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스펙트럼; Home for Displaced Person
최제광, 김진관, 박수진
분량2,740 자 / 5분 / 도판 1장
발행일2016년 6월 30일
유형작업설명
최제광 중앙대학교 건축학과
김진관 중앙대학교 건축학과
박수진 중앙대학교 건축학과
난민은 사회, 정치, 경제적 상황 등을 이유로 기존에 소속되어 있던 그들의 국적을 포기하거나, 거부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다. 소속감을 상실한 채 다른 나라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최소한으로 제공되어야 할 것은 주거공간-집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미 많은 곳에서 난민을 위한 구호소, 수용 시설 등이 제공되고 있으나, 그것들은 오히려 난민들을 타자화한다. 또한 문화, 언어, 경제적으로 고립된 상태의 난민들은 노숙자로 전락하거나 도시 속 후미진 곳으로 가기 쉽다. 그로 인해 난민들과 그들을 향한 시선은 더 부정적으로 변하고 이는 고질적인 편견으로 발전한다. 난민들이 도시 사회의 그림자 속으로 들어가면, 그들은 난민 문제의 가해자 혹은 피해자가 되기 쉽다. 이처럼 거주의 공간은 난민에게 매우 중요하다.
난민 주거시설을 난민들과 내국인의 입장을 고려한 새로운 보금자리로 만들어 나가기로 한다. 그들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과 내국인과 난민 사이의 인식 개선을 도모한다. 국제난민지원단체 피난처에 따르면, 지원을 받았던 국내의 많은 난민들은 또 다른 난민들을 돕고 싶어하며, 한국사회에도 도움이 되고 싶어한다. 이를 바탕으로 난민들 스스로가 새로운 난민들을 돕는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그 일이 곧 그들의 직업이 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제안한다. 두 번째 문제인 내국인의 인식 개선과 난민들의 문화적 적응을 위해 난민만 거주하는 전용시설이 아닌, 내국인이 함께 살면서 서로가 도움을 주고 받는 구조를 형성한다.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공동체를 형성함으로써 맺어지는 관계는 난민 수용으로부터 발생될 수 있는 분쟁과 범죄들의 제어장치로써 기대할 수 있다. 덧붙여 오늘날 우리나라의 커다란 이슈로 대두되는 고령화와 청년 주거문제를 함께 묶어 혼자 사는 노인, 안정적인 주거가 필요한 청년, 그리고 한국이라는 새로운 나라에 적응해 나가려는 난민들이 모여서 나이, 민족을 초월하는 글로벌 시대 맞춤형 주거지를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 또한 노인, 청년, 난민이 추구하는 삶이 다르기 때문에 가변적인 특징을 살림으로서 규모의 확장과 축소가 가능한 동시에 그들의 생활방식과 취미 등에 따라, 개인의 공간은 저마다 다르게 꾸며질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한국농촌사회에서 전통적으로 이뤘던 ‘품앗이’라는 키워드에서 시작해본다. 품앗이란, 일을 서로 거들어 주어 품을 지고 갚는 교환노동(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으로, 돈으로 값을 매기고 사고 파는 것이 아니라, 노동을 노동으로 사고 파는 형태라 할 수 있다. 노인, 청년, 난민 이 세 사람의 공통점은 돈을 풍족하게 소유하고 있지 않은 집단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이 주거지에 모여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돈이 아닌 다른 형태의 것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각자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노동을 교환하면서, 이익을 추구하도록 하며, 단순한 공간의 공유가 아닌, 손익관계를 고려함으로써 공동체 형성을 도모한다.
먼저 해당 프로젝트는 정부의 지원으로 학생, 직장인 등의 유동인구가 많고 고립되지 않은 활발한 도심 한 가운데 지어진다. 이 곳의 주체는 청년, 노인, 난민 세 집단이며 집단 간에는 다른 교환방식이 적용된다. 청년은 저렴한 임대료를 지불하는 대신, 난민에게는 공동체와 문화교류를 제공한다. 또한 주변 사회의 난민에 대한 인식 개선 활동을 펼쳐나가도록 한다. 노인은 보통의 임대료로 청년과 난민이라는 보호체계를 제공받는다. 난민은 이주 초기에 청년과 노인의 임대료 및 정부의 지원으로 거주공간과 자립교육에 대한 혜택을 받는다. 교육 이후에는 난민의 선택에 따라 기존 프로젝트에 정착하거나, 새로운 프로젝트에 교육자로 파견, 혹은 사회로 나갈 수 있다. 정착의 경우에는 관리 등의 업무를 통해 경제적 대가를 받고 임대료를 지불하며 생활한다. 이를 통해 초기 정부의 지원 이후에는 자립적으로 공동체가 운영되어 국가 경제적 부담을 줄여나갈 수 있다. 파견의 경우, 난민들은 기존 프로젝트에서 선택적으로 교육받은 내용을 새로 오는 난민들에게 제공하는 교육자로서의 역할을 하도록 한다. 이것은 새로운 프로젝트의 설립으로부터 재생산되기 시작한다.
난민을 위한 정부의 지원금은 국민들의 세금으로부터 나온다. 난민을 향한 토착민들의 부정적인 사회적 편견은 사실 이러한 세금의 운용에도 기반한다. 이에 대해서 일시적인 원조를 통해 일정 기간 이후 공동체가 자립적으로 운영되도록 하며, 청년 및 노인 주거 문제 등 기존 사회적 문제의 해결을 위한 투자로써 세금이 운용되도록 한다. 이를 통해 토착민들의 난민 수용 문제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조금 더 완화시킬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초기 공동체 설립에 대한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구축물은 경제성을 갖춰야 한다. 또한 이후 발생되는 난민에 대하여 파생되는 프로젝트는 이전의 교육 받은 난민들이 빠른 기간 내에 쉬운 방법으로 짓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시공성이 용이해야 한다.
또한 서로 살아온 환경이 전혀 다른 청년, 노인, 난민들은 어느 한 곳에 함께 거주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그 사이에 중립적인 공간이 주어져야 한다. 사람과 사람이 접촉할 때에도 우리는 타인에 대해 일정한 거리를 두고 관계를 유지한다. 이처럼 전혀 다른 세 집단, 특히 난민과 내국인 사이에는 만남을 준비하는 완충의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난민들만의 독립적인 공간으로 영역화 하지 않고, 우리 사회에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도록 하는 대신, 그들이 여유를 갖고 부딪히면서 긍정적 소통과 감시가 일어나는 중립적 공간이 필수적일 것이다.

난민 스펙트럼; Home for Displaced Person
분량2,740 자 / 5분 / 도판 1장
발행일2016년 6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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