해보다가 저희만의 엣지를 찾아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문승규 저는 개인적인 관심사에서 출발했어요. 저는 고급 레스토랑을 찾아다니기보다 동네에서 국밥 먹고 고기 구워 먹고 포차 가는 걸 훨씬 좋아해서 그런 분위기가 있는 상도동에 자리 잡았고요. 그리고 1박 또는 2박의 짧은 여행보다는 한 달, 6개월 동안 오래 머무는 여행을 좋아했어요. 그런 취향이 지금의 유휴라는 사업에 반영된 것 같아요. 저는 제 취향과 관심사가 많이 반영된 사업들을 계속하고 있고, 그렇지 않으면 동기가 만들어지지 않는 편인 것 같아요. 같이 일하는 친구들도 취향과 관심사를 공유하고 있고, 그걸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조직입니다. 

건축 실무와의 관계

박성진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한 건축과 학생들이 졸업 후 (건축사사무소 이외의) 창업을 한다면 건축가의 직능을 함께 가져가야 할지, 아니면 기획자 역할에 집중하고 충실해야 할지 고민할 수 있습니다. 공간 기획자 입장에서 건축 설계를 동시에 수행하는 상황은 어떤 한계와 장점이 있을까요? 이상묵 대표님은 지랩이라는 파트너와 함께하며 경험한 차별화된 경쟁력에 대해, 김하나 대표님은 건축 배경을 가진 기획자로서 경험을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이상묵 건축은 오로지 ‘건축’에만 집중합니다. 무슨 말이냐면, 설계의 앞단은 사업, 기획, 경험을 긴밀하게 연결하는 일과 이어져 있는데, 뒷부분으로 가면 마감재, 화장실 도기, 조명 고르고 끝납니다. 그런데 그다음에도 어마어마한 영역이 존재하거든요. 우리는 이 영역을 ‘공간에 감성과 생명력을 불어넣는 일’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사진, 영상 촬영부터 셀링, 마케팅, 매니지먼트까지 굉장히 영역이 넓고 많아요. 사업 초반에는 이런 경계를 깨기 위해서 비용 절감을 장점으로 내세워 지랩에게 설계를 맡기도록 전략을 취했고, 이후에는 스테이폴리오로 판매하도록 했습니다. 우리의 제안이 더 효과적이고 앞서 있다는 걸 계속 어필하면서 프로덕트-마켓 핏(product-market fit, 제품 시장 적합성)을 찾는 과정이 있었죠.

김하나 저는 사업 초기 5년에서 7년 정도 모든 지원 사업을 석권했어요. 다들 그 비결을 물어보는데, 결국 계획의 구체성입니다. 집을 짓는 행위 자체가 무에서 유를 창조하기 위한 액션 플랜을 다 적는 일이거든요. 건축 설계를 한다는 것은 관계를 결정하고, 그 관계를 숫자로 표현하고 소통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경영위치에서 실무를 경험했는데, 작은 아틀리에이기 때문에 직접 공사비 조율을 해보았고, 지어지는 과정에서 하나의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볼 수 있었어요. 공사비 산출을 하기 위해서 도면을 작성하고, 그 도면 내역을 보고 관리하는 일을 해보았기 때문에, 기획 일이나 제 사업을 하면서 사업 계획서를 쓸 때 굉장히 구체적으로, 특히 예산과 연관해서 쓸 수 있는 능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양날의 검이기도 하죠. 큰 비전을 제시하고 사업을 도모할 때는 미래를 보여주고 이끌고 가야 하는데, 저는 ‘이 일이 안 되는 이유 100가지’를 이야기하니까요. 그러다 보니 프로젝트를 빠르게 실행해야 하는 팀에서는 저희 방식을 선호하는 것 같아요.

사업 확장 전략과 계기

박성진 창업 후 어느 단계에 이르렀을 때 자연스럽게 사업 분야의 확장을 도모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사업 분야의 확장에도 전략이 필요할 텐데, 각자의 경험을 이야기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먼저 문승규 대표님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처음부터 문어발식 경영을 했다고 했는데, 창업 시 여러 사업 분야에 다리를 걸치는 게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나요? 

