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ing Around the Tree
황경주
분량5,303자 / 11분
발행일2015년 5월 7일
유형작업설명
콘셉트
누구나 한 번쯤은 나무와 나무 사이에서 즐겁게 뛰놀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때는 어린 시절일 수도 있고 공원에서 사랑하는 아이들과 함께 뛰어놀았던 바로 며칠 전일 수도 있다. 나무와 나무 사이는 놀기 좋은 공간이다. 둘, 셋 혹은 네 그루의 나무가 모이면 한 그루의 나무에 생기는 공간과는 또 다른 재미있는 놀이의 공간이 생긴다.
<Playing Around the Tree>는 공연을 하는 사람과 공연을 보는 사람 모두가 구조체가 주는 그늘 아래서 신나게 놀면서 하나가 되게 한다. 이는 놀이와 공연을 위한 공간 구조물로서 나무의 형태와 이미지를 컨셉으로 하여 누구나가 쉽게 운반하고 설치하여 즐겁게 놀 수 있게 하는 데 가장 중요한 의미를 둔다. 언제나 그렇듯, 사용자의 편리성, 경제성 그리고 안전성을 모두 추구하기 위해서는 기존 기술에서 찾을 수 없는 독창적 아이디어와 한 차원 진보된 무언가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신소재 유리합성수지 GRP(Glass Reinforced Plastic)와 알루미늄을 사용했다. 또 언제 어디서나 일반인에 의해서 쉽게 설치와 해체가 가능하여 공연을 준비하는 이의 어깨를 가볍게 하며, 일정량의 비와 바람을 견딜 수 있는 내구성을 제공한다.

본 파빌리온은 크게 4가지의 구성 요소로 이루어진다. 기둥(column), 가지(branch), 케이블(cable), 막(membrane)이다. 각각의 구성 요소에 구조적으로 풍하중과 고정하중을 지탱하는 역할을 부여함과 동시에 초경량의 재료를 적용함으로써 분리와 결합 그리고 이동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사용 방법
공연과 놀이의 의도에 따라 능동적 공간을 갖춘다. 이는 구조체의 개수에 따라 공간의 다양성을 나타내며 공연 연출가에게 무대 연출의 다양성을 제공한다. 또한 각각의 기둥에 스크린을 설치한 후 연결하여 연출의 의도 및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게 한다. 알루미늄 가지의 개수를 5개 혹은 6개로 하여 지붕의 모양을 다르게 함으로써 전체 공간구조체의 다양성도 고려할 수 있다. 무엇보다 10mm 미만 두께의 반투명의 GRP 기둥에는 다양한 조명 시설을 설치할 수 있어 공연 무대의 주제(thematic) 구성을 돕는다.

설치 방법
일반인 누구나 매뉴얼만 있으면 2시간 이내에 설치 가능하며, 1 ~1.5t 적재트럭 1대로 구조체의 모든 것을 운반할 수 있다.1t 트럭 1대로 운반된 모든 구성 요소는 이미 제공된 매뉴얼과 함께 운반된다. 이 매뉴얼을 보고 공연 관계자 3명은 30cm 높이 3개의 알루미늄 무대 프레임을 공연장에 설치한다. 동시에 트럭에 실려 있는 모래주머니를 지정된 프레임 안에 넣어서 바람에 견디게 한다.

운송 방법
기둥에 해당하는 부분의 재료는 GRP이다. GRP의 단위중량은 단위 체적(㎡)당 약 2톤으로 철(단위중량 약 7.7ton/㎡)보다 약 4배가량 가볍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도는 철의 70%에 해당하기에 다른 산업 분야에 이미 활발히 적용되고 있는 재료이다. 무엇보다 유리섬유(Fiber Glass)와 불포화 폴리에스테르 수지, 에폭시 수지 등을 이용하여 제작작업자가 손으로 제작하는 방식(hand laminating)을 할 경우 각각의 구성 요소들의 결합에 필요한 디테일들이 기둥에 삽입이 되어 제작될 수 있기 때문에 현장에서 일반인의 결합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른 공연 장소로 이동할 경우 1톤 트럭의 적재함에 3모듈로 구성될 알루미늄 프레임까지 층을 쌓아 적재하며, 모든 구성 요소들이 하나의 트럭 적재함으로 쉽게 운반되도록 한다.

