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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터

염상훈

콘셉트

<움.터>는 움트다, 움직이는 터(장소), 변형하는 터 등의 의미로 ‘배움터, 구움터, 깨움터’처럼 다양한 활동을 담을 수 있는 파빌리온을 의도한 것이다. 지금의 문화순회사업은 ‘공연’이라는 형식에 한정되어 운영되고 있으나 <움.터>를 통해 전시, 잔치, 벼룩시장 등 다양한 형식의 문화 활동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담고자 했다. 이 파빌리온은 가볍고 유연하게 구부러지는 구조물을 통해 움트는 듯한 움직임을 만들어냈고 이러한 움트는 공간과 형태는 이동 및 설치가 용이할 뿐 아니라 설치 후에도 다양한 문화 활동에 맞추어 공간 구성 변형이 가능하다.

사용 방법

형태와 크기를 손쉽게 바꿀 수 있고 공간 구성을 여러 형태로 만들 수 있어, 다양한 문화 활동이 일어날 수 있는 터가 된다.

설치 방법

구조막대를 조립하고 덮개천을 부착한다. 조임줄을 구조막대에 연결한 후 조임줄을 잡아 당기면 자연스럽게 형태가 잡힌다. 조임줄을 당기거나 풀어주면 여러 형태와 크기의 파빌리온을 손쉽게 만들 수 있다. 또한 덮개천을 열고 닫으면 출입구 및 파빌리온 안에 소공간을 만들 수 있다.

운송 방법

가볍고 조립이 편리한 부재를 사용하여 어디서나 쉽게 조립할 수 있다. 그 뿐만 아니라 바퀴가 달려있어 설치 이후에도 이동하는 것이 간편하다. 좁은 골목을 지날 때는 조임줄을 당겨서 파빌리온을 날씬하게 변형시켜 이동하고, 설치할 장소를 찾았을 때 조임줄을 풀어서 원하는 크기의 공간을 만들 수 있다. 끊임없이 이동하면서 새로운 장소에 적응하는 노마딕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모든 부재는 쉽게 메고 옮길 수 있는 더플백에 담을 수 있어자동차나 트럭을 통해 쉽게 옮길 수 있다.

예상 제작비

기대 효과

파빌리온은 작은 재치(wit)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재치 있는 공간이 일상과 접목될 때 삶에 여유와 풍요가 생길 수 있다. ‘파빌리온씨’는 지역사회의 일상적인 풍경에 일시적으로 펼쳐져 새로운 공간에 대한 경험을 제공한다. 이질적인 풍경은 익숙한 일상에 균열을 내고 새로운 감각을 일깨운다. 마치 새로운 세계로 여행하듯 일상에서 쉽게 경험할 수 없는 낯선 공간감을 경험시켜, 삶에 여유와 풍요로움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인터뷰

Q. 건축에 있어서 파빌리온의 위치와 그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파빌리온이 가진 가능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염상훈 사실 ‘파빌리온’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너무 방대해서 어떤 가치를 이야기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한가지 생각나는 점은 저는 ‘도시와의 관계’에 대한 부분에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독립된 오브젝트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파빌리온이 놓인 주변 환경과 도시의 패턴과 어떠한 관계를 맺는지, 어떠한 파급효과를 내고 어떻게 도시를 바꾸는지 재미있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그러한 점에 있어서 저는 ‘파빌리온’은 도시에 대한 하나의 ‘재치’라고 봅니다. 이 건축적인 재치와 재미가 일상과 접목되었을 때, 반복적인 일상 공간을 환기시키고 잠깐의 여유와 풍류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파빌리온씨’ 프로젝트에 대하여 소개해주세요.

염상훈 움직이는 파빌리온이라는 주제에서 크게 두 가지를 고민했습니다. 하나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담을 수 있는 플랫폼(platform)을 만드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 기능 외에 어떤 다른 가치를 둘 수 있는가입니다. 사실 단지 기능을 ‘다양하게 담는 것’만 생각하면 선거유세차량이 가장 적합합니다.(웃음) 그렇다면 우리는 왜 선거유세차량이 아닌 다른 것을 만드는 것일까요. 이유는 기능 외의 가치들, 특히 공간적인 가치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작지만 다른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가 중요했습니다. 그런데 이동이 가능하고 쉽게 설치되도록 만드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시도와 연구가 있었고 나름대로 결론을 낸 것이 유연하게 잡아당겨 공간을 변형시키는 움집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Q.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장 기억이 남는 부분 또는 아쉬운 점은 어떤 부분인가요?

