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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ale Grove_최후의 숲

김혜영, 이은비, 박사윤


김혜영 국민대학교 건축학과
이은비 국민대학교 건축학과
박사윤 국민대학교 건축학과


인간이 태어나 살아가는 동안 ‘모두의 터전’인 지구를 자신의 이익을 위해 개발하면서 파괴하고 환경오염을 일으킵니다. 이것은 죽음 이후에도 이어집니다. 매립장에서 화장으로, 봉안시설에서 자연장지로 장사방식과 시설은 상황과 환경에 맞춰 변화했습니다. 하지만 변화의 과정속에서도 모두를 위한 선택은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미래의 지구는 고령화 사회로 인해 장사시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입니다. 이로 인해 환경오염은 심각해지고 대지의 살아있는 영역이 현재보다 부족해질 것이라 예측합니다. 우리는 도래할 복합적 문제에 대비하고 모두의 지구를 지키기 위한 움직임이 필요합니다. 

오염된 자연을 회복시키고 모두가 함께 살아가기 위한 ‘내일의 지구 사용법’으로 묘지매립장, 화장으로 발생되는 환경문제를 개선한 장례문화 ‘환원장’에 자연과 인간이 공생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한 ‘Finale Grove_최후의 숲’을 제안합니다.

용산 미군 반환 기지 중 일부인 캠프킴 부지는 오랜 기간 군사시설로 이용되며 토양오염도가 심각하게 진행되었습니다. 과거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용산의 일부였지만, 시대의 흐름에 따라 오로지 인간의 이익을 위해 사용되어 왔습니다. 내일의 지구를 위해 자연의 속도를 고려하며 함께 회복의 템포를 맞춰 나가는 모습을 그려봅니다.

토양오염도를 시각화하고 이를 사용해 유기적 형태의 루프를 디자인했습니다. 구조로 와플스트럭처, 브레이스 빔을 계획했고 건축재료는 건설 폐기물을 재활용한 순환골재 콘크리트를 사용했습니다.

환원장을 통해 만들어진 흙을 식물배양판에 담아 식물을 심은 후 루프에 설치합니다. 사람들은 루프 위를 거닐며 고인을 추모하고 새로운 생명의 성장을 함께 지켜볼 수 있습니다. 시간이 흘러 자생력을 갖춘 식물들은 대지에 심기게 되고 황폐했던 땅은 자연으로 채워지게 됩니다.

환원장이라는 새로운 장례문화를 도입한 용산 캠프킴 부지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토양 오염이 정화되고 자연 스스로 회복 능력을 갖춘 최후의 숲으로 우리 곁을 지킬 것입니다.


심사위원 질의응답

김정임  서울 시민들이 서울시 안에서 장례를 지낼 수 있다는 개념과 그 대상지로 용산을 택한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궁금한 점은 지붕 구조가 토양이 회복될 때까지만 있는 일시적인 구조인지 아니면 지붕 구조를 다르게 활용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최후의숲  지붕 구조는 계속 남아 있다. 다른 레벨을 갖는 또 다른 숲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조재원  지붕의 높낮이가 토양의 오염도와 연관된 파라메트릭이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구조만 남더라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이곳이 한때에는 오염된 땅이었다는 장소에 대해 아카이빙된 기억의 느낌도 있다.

김정임  오염도가 높은 곳의 지붕이 더 높이 올라온다고 했는데, 과학적 근거가 있는 것인가? 아니면 사람들에게 인지시키기 위한 장치인가?

최후의숲  과학적 근거라기보다는 인식의 측면이 크다. 대상지인 용산을 개방한다고 해도 토양이 심각하게 오염된 상태에서는 사람이 접근하는 것 자체가 해롭다는 사실을 (자료를 통해) 확인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쉽게 위험도를 인식할 수 있도록 높낮이를 적극적으로 조정하여 설계했다.

조재원  프로젝트에서 제시한 순환이 계속 이루어지나? 한 곳에서 모종이 배양되고, 다른 한쪽에서는 환원된 토양과 함께 식물을 심는 과정이 장묘 시스템으로 자리 잡혀 순환되는 것인지 궁금하다.

최후의숲  순환된다. 현재 대상지는 인간의 개입 없이 식물이 자라기에는 오염이 너무 심하다. 식물은 지붕에서 일차적으로 자생력을 갖춘 후에 토양으로 옮겨 심는다. 순환을 반복하며 토양 오염 정화에 기여하고 서울 도심에 숲을 형성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계획하였다.

김정임  장례문화 측면에서 부연 설명을 듣고 싶다. 사랑하는 가족이 화분에서 배양판, 그리고 대지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장례 시설로서의 기능이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최후의숲  환원장이라는 장례시설을 프로그램으로 설정하면서부터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지구적 관점에서 바라봤을 때, 이제는 전통적인 장례문화가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환원장에서 식물이 땅에 자리를 잡아 정착하게 되면 수목장처럼 남겨진 사람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추모할 수 있을 것이다.

최진우  순환과 자연 회복력을 증진하는 숲의 뉘앙스를 강조하는데, 제목은 왜 ‘최후의 숲’인지 설명해달라.

최후의숲  용산 캠프킴 부지의 회복이나 현대 고령화 사회 등의 사회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오염된 자연과 장례문화에서 개선해야 할 부분을 제안했는데, 오염된 자연을 회복시키기 위해 인간이 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로써 숲을 만들자는 측면에서 강한 뉘앙스의 단어인 ‘최후’를 사용했다.

정림학생건축상 2024 ‘모두의 집: 내일의 지구를 위한 오늘의 건축’ 공개 심사 영상 / 입선 – Finale Grove_최후의 숲

원고화 및 편집 심하늘

Finale Grove_최후의 숲

분량2,420자 / 5분 / 도판 15장

발행일2024년 8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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