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데식 돔 / geodesic dome
권소윤, 김세진, 배윤경, 이진, 최병하
분량3,415자 / 7분 / 도판 1장
발행일2024년 7월 9일
유형좌담

최병하 제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오데식 돔은 삼각형들이 서로 만나서 공 모양을 이루는 돔입니다. 미국의 발명가 벅민스터 풀러(Buckminster Fuller)가 직선 재료만으로 돔을 만들기 위해 생각한 것으로, 각각의 직선은 측지선(Geodesic)이 됩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노먼 포스터가 벅민스터 풀러와 협업한 기후사무소(Climatroffice)를 생각해 볼 수 있어요. 기후사무소는 자연과 사무실이 하나의 공간 안에 합쳐지는 것을 목표로 설계한 연구 프로젝트였는데요. 노먼 포스터는 자연을 건축물 내부로 가져오기 위해 벅민스터 풀러가 발명한 지오데식 돔을 활용해 거대한 유리 돔을 만들었습니다.
김세진 말씀하신 내용이 모두 맞는 말이라, 특별히 추가할 내용은 없을 것 같습니다. 공 모양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쉽게 설명하기 위해 구보다는 공을 쓰신 것 같네요. 유기적인 형태에 대해 기하학적으로 정리하다 보면 삼각형으로 잘게 잘게 나누는 것들이 기존에 있는 모양을 가장 잘 나타내 줍니다. 얼굴을 스캔한다고 했을 때도 마찬가지죠.
이진 그러면 일반적인 돔과 지오데식 돔은 어떤 차이가 있다고 얘기를 해주는 게 좋은 설명일까요? 비전문가가 단번에 그 차이를 상상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배윤경 돔은 어쨌든 일반적으로 돔 형상의 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지오데식은 두 지점 간의 가장 짧은 거리, 곡면에서의 선을 뜻합니다. 가장 짧은 선으로 이루어진 돔이 지오데식 돔이라고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벅민스터 풀러는 항상 최소의 부재와 경량을 고려하였는데, 그런 맥락에서 가장 짧은 선으로 구성된 돔의 형태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김세진 지오데식 돔도 결국 삼각형 구조의 일환인 거잖아요. 그래서 저는 경량성과 연결이 된다고 생각하는데요. 노먼 포스터가 만든 건축물 중에 철근 콘크리트로 지어진 건물이 사실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선으로 만들어진 부재로 경량의 구조물을 만드는데요. 사실은 다이아그리드도, 지오데식 돔도 마찬가지인 거죠. 결국에는 최소한의 재료로 최대의 효율을 낼 수 있는 삼각형 구조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권소윤 돔이라는 단어에만 초점을 맞춰서 생각하면, 피렌체에 있는 두오모의 돔과 지오데식 돔을 비교해 보는 방법이 생각났습니다. 피렌체의 돔은 그 돔을 만들기 위해서 140년 동안 공사를 진행할 만큼 큰 사건을 겪었는데요. 지오데식 돔은 이런 기술적인 한계를 경량성으로 풀어내는 것 같은데, 이런 부분에서 건축의 시대적인 부분을 강조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과거의 돔과 현재의 돔의 차이의 관점이 어떻게 보면 노먼 포스터가 지향하는 지향점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배윤경 제가 볼 때는 거기까지 얘기를 하게 되면 너무 이해하기에 개념이 무거워질 것 같아요. 돔도 우리 용어 중에 하나잖아요. 지오데식 돔에서도 추가 부연 설명이 필요하다면, 별표 또는 각주 처리를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전문 용어를 너무 많이 포괄하려다 보면 글이 길어질듯 싶습니다. 그래서 지오데식 돔 같은 경우에는 좀 특별하게 다룰 필요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어쨌든 돔의 역사는 오래됐잖아요. 그리고 과거에 비해서 요즘의 돔은 가볍고 투명해요. 피렌체에서는 돔을 못 만들어서 뚜껑을 계속 못 덮고 있었던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죠. 그렇다면 지금은 훨씬 진보한 세계에 살고 있는 걸까요? 잘 풀어내보면, 용어와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아서 어려운 용어를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진 지오데식 돔이 언제쯤부터 만들어진 방법인가요? 만들어지게 된 배경을 대략적으로 알면 도움이 될듯 합니다.