김예은 저희가 학교에서 배울 때 파빌리온은 보통 특정 장소에 컨셉을 가지고 만들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프로젝트는 특정 장소에 놓이기보다는 여러 곳을 찾아다니는 파빌리온이었습니다. 이 점이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파빌리온이 자유롭게 도시에 녹아드는 부분이 흥미로웠고 또 이런 점들을 비교적 잘 구체화한 것 같아 의미가 있었습니다.

박일훈 저는 기존 파빌리온이 가진 여러 가지 실험적 요소 외에도 ‘+C’ (‘파빌리온씨’의 C)에 중심을 두고 작업했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저희 팀 같은 경우, 놀이터 또는 여러 가지의 이동식 진료 센터를 연구해보면서 새로운 접근을 해볼 수 있었던 점이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재료를 구체화 시키거나 이동성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었던 것은 아쉬웠습니다.

Q. 파빌리온씨는 여러 장소를 이동해야하며, 누구에게나 설치와 해체가 편리해야 합니다. 이러한 조건들을 수용하기 위하여 구조 혹은 소재에 대하여 어떠한 고민들이 있었으며 그 고민들이 프로젝트에 어떻게 나타났습니까?

염상훈 프로젝트의 제목이 <움.터>입니다. 이는 ‘움직이는 터’의 약자이면서 ‘움트다’ 또는 ‘변형하는 터’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흔히 배움터 혹은 구움터처럼 다양한 프로그램을 담을 수 있는 장소로서 파빌리온을 만들었다는 것에 의미가 있습니다. 그래서 공연에 한정된 프로그램이 아니라 전시나 플리마켓 등 다양한 문화 활동으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담고자 노력했습니다. 구조적으로는 간단하게 그리고 쉽게 펼쳐지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유연하고 구부러지기 쉬운 구조물을 통해서 움튼 듯한 기본 형상을 만들었고 설치 이후에도 계속 변형 가능해 움직이기 쉽도록 작업했습니다. 기본적으로 구조물은 펼쳐져 있고, 구조물 사이에 끈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끈을 당기면 길이가 줄어들면서 펼쳐진 구조물이 자연스럽게 중심으로 모여 세워지는 형태입니다. 필요에 따라 끈을 느슨하게 하여 공간을 더 넓힐 수도 있고 끈을 당겨 구조물을 세우면서 공간을 좀 더 좁힐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하단에 바퀴가 있어 쉽게 이동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외피 재료에 대해서 고민하는 중입니다. 반투명한 재질을 생각하고 있고, 프레임 사이에 조명을 달아 밤에는 빛이 밖으로 나와 외부에서도 그 공간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Q. 파빌리온의 형태가 어떤식으로 만들어지나요?

염상훈 예를 들어 텐트를 만들 때 작은 부재료들을 이어서 그것을 잡아당겨 팽팽하게 만드는데, 그것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일부는 일정하게 고정된 형태이고 구조물의 가운데 일부분을 유연하게 구부릴 수 있어 전체의 모양을 만들 수 있습니다.

Q. 재료는 어떤 것을 생각하고 있나요?

염상훈 우선 시장에 나와 있는 기존의 재료를 활용하고자 했고, 텐트에서 많이 쓰는 유리섬유 또는 그 외의 다른 재료들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작업물을 만드는 것이 어려울 것 같지는 않습니다.

