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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el Hub

송예슬, 유지은


송예슬 한국예술종합학교
유지은 한국예술종합학교


현대 소비사회에서 개인은 자유의사에 따른 자유로운 소비 행위를 한다. 이 과정에서 자기만의 고유한 개성을 추구한다. 자신을 타자와 구별 짓는 것, 자기 자신의 고유한 개성을 추구하는 것은 곧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해 가는 것이다.
– 전경갑, 1993

앞으로 5년 뒤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의 초점은 정체성과 취향의 심층화에 있다고 보았다. 

지금도 정체성의 표현과 취향의 공유가 중요한 시대이지만, SNS로 인해 표현 방법이 더 다양해짐에 따라 오프라인상에서도 훨씬 더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방향으로 나타날 것이라 예상했다. 이러한 활동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부티크 호텔을 만들기로 하고, 그에 따른 호텔의 전체 시스템을 정체성이 형성되는 과정에 초점 맞춰 디자인하였다. 그 과정을 ‘자기 표현, 그에 따른 타인과의 차이 인식, 정체성 강화와 타인과의 교류’라는 세 가지 단계로 정리해 호텔의 공간과 SNS 등의 서비스를 시나리오에 맞게 조직하였고, 이를 위해 필요한 장치들을 추가하였다. 그리하여 ‘Make a self portrait as a room, and Share taste by room’이라는 큰 주제 아래 다양한 활동을 수용하는 부티크 호텔로서, 다른 사람 나아가 다른 취향과의 만남을 연결하는 곳으로 작용한다는 의미에서 호텔의 이름을 ‘Hub’라고 지었다.

호텔 허브의 사이트는 가로수길로 정하였는데, 이는 가로수길이란 곳 자체가 자신의 취향을 공유하거나 자기 표현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개인 숍을 내면서 생겨난 곳이기 때문이다. 

현재의 가로수길은 그러한 성격을 잃고 대형 자본에 의해 획일화된 대도시 거리가 되어가고 있으므로, 구상해놓은 시나리오에 호텔 허브로 인해 가로수길이 옛 모습을 되찾는다는 것을 추가하기로 하였다. 기존 가로수길이 갖고 있던 산책길의 성격을 가장 잘 보존하고 있는 거리를 찾아 그 거리의 연장선상에 호텔이 놓이게 해 하나의 길 역할을 함과 동시에 가로수길의 허브로서 작용하도록 건물의 전체 매스와 동선을 구성했다. 그 안에 방 유닛들을 교류를 위한 공간으로 작용하도록 배치하고 그 공간 안과 사이사이에 여러 장치를 두어 투숙객이 공간을 직접 만들고(DIY) 자신의 목적에 맞게 타인과 교류할 수 있도록 하였다. 방 유닛은 하나의 로프트 룸(loft room)으로, 호텔이면서도 방을 교류할 수 있게 복층으로 하여 한층은 침실, 한 층은 소셜 룸(socialroom)이 되게 하였다.

구체적인 장치는 다음과 같다. 먼저 투숙객은 혼자 여행을 온 30대 여성으로 호텔 허브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방을 예약한다. 투숙객으로 등록되면 그녀의 페이스북 ‘좋아요(like)’ 목록이 호텔에 제공되고, 이에 따라 호텔은 그녀와 취향이 비슷한 투숙객들 쪽 방을 배치해준다.

이제 자신의 방에 들어오면 유닛 가구와 창문 모양을 마음대로 배치하며 자신의 방을 꾸민다. 그리고 이를 앱으로 공유해 자신의 활동을 알리고 다른 사람들의 활동도 보며, 원한다면 교류 활동을 기획한다.

옆방과 교류 활동을 기획한 경우 소셜룸의 벽을 터서 방을 공유할 수 있다. 떼어낸 벽은 가구가 될 수 있어 새롭게 방에 배치할 수 있고, 벽이 떼어지면 방의 파사드 중 복도 쪽 파사드가 방이 합쳐졌음을 보여주도록 두 방의 색깔이 합쳐진 줄무늬 패턴으로 변한다.

건너편 방과 교류 활동을 기획한 경우 허브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이것은 ㅁ자형 복도 가운데에 레일을 따라 움직이도록 마련된 공용 공간으로 평소엔 그저 건너편 복도와의 다리 역할을 하지만, 이 공간을 자신들의 방 앞으로 끌고 와 건너편 방과 특정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곳으로 변모시킬 수 있다.

이 모든 호텔 내부 활동은 호텔의 애플리케이션뿐만 아니라 호텔 외벽에 부착된 스크린과 로비 내벽에 부착된 스크린을 통해서 외부인들도 볼 수 있다. 가로수길을 방문한 사람들은 길을 걸으며, 혹은 호텔 1층 내부에 마련된 레스토랑이나 카페를 이용하며 호텔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얼마나 다양한 취향이 만나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내는지 볼 수 있다.

Hotel Hub

분량1,984자 / 4분 / 도판 6장

발행일2012년 6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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