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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취대

이진우, 장준태

명지대 건축학과 이진우 
명지대 건축학과 장준태


작은 것을 버리고 큰 것을 취한다는 <사소취대> 프로젝트.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건축주인, 자신들의 작업실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작업실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입면 개선안 제시가 이 프로젝트를 이끌어가는 주요 이슈이다.

‘작은 것을 버리고 큰 것을 취한다’는 의미를 가진 <사소취대> 프로젝트는 동아리 작업실 입면 개선안이다. 건축주는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다. 우리는 방학중에 소수만 남은 작업실에서 엄청난 한파를 이겨내야 했다. 건축과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작업실에 들어오는 한기를 막는 방법을 쉽게 알아내지 못했다. 노후한 샷시 사이로 한기가 들어왔고 종잇장 같은 유리 샷시문은 우리를 지켜주지 못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작업실을 스스로 고치기로 하고, 작업실의 재정을 담당하는 후배 김유동(24세)을 건축주로서 인터뷰했다.

작업실은 용인시 처인구 김량장동에 위치해 있다. 용인은 예로부터 풍수지리상으로도 한기가 서리는 곳이다. 게다가 비용 상의 문제로 작업실은 햇빛을 잘 받지 못하는 곳이었다. 상업시설과 주거지역이 맞닿은 곳에 위치하는 점 때문에 주민과 마찰이 생기기도 했다. <사소취대> 프로젝트는 지역주민과의 소통을 이어가면서도 추위를 피할 수 있는 입면으로 개선하는 방향을 고민했다.

내외부의 공간만 구분 짓는 허름하고 낡은 셔터와 샷시문 앞은 깨진 유리창 효과인지 쓰레기가 쌓이곤 했다. 우리는 기능적, 지리적, 미적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했다. 그중에 방안, 방음을 위해 ETFE를 이용해 여러 겹의 공기단열을 시도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부피가 상당할 것이라는 문제점이 있지만

이 텅 빈 공간을 전시공간으로 활용해서 주민들과 소통하고자 했다. 또 쓰레기가 쌓이던 곳에는 화단을 설치해서 ‘깨진 유리창 효과’를 해결하고자 했다. 캐노피가 없는 우측은 낡은 셔터를 둥글게 해서 캐노피를 대신하기로 했다. 여러 형태의 입면 스터디를 거쳐 다양한 도형의 프레임에 거품을 연상시키는 4겹의 공기막 튜브를 설치한 입면을 완성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거창한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가장 가까운, 내가 사용하는 공간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건축주의 입장이 되어보았다.


건축주 인터뷰 

건축주

김유동

이진우 장준태 작업실을 사용하면서 문제로 꼽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건축주  겨울에 너무 춥다는 점을 먼저 이야기 할 수 있고, 방음문제도 있습니다. 심하게 시끄러운 건 아닌데 방음이 잘 안 되어서 주민들과 마찰이 있었던 적도 있습니다.

이진우 장준태 추위를 막으면서 소음을 차단하는 재료 선택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공기가 들어가 있는 튜브가 제일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건축주  겨울이 되면 노후된 콘크리트 바닥 아래로 물이 얼면서 땅이 부풀어 오릅니다. 이로 인해 문을 여닫는데 문제가 많습니다. 주민들이 가끔 저희를 말썽만 피운다고 보는데, 입면이 작업물을 보여주는 전시 공간의 역할을 하면 주민들의 생각도 바뀔 것 같습니다. 앞 공간을 활용해서 간단한 도색작업이나 접착작업을 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진우 장준태 그럼 튜브 안쪽 공간을 활용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건축주  좋습니다. 이 건물이 음식점으로 쓰였던 곳이고, 지어진지도 오래 되어서 인테리어도 되어있지 않습니다. 외관이 지저분해 보여서인지 주민들이 지나가며 쓰레기나 담배꽁초를 버리기도 합니다.

이진우 장준태 말씀해주신 것을 반영하여 방한, 방음을 위해 여러 겹의 공기층을 넣으려고 시도해봤습니다. 그러다 보니 버블의 형태가 어울리는 건축이 되었습니다. 버블 안쪽의 부피를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여 주민과의 교류를 이끄는 공간으로 활용하고자 합니다.