예상제작비

기대 효과
개인적으로 파빌리온을 계획하고 디자인하는 일은 상당히 어려운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이 직접 거주하거나 생활하는 공간을 디자인하고 구조적으로 안전을 고려해야 하는 것도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파빌리온이라 함은 건축 구조물로서 당당히 발을 딛고 서 있으면서 상당히 많은 의미를 함축적으로 전달해야 하는 작업이 반드시 수반된다. 이는 경제적, 물리적 제약 조건이 다른 일반 건축물보다 훨씬 많다는 것도 포함되기에 작가의 입장에서는 그 모든 것의 충분조건을 만족하는 결과에 대한 부담이 따르게 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파빌리온은 어떤 개인의 목적 혹은 만족감을 추구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넓은 공공의 의미를 충족시키는 작업이 대부분이라 이에 따른 결과의 보람은 훨씬 더 크다. 무엇보다 파빌리온에서 얻는 개인적인 유익은 건강한 실험 정신을 실전에 수행할 수 있는 터가 제공되어 상당한 기쁨을 느끼는 점이다. 건강한 실험 정신이란 나에게 기존 건축물에서 시도하기 힘들었던 재료적 혹은 공간적 아이디어를 나름의 독창성을 갖고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역사성을 갖고 또 다른 건강한 실험 정신의 재생산을 내포하기도 하며 개인과 파빌리온을 평가하는 모든 이에게 신선한 기대를 준다.
디자이너가 생각하는 놀이 파빌리온 <Playing Around the Tree>의 태생은 사실 공연과 놀이가 조금 더 서민들에게 쉽고 친밀하게 다가가기 위함에 있다. 이는 공연자의 공연 설치 비용을 최소화하여 경제적인 부담을 덜어주는 것과도 연관이 있으며 기존 무대 구조체가 갖는 매스(mass)의 한계, 표현의 지루함을 극복하고자 하는 동기도 포함된다. 그러기에 어린아이 장난감의 조립처럼, 유치할지라도 실질적인 접근 방법을 집요하게 연구했고 동시에 현실 가능성이라는 화두에 집중을 했다. 어린아이의 유치함 혹은 순수함은 <Playing Around the Tree>의 내용과 형태의 컨셉인 나무에 시선을 두게 하며 어린 시절 한 번쯤은 신나게 뛰어 놀았던 그 나무와 나무 사이의 공간을 회기하는 효과를 나타낼 것이다. <Playing Around the Tree>는 비롯한 전국 방방곡곡에서 어떤 특정한 장소와 공간에 편식을 하지 않고 설치와 해체를 반복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전국 어디를 가도 나무는 존재하니까.