문승규 제가 창업했을 때 27살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일을 해야겠다거나 내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겠다는 기준이 없었어요. 사업을 하려면 내 생각이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되어서 나에게 일로 되돌아와야 하는데, 건축 설계는 그렇게 되기까지 시간도 오래 걸리고, 초기 진입 장벽이 높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우리 손으로 직접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 보자는 생각으로 일종의 문어발식 경영을 하기 시작했어요. 저나 동료가 관심 있는 일에 집중해서 바로 실행하고 빠르게 실험했어요. 동네에서 어떠한 경험을 제공할 것인지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수익을 목적으로 하기보다 어떤 사람들이 반응하고 어떻게 모이는지 데이터를 쌓기 위해서 시작했고요.
초기에는 불확실성이 컸던 것 같아요.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 것처럼, 느리더라도 지속할 수 있는 일의 씨앗을 뿌리면서 살아남는 것에 집중을 많이 했고요. 때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슈나 생각 혹은 가치관을 바꿔가면서 능동적으로 프로젝트에 임했어요. 그게 지금까지의 결과라 생각합니다. 지금도 사업 규모가 커지고 인원이 늘어난 것뿐이지, 창업 당시와 지금 일하는 방식이 크게 달라지진 않은 것 같습니다. 계속해서 우리 일을 어떻게 지속 가능한 구조로 만들 것인가,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해야 함께 일하고 있는 동료들이 더 행복할까를 중점적으로 고민하면서 계속 사업을 해가고 있습니다.

박성진 홍주석 대표님의 어반플레이는 굉장히 다양한 프로그램을 다루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프로그램이 확장되거나 분화된 계기가 특별히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홍주석 프로그램에 관한 관심은 대학생 때부터 시작됐습니다. 설계 수업에서 건물 안에 들어갈 프로그램을 모르는 상태로 설계하는 게 답답했어요. 그래서 콘셉트나 기획을 만드는 데에 많은 시간을 썼고요. 그러다 보면 설계 스튜디오에서 진도가 제일 늦는 거예요. 하지만 제겐 설계보다 앞단의 기획을 풀어내는 게 더 중요했어요. 한때 방송국 PD를 꿈꿨을 정도로 그 일을 더 좋아하기도 했고요. 여행도 많이 다녔는데, 해외여행에서 다른 나라의 도시를 부러워하게 되는 현상의 본질을 들여다보면 결국 골목 콘텐츠의 다양성과 밀집도라는 걸 깨닫게 됐어요. 한국은 신도시를 개발하는 형태로 건축과 도시 계획이 이루어져 오다 보니까 기존 지역 문화가 사라집니다. 지역 콘텐츠가 자생적으로 만들어지는 생태계 자체가 어그러진 상태이죠.
이런 관심과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창업할 때도 지역 문화적인 관점에서 동네 생태계를 구축하는 일에 매력을 느꼈어요. 그런데 그런 일은 저 혼자서는 할 수 없어요. 돈이 있다고 해서 할 수 있는 일도 아니고요. 그래서 문화 기획 분야에서 프로그램이나 콘텐츠를 개발해 보았습니다. 또 건축을 공부한 배경이 있기 때문에 공간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방향으로 생각이 뻗어나가더라고요. 그러면서 차차 우리가 생각하고 꿈꾸는 동네를 다양한 주체와 함께 운영하는 방법을 고민하게 됐어요. 물론 돈도 벌어야 했고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우리가 이런 걸 잘할 수 있어요’하고 투자를 받았는데, 그다음에는 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죠. 건축학과에서는 왜 학부 때 금융을 가르치지 않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미리 배웠다면 창업을 안 했을 텐데. (웃음) 그런 한편 투자자의 요구도 만족시키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균형을 맞추는 일에 대한 고민이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요. 거기에서 또 새로운 가치를 찾아서 비즈니스를 계속 발전시키려고 합니다.

