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crete Veins
김제천, 강하은, 김시혁
분량2,827자 / 5분 / 도판 13장
발행일2024년 8월 27일
유형작업설명
김제천 계명대학교 건축학전공
강하은 계명대학교 건축학전공
김시혁 계명대학교 건축학전공

‘콘크리트 베인즈’ 프로젝트는 도시의 파편화된 녹지 문제를 콘크리트 아파트로 보고, 이를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연의 모습을 갖추는 미래의 비인간과 인간의 공존 주거 프로토타입을 제안한다.
본 프로젝트에서 제안하는 콘크리트 메시(mesh)는 내부 철망을 활용해 피로 하중에 대한 변형을 용인하며, 변형에 따른 외부 콘크리트의 미세한 균열을 콘크리트 속 박테리아가 치유하게 되면서 새로운 생태계의 시발점을 제공한다. 즉, 본 재료는 표면에서 유기체의 성장을 지원하기 때문에, 비인간 거주민들이 생활하게 될 긍정적 자연환경을 마련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비인간과의 공존에서 비인간이 접근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미래의 시점에서의 변형은 비인간과 인간의 지속적인 공간사용에 따라 진행되며, 현상이 반복되면 메시의 형태 변화는 가속화되고, 더욱 개인 맞춤화된 공간으로 변화하게 된다. 이렇게 유기적 변형으로 인한 ‘콘크리트 베인즈’는 점차 자연의 비정형 형태를 따라가게 되며, 도시 속 베인(Vein) 즉, 혈관이 되어 파편화된 도시의 녹지를 이어줄 것이다.


프로젝트의 핵심 중 하나는 비인간의 주된 위협이 인간이라는 인식이다. 이에 따라 출입구와 거주 공간을 구분했으며, 인간이 1차 설계 및 시공자가 되고, 2차 설계 및 시공부터는 인간과 비인간이 각자 주도하여 공간을 만들어 나감으로써 각자의 생활을 존중하게 한다. 이러한 접근은 인간과 비인간 서로의 공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전환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인간 주거동의 유닛은 메시를 인간에게 필요한 수납 및 소형가구로 대체하여 생활하는데 이는 내벽 속의 식물과 함께 생활할 수 있는 리와일딩된 주거 공간의 가능성을 가진다. 비인간 주거유닛은 가변형 메시를 통해 개인 맞춤화된 주거 공간을 형성함으로써 천적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공간(안식처)이 된다. 또한 실링 사이의 공간은 비인간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어 비인간 동의 모든 공간에 대한 접근이 가능하며 이는 비인간이 거주뿐만 아니라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프로젝트에서 수평적으로는 각 거주동의 실이 주거 공간이 되는데, 인간 동의 내벽 공간은 식물과 작은 비인간이 주거하면서 인간으로부터 보호를 받으며, 비인간 동의 내벽 공간은 생태 모니터링과 같은 관리를 목적으로 하는 인간의 무소음 활동공간이 된다.
수직적으로는 교목의 수고, 조류의 비행공간, 양서류의 서식공간 등 각 생물의 스케일을 고려한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슬라브 일부를 철거하여 기존 아파트의 표준층고 한계를 극복한다. 이렇게 철거된 비내력벽과 슬라브는 비인간의 수직 동선을 형성하며, 회현동과 남산을 연결하여 도시의 리와일딩을 시작할 가능성을 제시한다.







심사위원 질의응답
김정임 이 프로젝트가 시나리오로서 어느 정도 가능성이 열려 있는지 질문하고 싶다. 박테리아를 콘크리트 기둥의 균열된 틈에 투입해서 콘크리트를 분해하는 것인가? 또 메시는 기존 건물에 있던 철근으로 형성하는 것인가?
콘크리트베인즈 박테리아 콘크리트는 기존의 콘크리트 안에 박테리아를 첨가한 새로운 유형의 콘크리트이다. 콘크리트에 있던 박테리아가 광합성을 하게 되면 신진대사를 통해 석회 분말인 탄산칼슘을 형성한다. 그래서 균열이 일어났을 때 박테리아가 만들어낸 석회 분말이 균열을 메꾸는 방식이다. 메시는 기존 건물의 구조와 슬라브는 유지한 채 새로 설치된다. 인간이 1차 시공자로서 메시를 제공하면, 이후에 동물이 오랜 시간에 걸쳐 망을 변형하여 저마다의 공간을 만들어간다는 개념이다.
김정임 콘크리트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균열이 생기고 풍화가 될 텐데, 이 프로젝트에서는 박테리아가 콘크리트의 균열을 메꿔주고 더 단단하게 만든다. 거기에 추가적인 자재인 메시를 덧입히는 것인데, 이것이 콘크리트 베인과 무슨 관계인가?
콘크리트베인즈 이 프로젝트는 건물의 보이드 공간에 천적을 피해 숨어든 설치류와 양서류에게 서식지를 제공한다. 인간이 설치한 메시는 동물에 의해 변형된다. 이렇게 철근 메시가 변형될 때 콘크리트에 압축력에 의한 균열이 생기는데, 이 틈을 박테리아가 메워줌으로써 콘크리트 베인이 균열된 콘크리트를 치유하는 것이다. 인간이 만든 98%의 건축에서 비인간의 힘으로 남은 2%를 메우는 건축이다.
최진우 기술적인 아이디어는 충분히 이해가 가고 공감이 된다. 그런데 개발 압력이 높은 서울 한복판에서 야생동물에게도 아파트를 분양하겠다는 아이디어를 펼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또 다른 지역까지 이런 상상을 펼쳐 가보자고 제안하게 된 입장에 대해서도 알고 싶다.
콘크리트베인즈 기존 건축은 구조를 가리는 건물이었다면 요즈음 건축은 구조를 드러내고 있다. 알레한드로 아라베나의 반쪽짜리 주택인 킨타 몬로이와 장 누벨의 원 센트럴 파크 등을 보며 하이브리드 파사드가 건축의 새로운 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도전적으로 도심 한복판에 하이브리드 건축의 미를 드러내고 싶었다.
조재원 이 프로젝트가 하나의 이론적인 선언처럼 남지 않고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는 주장이 되기 위한 지점이 무엇인가? 콘크리트베인즈 팀에서 제시한 새로운 미학인가?
콘크리트베인즈 앞서 예시로 언급한 알레한드로의 킨타 몬로이는 건축가와 입주자가 반씩 건축하는 이원론적인 파사드를 갖는다. 콘크리트 베인의 경우는 반을 건축가가, 나머지 반을 비인간이 채우게 된다. 비인간은 다양하기 때문에 다원론적인 파사드를 갖는다. (그러한 차별점이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는 지점이다.)
원고화 및 편집 심하늘
Concrete Veins
분량2,827자 / 5분 / 도판 13장
발행일2024년 8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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