배윤경 어쨌든 벅민스터 풀러가 자기가 발명했다고 공식적으로 정리를 했어요. 그가 활동했던 시기니까 한 60년대쯤 아닐까 싶네요.
이진 그 정도라고 추측해 볼 수 있을까요? 정확한 건 한번 찾아보면 되겠지만 이게 얼마나 현대적인 용어인가에 대해서 의문이 들어서요. 피렌체의 두오모까지 논의되다 보니 이 용어가 얼마나 현대화된 용어일까가 고민스럽게 다가오네요. 혹시 그 부분에 대해서 김세진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세진 다이아그리드(diagrid)는 따로 병기가 되어 있는 거죠? 옛날에 지구마을이라고 서울랜드에 비슷한 형태가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잘 만들지 않는 모양이죠. 아까 통합성이라고 설명을 드렸지만, 지금은 자유로운 형상으로 만들어진 통합된 공간들이 더 많이 나오는 시기에요. 그래서 저는 철 지난 개념으로 느껴지기도 한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저는 그리드(grid)랑 연계해서 설명을 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긴 해요. 그러면, 말씀해 주신 것처럼 굳이 과거의 돔을 끌고 오지 않고, 작성자분께서 여행에서 마주한 예로 명쾌하게 지오데식 돔에 대해 설명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병하 질문이 하나 있는데요. 다이아그리드나 지오데식 돔과 같은 선형 부재들을 사용한 노먼 포스터의 건축이 결국에는 최적화, 경량화 그리고 실내에 기둥이 없는 대형 공간이라는 세 가지를 추구하기 위해 사용했던 방법론적인 부분들인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이것들을 표현해 내기 위해서 노먼 포스터가 사용했던 구조적인 방법들에 대해 설명하고자 할 때, 60년대에는 지오데식 돔을, 근래에 와서는 다이아그리드를, 이런 식으로 설명하는 게 좋을까요?
김세진 일단은 시대마다 첨단의 기술에 맞게 진화했다고 보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요.
최병하 진화적이고 통시적인 관점, 시간 순서의 방법으로 해석해야 할까요? 쉬운 용어 해설집을 만드는 데 있어서요.
김세진 시간적인 구조의 발전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런 부분들은 시간에 따른 기술의 발전과 그때 할 수 있었던 최첨단 기술을 사용한다고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서 베를린에 있는 라이스닥(Reichstag) 같은 경우는 지오데식 돔으로 만들어진 돔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그걸로 짓지는 않았습니다. 어쨌든 지오데식 돔은 작은 삼각형들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모습보다는 훨씬 더 시각적인 구조물일 수밖에 없거든요. 당시에는 아치와 같은 형태로 만들어서 사람들이 밖을 내다보는 게 더 중요한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시야를 확보하려는 차원의 새로운 구조 시스템을 사용할 수 밖에 없었어요. 그 때문에 시간적인 측면도 중요하기도 하지만, 어떤 식으로 그 건물이 사용될 것인가 하는 내부 사용과의 연계성을 고려해랴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병하 결국에는 경량화, 최적화가 계속 반복적으로 언급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혹시 한 번에 ‘어떠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사용했던 구조적인 방법 중 하나들이다.’라고 설명할 수 있는 건지 궁금했습니다.
김세진 뭉뚱그려질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어떤 특정한 구조 시스템을 꼭 써야겠다는 방식이 아니라 가장 최적화되고 최대한 경량화할 수 있는 부분들로 선택적으로 적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별도로 생각하지 않고 하나의 프로젝트 내에서 다 같이 보셔도 크게 무리는 없을 것 같아요.
이진 그럼 이제 지오데식 돔에 대한 논의도 마무리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오데식 돔 / geodesic dome
분량3,415자 / 7분 / 도판 1장
발행일2024년 7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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