Q. 변형 가능한 형태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염상훈 여러 개가 있습니다. 팀에서 애칭으로 엄마, 아들 또는 딸이라 부르는 것이 있는데, 필요에 따라 큰 것, 작은 것들이 여러 지역에 다닐 수 있습니다. 또다른 별명 중 하나가 <팩맨>이라는 게임에 나오는 유령입니다. 유령이 점들을 먹으면서 돌아다니듯이 파빌리온이 옮겨 다니며 어떤 공간의 역할을 하고 가는 것처럼 생각했습니다. 필요에 따라 다양한 지름이 나올 수 있고, 밑부분을 서로 붙일 수 있기 때문에 탈 부착하면서 더 작은 원을 만들 수 있게 하여 좀 더 간편하면서도 다양한 형태를 만들 수 있도록 했습니다.

Q. 만약에 가장 작은 원으로 만든다면 어떤 공간이 될 수 있을 까요?

염상훈 아주 작아지면 파빌리온에 해먹을 매달아서 그 안이 휴식 공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휴식이나 아무것도 안하는 여유도 중요한 문화이고, 그 안에 앉아서 ‘이상한 공간에 왔구나’라고 느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다양하게 쓸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Q. 구조적으로 고정되어 있지 않고 크기가 가변적인데 이에 따른 불안감이나 어떤 무리는 없을까요?

염상훈 네. 구조적으로는 무리가 없습니다. 다만 윗부분에서 잡아 주는 것이 가장 큰 이슈입니다. 아무래도 잡아당기면서 흔들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윗부분에서 어떻게 고정시킬 것인가가 관건입니다. 몇 가지의 스케일로 실험을 해본 결과 크게 무리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많은 것을 덧대기 시작하면 문제가 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자제해야 할 것 같습니다.

Q. 구조물의 실현성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합니까? 어느 정도 작업이 진행되었나요?

염상훈 공간 활용면에서는 어느 정도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제작에서는 실제 부지의 크기에 대응해 디테일한 부분에서 좀 더 해결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특히 바퀴를 다는 부분, 끈을 매다는 시스템은 나름대로 디자인하긴 했으나, 제작하기 에 이것이 작동하는지 실험이 많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움직이는 구조이기 때문에 계산이 어려운 부분은 모형 작업 또는 목업(mock-up)을 통해 테스트해야 할 부분도 있습니다.

Q.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어떤 점이었나요?

염상훈 컨셉를 잡는데 시간이 걸렸고 이후 작업은 수월했습니다. 초기에 스터디한 많은 안들이 다양한 공간을 만드는 점에서는 재미있었지만 편리성이 떨어졌고, 굉장히 간편하게 만들기 위한 고민에서 나온 것이 지금의 결과입니다. 이후에는 단지 세부적인 부분에 대한 이슈, 즉 천이 어떻게 씌워질지, 끈의 위치를 어디에 놓아야 천이 자연스럽게 쳐질지 등 천의 모양에 대해, 그리고 부재의 단면 모양을 삼각형 또는 잘 휘어지도록 납작한 형태로 만드는 것 등이 있었습니다.

Q. 주요 대상층은 누구입니까?

염상훈 그 질문이 프로젝트 초반부터 나왔는데요. ‘수요층이 없다’라는 점에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다양한 문화를 담고 싶었고, 프로그램 특성상 이용자는 불특정 다수가 되었고, 그렇다면 과연 수요층이 없는 상태에서 설계를 할 수 있을 지가 의문이었습니다. 언제나 프로그램이 분명하거나 건축주를 대상으로 설계를 했기 때문입니다. 특정 대상은 없지만, 이보다는 ‘일상의 작은 일탈’에 주목하는 것이 더 좋을 것같습니다. 반복되는 일상과 익숙한 풍경을 벗어나지 못하는 누구에게나 작은 일탈을 만들어줄 수 있는 공간이라고 봅니다. 전시, 연극, 공연, 영화가 잠시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소프트웨어 같은 경험이듯, 일시적으로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하드웨어도 같이 만들면 좋겠다는 것이 저희의 생각이었습니다.


염상훈

건축가 염상훈은 현재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 조교수로 재직하고 CAT건축도시디자인연구실을 운영하며 도심밀도, 재개발 및 재사용에 대한 연구와 함께 기술의 변화를 이용한 건축 작업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건축 작업과 함께 전시, 문화 기획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참여 스태프: 김예은 박일훈 이지선 조유라

움.터

분량5,294자 / 11분

발행일2015년 5월 7일

유형작업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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