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평
양수인, 이상윤
분량4,291자 / 8분
발행일2025년 9월 8일
유형해설
정림학생건축상 2025는 ‘고고학자와 발명가’를 주제로, 과거 건축물, 특히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건물의 가치를 발굴하며 이를 기반으로 미래지향적이고 창의적인 해법을 제시하는 도전의 장이었습니다. 참가작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주제를 해석하며 다양한 스케일과 맥락에서 건축적 가능성을 탐구했습니다. 다시쓰기 대상인 ‘여느 건물’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반지하, 학교, 목욕탕, 그리고 건물에 부착된 기능적 요소들이 자주 다루어진 점은 흥미로웠습니다.
도시의 틈새 공간 활용, 기존 건축물의 공동체적 재구성, 특정 프로그램을 재해석한 공간 활용 등 각 작품은 독창적인 접근 방식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번 공모전에서 선정된 대상작 5개는 창의성, 완성도, 실현 가능성 등 여러 평가 기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발굴상과 발명상 수상작들은 철저한 조사와 분석을 기반으로 한 기발하고 도전적인 아이디어로 주목받았습니다. 이러한 작품들은 건축이 단순히 물리적 공간을 창조하는 것을 넘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설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특히, 지금 학생인 예비 건축가들이 졸업해서 만나게 될 우리 도시에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어떤 건축적 접근이 필요할 것인지를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 심사위원 양수인
이번 공모전은 단순한 리모델링을 넘어 건축의 사회적 역할과 지속 가능성을 고민하며 시대적 맥락을 반영한 건축적 해법을 제시하는 데 집중했다. 예상보다 훨씬 깊이 있는 접근과 다양한 시각이 담긴 작품이 많았으며, 실현 가능성과 창의성, 그리고 사회적 의미를 균형 있게 담아낸 점에서 매우 고무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특히, 입선작을 포함한 모든 제출작이 ‘다시 쓰기’라는 주제를 단순한 물리적 개보수 차원을 넘어 다양한 맥락 속에서 공간과 장소를 재해석하고 미래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풀어낸 점이 인상적이었다. 이는 건축이 단순한 형태적 실험을 넘어 사회적 가치와 미래적 가능성을 내포한 지속 가능한 행위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공모전을 통해 학생들이 탐구한 ‘다시 쓰기’ 방식은 앞으로의 건축 실무에서도 유의미한 방향성을 제공할 것이다. 사회적·환경적 변화에 따라 신축보다 점점 더 주류가 되어가는 개보수와 재활용 건축이 더욱 활성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참가자들이 제안한 아이디어들이 미래 건축의 중요한 사례로 남을 것으로 기대된다. 창의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접근을 통해 새로운 건축적 전형을 만들어낸 모든 참가자들에게 축하와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 심사위원 이상윤
[대상+발굴상] 수유리 8-1=1
기존 주택 8채를 하나의 공동체 마을로 재구성한 이 작품은 과거 건축물의 구조와 맥락을 존중하면서도 새로운 사회적 연결성을 창출했습니다. 공동 마당 조성을 통해 공동체적 삶의 가능성을 제안한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다만, 개인 프라이버시 보장에 대한 추가적인 고려가 있었다면 더욱 완성도 높은 설계안이 되었을 것입니다. 이 작품은 대상작 중에서도 발굴 과정에서 보여준 성실성과 깊이가 단연 돋보였으므로 발굴상을 동시 수상했습니다. 발굴 과정을 설계에 효과적으로 반영해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었으며, 이러한 노력은 공모전 주제인 ‘발굴’의 본질을 가장 잘 이해하고 구현한 사례라고 생각됩니다. — 양수인
발굴의 관점에서 개인적 여지공간을 공공성의 발명으로 확장한 접근이 매우 인상적이다. 체크리스트 작업을 통한 객관적 설득력과 ‘비움’을 ‘채움을 위한 전략’으로 활용한 점이 신선하다. 단순한 건물 개보수를 넘어 새로운 공동체 주거 유형을 제시하며, 재개발과 리모델링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기에 충분하다. 또한, 정직하면서도 밀도 있게 기존 건축물의 민낯을 조사한 점이 돋보였다. 건축의 고상함이 아닌, 일상 속 건축을 면밀하게 분석하며 공간의 본질을 탐구한 접근, 그리고 기존 건축 요소를 세심하게 기록하고 해석하는 독창적인 방식으로 공간이 가지는 실제적인 의미와 가치를 조명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 이상윤
[대상] 0.5번지
이 작품은 도시 내 작은 틈새 공간들을 발굴하여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점이 돋보였습니다. 특히, 소규모 공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창조적 활용 방안을 탐구하며 도시 재생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습니다. 건축 외적으로 전체적인 프레젠테이션의 수준도 높았습니다. — 양수인
맞벽건축의 새로운 대안을 창의적으로 제시하며, 보편적인 건축 기준을 특수한 해법으로 전환한 점이 인상적이다. 기존 건물과의 연결부위를 활용해 새로운 입면을 구성하고, 유휴공간을 건축적 요소로 변모시키는 과정에서 독창성이 빛났다. 단순한 공간 활용을 넘어 공간 확장의 가능성을 제안한 점에서 창의성과 실용성이 조화를 이루었다. — 이상윤
