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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빌리온 – 건축, 미술, 디자인의 경계

이충기

파빌리온은 박람회의 별관 전시관이나 공연회의 임시 공연장 혹은 다목적 용도로 지은 한시적인 가건물이나 특설 건물, 작은 구조물, 기능을 가진 오브제 등의 공간과 형태를 가진 구축물을 말한다. 파빌리온은 구조와 기능에 있어서의 일시성과 융통성, 확장성이라는 특성을 지닌다. 건축물과는 달리 구조성, 기능성이라는 규범에서 벗어날 수 있어 디자인 측면에서 작가에게는 매우 실험적이고 자유롭고 독창성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되며, 대중에게는 미술과 건축의 경계 영역에서 체험할 수 있는 장소와 공간에 대한 매력을 발산한다. 이것이 파빌리온이 새로운 경험을 가능케 하는 이유이다. 스타 건축가인 렘 콜하스(Rem Koolhaas), 알바로 시자(Alvaro Siza), 자하 하디드(Zaha Hadid), 도요 이토(Toyo Ito), 장 누벨(Jean Nouvel), 세지마 가즈요(Sejima Kazuyo), 페터 춤토르(Peter Zumthor), 프랑크 게리(Frank Gehry) 등은 파빌리온 프로젝트를 통해 좋은 평가를 받고 건축을 예술적 영역으로 확장하는 역할을 했다. 이 건축가들은 파빌리온 프로젝트를 통해 자신이 상상하는 건축의 꿈을 한시적으로 재현할 수 있다는 매력에 끌려 자신의 이름을 걸고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자신의 개성을 드러냄과 동시에 예술가적 이미지까지 얻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안양예술공원, 광주어반폴리(Gwangju Urban Folly),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청광장 프로젝트 등에서 파빌리온 프로젝트 사례를 찾을 수 있다. 이들은 서울시청광장 프로젝트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공공예술과 아트프로젝트 형식으로 조성된 파빌리온으로, 오브제 성격의 영구설치물로 제작되어 공간적 성격을 드러내기보다는 설치미술 분야에 치우치는 경향을 드러낸 경향이 두드러진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광주어반폴리 프로젝트는 광주 디자인 비엔날레 행사 중 하나로 장식적인 폴리의 기능을 넘어 광주 도심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하는 파빌리온의 개념에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1년에는 플로리안 베이겔(Florian Beigel), 피터 아이젠만(Peter Eisenman), 조성룡, 도미니크 페로(Dominique Perrault), 알레한드로 자에라폴로(Alejandro Zaera-Polo), 후안 헤레로스(Juan Herreros) 등의 건축가가 참여했다. 국외에서는 영국 런던의 ‘서펜타인갤러리(Serpentine Gallery)의 파빌리온 프로젝트’와 미국 뉴욕 MoMA의 ‘젊은 건축가프로그램’, 이탈리아 건축회사 파크 어소시에이티(Park Associati)가 진행하는 ‘더 큐브 프로젝트(The Cube)’, 스웨덴 키빅의 ‘키빅아트센터(Kivik Art Centre) 파빌리온’을 대표적 사례로 들 수 있다. 그리고 유명기업의 브랜드와 함께하는 파빌리온 프로젝트로는 ‘코카콜라 비트박스 파빌리온’, ‘에르메스메종 파빌리온’, ‘샤넬모바일 파빌리온’, ‘프라다 파빌리온’ 등을 들 수 있다.

서펜타인 갤러리는 세계 최고의 파빌리온 프로젝트로 2000년, 고 다이애나 왕비의 후원으로 탄생했다. 런던 켄싱턴가든의 서펜타인갤러리 옆 잔디마당에서 매년 7월부터 10월까지 진행하는 행사로 서펜타인 갤러리는 한 해 평균 80만 명이 방문하는 유명 갤러리로 자리를 잡게 됐다 . 런던에 건물을 설계한 경험이 없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최고의 건축가들을 1년에 한 명씩 초청하여 작가에게 실험성과 독창성을 발휘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지금까지 도요 이토, 오스카 니마이어(Oscar Niemeyer), 알바로 시자, 헤르조그 앤 드뫼론(Herzog & De Meuron)(아티스트 아이웨이웨이와 공동작업), 렘 콜하스, 페터 춤토르, 장 누벨, 후지모토 소우(Fujimoto Sou) 등의 건축가들이 초대됐다 .

파크 어소시에이티의 ‘더 큐브 파빌리온 프로젝트’는 이탈리아 건축 회사 파크 어소시에이티가 일렉트로룩스와 함께 진행하는 3개월 시한부의 팝업 레스토랑 프로젝트다. 2011년 벨기에의 생캉 트네르 개선문 꼭대기에 더 큐브 프로젝트를 시작하여 밀라노 두오모광장, 런던 로열페스티벌 홀 옥상을 거쳐 스위스, 러시아, 스웨덴 등 세계 30개국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투명 유리를 주 소재로 각국의 도시적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명소의 꼭대기나 노출된 장소를 선택하여 전망과 레스토랑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키빅아트센터 파빌리온은 스웨덴 남쪽 키빅 지방의 컨템퍼러리 미술관의 주최로 2007년부터 건축과 미술, 디자인의 연결을 목표로 건축가, 미술가, 디자이너가 협력하여 미래지향적인 파빌리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북유럽 대표건축가인 키에틸 토르센과 크레이그 디커스, 영국의 데이비드 치퍼필드와 설치미술가 안토니 곰리, 핀란드 건축가 마티 수로넨 등이 참여하여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외에도 브랜드와 결합하여 홍보 및 전시용으로 기획된 파빌리온 프로젝트가 있다. 퍼닐라 오스테드(Pernilla Ohrstedt)와 아시프 칸(Asif Khan)이 디자인하여 개최 시기에 맞춰 런던올림픽 경기장 내에 설치했던 거대한 악기 프로젝트인 코카콜라의 비트박스 파빌리온, 시게루 반(Shigeru Ban)이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발표한 종이튜브 구조의 전시용 파빌리온, 자하 하디드가 256개의 조각으로 디자인한 제품 전시 용도인 에르메스메종 파빌리온 등의 사례를 들 수 있다.

이충기 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파빌리온 – 건축, 미술, 디자인의 경계

분량2,640자 / 5분

발행일2015년 5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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