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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yperspace, evolution of Ecdysis Form

손근영, 남가근, 변지영


손근영 경일대학교 건축학전공
남가근 국립금오공과대학교 건축학전공
변지영 국립금오공과대학교 건축학전공


#01. 전체 배경: 설계 방향

우리가 다시 쓴 건축은 ‘보존’과 ‘훼손’이라는 상반되는 이야기에서 어떻게 공존시킬 것인가에 초점을 두었다. 고고학자는 과거의 흔적을 발굴하고 고유 특성을 분석하며, 발명가는 이를 토대로 변화를 창출하여 미래를 설계한다. 1980년대 건축을 다시 쓰는 작업은 일상적이고 대중적인 건축 요소를 특별하게 재해석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도시와 주변 여느 건물을 함께 분석하여 블록 내부 공간 틈으로부터 버려진 공간과 비효율적 구조를 재조명하고, 예상치 못한 잠재적 가치를 일깨워주는 프로젝트였다. 우리가 제안하는 ‘하이퍼스페이스’는 80년대 건축에 사용된 덧대기 요소와 데드스페이스를 분석하여 외부 계단 요소와 에어컨 실외기 설치 구조에 보존 가치가 있다고 보고 새로운 스케일 관점으로 공간을 변형하고 작동할 수 있도록 하였다. 단순한 무빙슬라브가 아닌 하이퍼스페이스(초월공간)는 80년대 덧대기 요소를 자유롭게 변형 조립하여 80년대 이미지를 유지한 ‘움직이는 공간의 유형화’라는 의미에서 나오게 되었다. 이러한 “다시쓰기”의 과정은 보존을 위한 훼손의 가치라는 유연한 변화 가능성을 함께 고려하며, 지속 가능한 발명품이자 건축의 해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02 ‘발굴 프로세스’의 ‘포커스’: “80년대 건축 양상 분석을 기반으로 건물을 발굴하다.” 

건물은 인간의 신체 구조와 유사한 맥락을 지니고 있다. 인간의 신체 구조에서 가장 단단한 요소와 많은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것은 인간의 뼈다. 신체 구조에서 뼈는 신체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가장 많은 정보를 담아내고 있다. 그렇다면 건축물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어떤 형상으로 적용가능한가? 건물에서의 뼈는 건물의 구조체이다. 구조를 읽어내는 과정에서 건물에 담긴 유전정보는 건물의 탄생(사용승인시점)으로부터 죽음(재개발과 리노베이션의 경계)까지 현재까지의 정보를 찾고 분석해내는 과정이다. 유전정보를 통해 신체의 변화 과정과 정보를 알 수 있듯이 건물의 유전정보를 분석하여 건물의 삶과 변천과정을 추정하고, 잔재로 남아있던 형상을 새롭게 재해석하여 80년대 건물의 방향을 정의하고자 한다. 

대표적으로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대로11길 이 주변은 70, 80, 90년대의 성격이 강한 동네로 옛 건물들이 주로 분포해있다. 그 동네에서 발견한 이 여느 건물은 한눈에 봐도 정말 수없이 변화가 많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참전용사’의 모습처럼 원형이 완전히 훼손되고, 녹슬고, 덧붙여진 모습이었다. 한국의 80년대 건물들을 수없이 보며 살아왔지만, 이런 잔재로 남은 건물을 어떻게든 살려내며 새롭게 다시 써보는 ‘건축’을 하고자 이 여느 건물을 선정하게 되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놓인 이 여느 건물은 85년 승인받았던 원형의 모습과 현재의 모습이 대조되며, 결국 미완성의 모습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중간에 일부 절단되어버린 단면의 모습과 마감처리가 안 된 부서진 입면, 그리고 의도하지 않은 불필요한 덧대기요소가 건물의 원형을 훼손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유전정보 덕분에 건물의 변천 과정을 유추하고 원형을 복구하기 위해 “보존을 위한 훼손의 가치”를 정의할 수 있었다. 또한 훼손된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붙여진 캐노피 요소, 사이트 대지를 적절하게 활용하지 못하고, 버려진 공간들로 인해 사람들에게 지저분하고 불편한 존재가 되어버렸다. 이 한강대로 동네는 신용산역과 맥락이 연결되어 있으며, 식당과 카페의 분포도가 높은 동네이다. 충분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건물들이 빈번하여 거리에서 웨이팅을 하는 사람들의 비율은 높으며, 쉽게 보이지 않지만 버려진 공간들로 인해 환경은 점점 파괴되고 동네가 쇠퇴하고 있다. 발굴을 위해서 건물만 바라보는 것이 아닌 주변 컨텍스트와 건물의 관계를 파악하며 보이는 요소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요소를 발견하고 건물의 예상치 못한 존재성을 파악할 때가 발굴해내는 과정이라고 판단했다. 