인터뷰
Q. 건축에 있어서 파빌리온의 위치와 그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파빌리온이 가진 가능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황경주 파빌리온은 우선 상징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파빌리온은 대부분 실험적인 시도가 많았습니다. 그렇다고 새로운 시도를 통해 실험성을 그만 두고 본질적인 요소를 다루자고 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파빌리온의 중요성을 ‘실험 정신 + 실용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실험성’이라는 것은 파빌리온을 통해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나아갈 수 있는지를 보여줄 기회를 주고 재료적으로나 형태적인 것에 있어 이런 점들을 파빌리온에 적용할 수 있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파빌리온의 역할을 볼 때 사회적인 면과 기술적인 면 중 어떤 점이 더 중요한가요?
황경주 제가 생각하는 것은 그 중요성이 50:50 입니다. 우리의 ‘파빌리온씨’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있었던 유럽 또는 전 세계의 파빌리온을 보면 그때 그 당시에만 초점을 두지 않습니다. 파빌리온을 세웠을 때 10년 혹은 3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도 실질적으로 크게 발전할 것인지 아닌지를 생각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앞으로 추구할 재료나 기능적인 것을 기본적으로 두고 사회적인 파급 효과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프라이 오토(Frei Otto)가 설계한 뮌헨 경기장을 보시면, 1976년도에 경기장이 세워지기 10년~20년 전에 이미 파빌리온으로 구조체를 형성하고 그것이 축적이 되어 실제 경기장의 지붕이 덮어졌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제가 생각하기에는 사회적인 측면과 기술적인 측면 반반이 중요성을 가진다고 봅니다.
Q. ‘파빌리온씨’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일반 건축 프로젝트와 어떠한 차이점이 있었나요?
황경주 워크숍을 통해서도 말씀 드렸지만, 일단은 돈이 많거나 굉장히 화려한 공연자들이 공연하는 곳이 아니라는 전제 조건과 정부 차원에서 도움을 준다는 사회적인 시각이 있었고, 저 같은 경우는 디자이너의 입장에서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생겼습니다. 사회적인 측면에서 공연자를 위한 필요를 채워줌으로써 그분들이 공연을 하고, 특정 지역을 위한 것이 아니라 여러 지역을 돌면서 지역들을 통합할 수 있는, 작지만 큰, 하나의 무대 혹은 놀이 공간을 만들어준다는 측면에서 사명감이 있었습니다.
Q. ‘파빌리온씨’는 여러 장소를 이동해야 하며, 누구에게나 설치와 해체가 편리해야 합니다. 이러한 조건들을 수용하기 위하여 구조 혹은 소재에 대하여 어떠한 고민들이 있었으며 그 고민들이 프로젝트에 어떻게 나타났습니까?
황경주 제가 했던 첫 번째 고민은 무엇보다 이동이 수월하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시공 전문가가 아닌 공연자에게도 설치와 해체가 굉장히 용이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가장 주안점을 둔 것은 1톤 또는 1.5톤 트럭 한 대에 공연 무대를 이루는 것들을 실어서 이동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려다 보니 파빌리온의 구성체가 쉽게 분리되는 특색이 있습니다. 나무와 나무가 모이면 하나의 공간이 생기는데, 이 공간은 어릴 때의 기억에 비춰보거나 또는 지금 성인이 되고 나서 생각해보면 굉장히 자연스러운 놀이 공간입니다. 그래서 나무의 형태나 기능적인 것에서 모티브를 찾게 되었습니다. 실제 나무는 공연하고나서 뽑았다가 다시 뿌리를 심을 수 없으니 플라스틱을 이용한 기둥과 그 위에 막재료 같은 것을 덮는 원리를 사용했습니다.
Q. 그렇다면 나무의 역할을 하는 기둥과 함께 어떤 형태의 무대가 만들어질 수 있나요?
황경주 굉장히 다양합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 가장 기본적인 것은 두 개 혹은 세 개의 기둥을 자유롭게 배치하고 그 뒤에는 현수막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나무의 위치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공간이 생기고, 공연자는 자유롭게 공연을 하는 것입니다.
Q. 주요대상층은 누구입니까? 지역과 어떠한 관계를 갖게되나요?
황경주 프로젝트를 전체적으로 진행하는 기획팀 그리고 디자이너인 저의 입장에서는 공연자의 활동이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질지 정확하게 알 수없기 때문에, 고정적인 형태의 무대가 공연자의 활동에 제한을 주는 것은 무리입니다. 그래서 나무의 개수와 나뭇가지의 형태, 현수막 유무로 공연자가 어느 정도의 공간을 둘 수 있도록 했습니다. 여기에다 지역성을 주안점으로 두면 ‘파빌리온’이라는 독특한 것에 나무에 모티브를 둔 이유는 전라도, 경상도, 서울 등 어디에서나 이 나무의 형태에서 놀이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면 어떤 지역적인 특성에 관계없이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나무라는 모티브가 이런 면에서 지역성을 하나로 묶는 통합의 기능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황경주
황경주는 현재 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부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디자인을 존중하면서 실제적 구조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구조디자이너의 철학임을 고수하며 다양한 재료의 실험적 적용과 건축물의 가치 향상을 위한 구조디자인에 전념하고 있다.
*참여 스태프: 구본엽 민병문 허재혁
Playing Around the Tree
분량5,303자 / 11분
발행일2015년 5월 7일
유형작업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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