건축주  여러 겹의 공기층이 단열효과, 소음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면서 전시 공간으로서의 기능을 통해 미적인 효과까지 얻을 수 있어 좋은 것 같습니다.

이진우 장준태 출입구 아래 벌어지는 틈은 작은 튜브들로 막아 찬바람이 들어오지 않으면서 유연하게 틈을 채워줄 수 있도록 디자인 해봤습니다.

건축주  화단 뒤쪽이 작업공간인가요?

이진우 장준태 화단에 담쟁이 식물을 심어 처마와 이어지도록 해, 공간을 구획했습니다. 그리고 안쪽 공간을 간단한 작업공간으로 디자인했습니다. 잠시 바깥에서 휴식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습니다.

건축주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에게도 좋을 것 같습니다. 작업할 때 길에 쭈그리고 바닥에서 접착제를 뿌릴 필요도 없고요. 그런데 오른쪽에는 캐노피가 없어서 비를 맞을 것 같습니다.

이진우 장준태 캐노피를 추가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더 발전시키면 좋을 것으로 무엇이 있을까요?

건축주  문에 디자인이 좀 더 들어갔으면 좋겠고 작업실의 추억이 조금이라도 남아있으면 좋겠습니다.

이진우 장준태 캐노피는 예산 부족으로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셔터를 캐노피로 활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건축주  예산도 절감되고 좋습니다. 추우면 셔터를 치곤했던 추억이 떠오를 테고, 그 추위를 막아주던 셔터가 이제는 비를 막아주는 캐노피로 변한다는 게 마음에 듭니다.

이진우 장준태 기존 입면의 재료였던 유리를 이용해서 문의 프레임을 채워 넣었습니다. 버블을 잡아주는 프레임을 단순화해서 프레임의 길이를 같게 조절하고, 그 프레임에 튜브를 고정시키는 방식으로 진행하고자 합니다.

건축주 이렇게 되면 작업실의 분위기도 따뜻해질 것 같습니다.


심사위원, 멘토 질의응답

유걸  추운 것을 해결하려는 점이라든지 문제가 구체적인데다 참신하게 풀어내서 아주 흥미롭게 봤습니다. 정말로 실현해서 주민들이나 이용자가 변화를 느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김정임  보통 건축가들이 남의 문제는 잘 해결하면서도 막상 본인의 환경은 돌아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점에서 자기 주변 환경을 둘러보고 그걸 해결하려는 점이 재미있었습니다.

신승현  ETFT(불소수지 투명판)라는 구체적인 소재를 골랐는데 직접 만져보면서 소재에 대해 연구해봤나요? 이 소재는 파손되기 쉽습니다. 그런 점에서 사용하는 데 고민이 없었나요?

이진우 장준태  서울시청 옥상에서 카페테리아에 설치된ETFT를직접만져봤습니다. 탄력이 좋고 공기가 드나들 수 있는 주입구도 있고 LED를 설치해서 미적인 시도도 할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공기층을 시범적으로 구현하면서 재정상 문제로 ETFT 대신 풍선으로 시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파손 또는 관리 문제는, 깨진 유리창 하나가 있으면 사람들이 쉽게 쓰레기를 버려 더러워지기 쉽다는 ‘깨진 유리창 효과’에 대비되어 아름다우면 오히려 보호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작업실에 항상 사람이 있기 때문에 관리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내부스케치
입면의 프레임을 이용함으로써 내부공간이 조금 줄어들지만 다양한 전시공간을 통해 외부와의 소통을 할 수 있다.
단면
외부의 화단을 통해 외부와의 공간을 구별하며, 그 공간은 튜브를 활용하여 쉼터로 사용한다. 내부는 따뜻하며 토론하는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는 완벽한 작업실 공간이 된다.
입면
다각형의 조합으로 된 입면 디자인은 다양함을 가지는 전시공간이 된다.
완성
입구에서 추위를 막아주곤 하던 셔터가 이제는 비를 막아주는 캐노피로 바뀌었고, 화단 뒤에는 쉼터 및 작업 공간으로 활용된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튜브 속 전시공간을 바라본다.

사소취대

분량3,197자 / 6분 / 도판 5장

발행일2013년 12월 21일

유형작업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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