#03. 보존과 훼손의 상반된 개념이 공존: 기존 80년대 건축 양상을 분석하여 스케일의 변화로 공간을 재해석 

발명된 배면의 투명성과 덧대기 공간은 1980년대 건물 본질이자 단면의 구조적인 공간 가치를 보존하기 위한 일종의 훼손이다. 배면은 희생을 감수하며, 지난 40년간 유지해온 거리와의 관계를 존중하는 동시에 건물에 미래 가치를 부여한다. 일부 절단된 후 오랜 세월 외피 없이 홀로 버텨온 배면의 벽을 또다시 허물고 훼손했지만, 건물의 본질인 구조와 내부 프로그램은 유지된다. 투명한 창이 제공하는 공간 홍보 효과는 80년대 입면디자인을 훼손하던 간판의 역할을 대신한다. 투명성 공간 자체가 건물 프로그램의 마케팅 전략으로도 작용한다. 디지털 전광판이 보편화된 시대에, 이 공간은 가장 솔직하고 생동감 있는 전광판의 역할을 할 것이다. 이로써 ‘훼손’과 ‘보존’이라는 상반된 개념이 서로를 보완하며 공존하는 건축적 가치를 실현한 건물이 된다.

#04. 발명 제안서의 주요안 “Evolution of ecdysis Form”, 공간의 탈피 그리고 진화” 

80년대 건축 양상 분석에서 우리는 “보존을 위한 훼손의 가치” 맥락을 토대로, 공간의 본질 요소인 벽과 슬라브의 ‘탈정형화’를 이루고자 한다. 이를 통해 80년대 건축물의 유전정보인 단면 구조 맥락의 본질을 강화하고, 과거 80년대 사용승인된 근현대 건축물의 이미지와 현재를 잇는 연결고리로써 작용하는 입면의 쓰임 가치를 보존한다. 예상치 못한 반전을 보여주는 “Ecdysis of Space”(공간의 탈피)를 통해 “Dynamic of HyperSpace”를 제안하고자 한다. 기존의 획일적인 공간 배치방식을 벗어나 Moving Slab & Moving Wall이라는 새로운 공간 테크닉을 적용하여 80년대 건축 양상의 정형 스타일을 탈피한 역동적인 형상을 보여주고자 한다.


심사위원 질의응답

이상윤 첫 번째 페이지의 렌더링 이미지를 메인 이미지로 선정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Hyperspace 원래 첫 페이지에 ‘하이퍼스페이스’를 보여주고 싶었는데, 결국 모든 건물은 입구에서 출발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어서 이 입구를 지나면서 건물이 시작되는 모습을 메인 샷으로 넣게 되었다.

이상윤 ‘원형 복원’이라는 표현을 많이 썼는데, 이 부분에서 절단면 오른쪽이 원형이고 왼쪽이 새롭게 부여되는 면이라는 설명이 맞나? 그리고 같은 재료를 수평과 수직으로 구분해서 사용한 의도도 궁금하다.

Hyperspace 발굴 과정에서 건물 입면이 잘린 흔적을 찾으면서 ‘아, 원형이 있었구나’ 하고 알게 되었다. 원형이 어떻게 정확히 생겼는지는 모르지만, 그것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일종의 발명 프로세스라고 보았다. 기존 건축가가 유지하려 했던 부분은 간판 같은 요소가 아니라 타일이나 벽돌 등 재료적인 요소라고 판단했고, 그래서 같은 재료에서 틀만 수평과 수직으로 구분해 새롭게 가치를 부여한 것이다. 하이퍼스페이스가 내부 공간을 끌어들여 외부 공간과 거리 요소까지 연결하며, 건물과 블록 단위, 사람과 사람 사이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하는 인터페이스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보존된 요소로 입면 디자인한 것이다. 또한 일부러 남아있는 외곽선을 살린 이유도 건축가뿐 아니라 건물에 접근하는 외부인도 건물의 변화된 점을 한 번 더 인지하길 바랐기 때문이다. 건물의 변화 과정에 재미 요소를 담고 싶었다.

이상윤 불법 증축된 부분을 찾아 철거하고 그 부분에 계단과 공용 공간을 새로 넣었는데, 증축한 부분과 철거한 계단 부분을 합쳐 공용 공간으로 만든 과정에서 어떤 의미를 부여한 것인가? 그리고 이 계단이 높이 조절이 가능한 키네틱(움직이는) 구조로 바뀐 것도 맞나? 1차 때는 정확하게 구현하지는 않았지만 간단하게 보여주었고, 이번에는 이 시스템을 발명 요소로 넣은 것인가?

Hyperspace 맞다. 1차 제출물과 최종 발표 내용 모두에 하이퍼스페이스 무빙 슬라브가 포함되어 있다. 이 슬라브가 움직이면서 기존에 있던 스킵플로어 형태와 연결되고, 주변에 원형 공간과도 유기적으로 연결돼 공간을 확장하는 시스템이다. 그래서 하이퍼스페이스는 단순한 외부 계단과 설비 요소의 조합을 넘어서 여러 조합으로 움직이는 슬라브 형태가 될 수 있고, 80년대 고밀도 건축 요소 안에서 건물 단위로 긴밀하게 연결하는 시도로 제안한 것이다.

양수인 오늘 발표에서 너무 어려운 단어와 복잡한 설명이 많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 앞으로 건축 발표나 클라이언트 미팅에서 좀 더 쉽고 명료하게, (건축에 관심이 없는) 엄마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설명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세 분 발표 모두 조금씩 그런 경향이 있었던 것 같은데, 다시 한번 점검해 보면 좋겠다.

정림학생건축상 2025 ‘고고학자와 발명가’ 공개 심사 영상 / 입선 – The Hyperspace, evolution of Ecdysis Form

원고화 및 편집 심미선

The Hyperspace, evolution of Ecdysis Form

분량4,401자 / 9분 / 도판 13장

발행일2025년 9월 8일

유형작업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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