[대상] 양파건축 가이드북
‘양파’라는 은유를 통해 건축의 다층성과 복합성을 창의적으로 표현한 이 작품은 기존 건축물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탐구했습니다. 다양한 층위에서 공간 활용 가능성을 제시한 점이 독창적이었지만, 실제로 어느 정도의 건축적인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으로 남아있습니다. — 양수인
도려내고 덧붙이며 연결하는 과정을 면밀하게 분석하여 시간의 적층, 시공 순서, 비용 문제 등을 단계별로 해결하려는 현실적인 접근 방식이 돋보인다. 건축적 개입을 통해 대상지의 변화를 유기적으로 이끌어낸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변화하는 도시 환경 속에서 적용 가능성이 높은 작품이다. — 이상윤
[대상] 홍은문화탕
오래된 목욕탕을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이 작품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독창적인 공간 디자인을 선보였습니다. 지역 사회와의 상호작용을 강화하고 기존 프로그램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점이 돋보였으며, 기존 건물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고민과 새로운 구조체의 제안이 인상적이었습니다. — 양수인
단순한 건축 개조를 넘어 동네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반영한 점이 인상적이다. 건축물대장뿐만 아니라 주변 건물의 이력까지 조사하며 지역성과 건축적 의미를 조화롭게 풀어낸 점이 돋보였다. 특히 탑다운 방식의 구조와 저층부의 기존 건물 활용 방식이 미래적 미학과 과거적 정취를 동시에 담아낸 점에서 균형 잡힌 건축적 해석을 보여주었다. — 이상윤
[대상] 옹벽 품은 집
옹벽이라는 제한적인 요소를 창의적으로 활용하여 새로운 주거 공간을 창조한 이 작품은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디자인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건축환경, 동네 스케일의 공공공간 형성, 독특한 구조 방식 등 2차 심사에서 가장 많은 발전을 보여주었기에 특히 반가운 제출안이었습니다. — 양수인
경사지와 옹벽이라는 불리한 조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이를 새로운 건축적 가능성으로 전환한 점이 높이 평가된다. 옹벽의 그늘진 공간을 새로운 프로그램이 수용 가능한 형태로 변화시키는 과정이 흥미로웠으며, 다양한 건축적 요소를 고려한 실험적인 제안이 신선한 해법을 제시했다. — 이상윤
[발명상] 반지하_2030ver.
발명상을 수상한 ‘반지하_2030ver.’는 서울시 반지하 주거 문제와 물 관리 시스템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려는 기발하고 도전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했습니다. 기존 반지하 공간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접근 방식은 매우 혁신적이며, 도시 문제 해결에 있어 건축이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였습니다. 다만, 실현 가능성과 구체적인 기술적 접근 방안에 대한 추가 연구가 요구됩니다. — 양수인
매크로한 도시적 인프라 시설부터 마이크로한 건축과 설비 요소까지 폭넓게 다룬 리서치 과정이 돋보였다. 도시와 건축을 연결하는 다층적 시각에서 환경에 대한 해석과 정교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건축과 도시의 관계를 새롭게 조망한 창의적인 방식이 높이 평가된다. — 이상윤
양수인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와 뉴욕 컬럼비아 건축대학원에서 공부했다. 2005년부터 컬럼비아에서 설계스튜디오와 세미나를 가르치며 뉴욕에서 설계사무실 더리빙을 운영했고, 2011년 귀국하면서 서울에 삶것을 시작했다. 삶것은 건축에 기반을 둔 디자인회사로, 레드 닷 디자인 어워드, iF 디자인 어워드, 대한민국 광고대상 및 건축문화대상에서 수상했으며, 2017년 뉴욕의 MoMA와 국립현대미술관이 주최하는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 공모에서 우승했다. lifethings.in
이상윤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와 미국 하버드 대학원(GSD)을 졸업했다. 미국 Cambridge 소재의 GUND Partnership에서 다년간의 실무와 Boston Architectural College에서 강의를 한 후, 2009년부터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 건축학부 교수로 부임하여 친환경과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건축디자인 최적화 프로세스, 도시 및 건축재생 등을 연구하며, 대표 작업으로는 인제 기적의 도서관, 아모레퍼시픽 백서, 방화11단지 환경개선사업,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 정의관 증개축 등이 있다.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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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2025년 9월 8일
유형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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