이상묵 저희는 창업할 때부터 공공의 일은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우리는 스테이라는 장르를 a부터 z까지 하는 회사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고요. 그리고 그것을 알리는 콘텐츠 기반 플랫폼, 예를 들어 매거진 같은 매체를 구상했었지만, 당장 개발하기 쉽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기존 플랫폼에서 콘텐츠 플레이를 하면서 시장 반응을 보고, 우리 일을 뾰족하게 다듬는 데에 초점을 맞췄어요. 그러다 시장 반응이 일어나면 그것을 특성화해서 확장하자는 전략이었습니다.
그렇게 사업이 점차 성장했고 투자를 받는 시점에서는 ‘반드시 투자를 받아야 할까’를 많이 고민했어요. 왜냐하면 수익 구조가 월세, 전세도 아니고 일세 받는 비즈니스이고, 비즈니스 모델이 나쁘지 않다고 판단해서 이대로 밀어붙여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에 ‘야놀자’, ‘여기 어때’ 같은 앱이 우리나라 대표 숙박 앱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어요. 그것만큼은 막아야 겠다고 생각했죠. (웃음) 그래서 투자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 스타트업 신에만 머물러서는 건강하게 성장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지금은 밸류에이션을 통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장르가 스테이 말고도 다른 게 있고, 만드는 것을 넘어서 운영도 잘하며, 여기에서 상품을 파는 것도 가능하다는 식으로 기업가치를 높여가는 전략을 세우고 있습니다. 최근 엔데믹을 맞이하면서 여행 업계가 또다시 크게 변화하고 있어요. 이 혼란스러운 시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무엇이 우리의 본질인지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고 봐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청중 페이팔 창업자 피터 틸(Peter Thiel)이 말한 것처럼, 다른 사람들은 다 안 될 일이라고 말리더라도 나만은 ‘이거 된다’고 믿는 비즈니스 시크릿이 있으세요?

홍주석 이상묵 대표나 문승규 대표, 저 모두 오프라인 비즈니스 하지 말라고 하던 시절에 창업했던 사람들이에요. 스타트업 업계에서 오프라인 비즈니스 한다고 하면 아예 받아주지도 않고, 투자는 절대 받을 수 없는 시절이었죠. 그런데 최근 스타트업 투자 시장을 보면 온라인 플랫폼 시대가 저물면서 오프라인의 새로운 가치가 등장하고 오프라인 기반 비즈니스를 하는 회사들이 떠오르는 경우를 많이 봐요. 언젠가 자기 시대가 오는데, 그걸 준비하고 있느냐 아니냐에 성패가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승규 하지 말라는 걸 가장 많이 하는 회사가 아마 저희 아닐까요. 남들이 서울로 올라올 때 저희는 갑자기 지방으로 내려가고…. (웃음) 저는 시크릿이라기보다는 개인적인 소명이 있는 것 같아요. 저희 사업이 지방에서 잘 자리 잡는 게 나중에 서울로 올 기회를 더 많이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한편으로는 최근 트렌드가 로컬, ESG, 환경과 같은 가치에 더 관심을 두는 시대가 된 것 같아요. 10년 전만 해도 우리 생각을 얘기하면 아무도 반응하지 않았는데 최근에는 한두 명씩 귀 기울이는 사람이 생기고 있거든요. 어떻게 보면 시대적인 관심사이자 변화인 것 같아요. 하지만 그와 별개로 저는 개인적인 감에 많이 의존하는 것 같습니다.

김하나 매우 실제적인 차원에서 답변드린다면,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누가 뭐라고 하든 밀어붙일 수 있지만, 가족의 반대가 있다면 매우 진지하게 설득해야 합니다.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확신을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TV 프로그램 ‘세상을 바꾸는 시선’ 같은) 가족들이 알만한 대중적인 채널을 통해서 나의 일을 이해할 수 있도록 디딤돌을 만들어 주는 게 필요해요. 그런 측면을 잘 이해하고 풀어가면 하고 싶은 일을 조금 더 편하게 할 수 있을 겁니다.

이상묵 투자자들은 그렇게 얘기합니다. 에스키모에게 냉장고도 팔 수 있어야 한다고요. 기업은 사회적 가치 실현이나 일상을 변화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조건 생존이 우선입니다. 살아남아야 다음도 있기 때문이죠. 막연한 장밋빛 환상을 가지고 사업을 시작하거나 창업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그래도 자기 확신이라는 게 있어야만 누가 무슨 말을 해도 나아갈 수 있습니다. 생존과 자기 확신, 두 가지는 정말 중요한 것 같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원고화 및 편집 심미선

건축으로 창업을 꿈꾼다면 – 창업

분량7,941자 / 16분

발행일2023년 11월 17일

유형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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