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정림건축문화재단 포럼 시리즈 <당선작들, 안녕하십니까>의 현장 이야기를 글로 옮겨 기록한 것입니다. <당선작들, 안녕하십니까>는 공공건축 당선작의 핵심 디자인, 실현 과정, 운영 상태를 모니터링함으로써 건축의 공공성에 대한 관심과 인식이 사회에 건강하게 자리잡는 데 도움이 되고자 마련되었습니다. 당선과 완공이라는 단편적 관심이 아니라, 그 앞과 뒤, 과정 전반에 걸친 의사결정과 협의 과정을 짚어봄으로써 당선작이 지나는 복잡한 경로를 살폈습니다.
지난 2023년에는 천년의 문, 등촌동 어울림플라자, 서울로봇인공지능과학관, 강감찬도시농업센터, 노무현시민센터, 이렇게 다섯 개 공공건축 프로젝트 진행 과정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천년의 문은 2023년 초에 불거진 서울링 사건으로 느닷없이 재소환된 지난 세기말 국가 프로젝트의 어둡고 힘겨운 시간을 복기했습니다. 등촌동 어울림플라자는 처음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한데 어울려 각자의 일상을 영유할 수 있는 공공장소를 만드는 프로젝트입니다. 서울로봇인공지능과학관은 허술한 기획과 비현실적인 예산과 기술의 피상적 이해가 공공건축을 어떻게 잘못된 방향으로 밀고 가는지 다시 한번 보여줍니다. 강감찬도시농업센터는 공모 당선작은 아니지만 적절한 기획과 상호신뢰 속에 태어난 성공적인 공공공간입니다. 반 공공건축이라고 할 수 있는 노무현시민센터는 시민에 의해 향유되는 진정한 공공성의 공간은 어때야 하는지, 또 어떨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모델을 남겼습니다. 이번에도 이야기 주요 당사자는 설계자 그룹이지만, 건축 협회, CM 단장, 시설의 기획자와 운영자 들의 귀한 목소리를 최대한 함께 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