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세그리티 / tensegrity
김세진, 김지우, 배윤경, 심서영, 이진, 최병하
분량2,643자 / 5분 / 도판 1장
발행일2024년 7월 9일
유형좌담

윤서희 저는 한 문장으로 텐세그리티를 정리해 보았는데요. 텐세그리티는 긴장(tension)과 안정성, 온전함(integrity)의 합성어로, 재료들이 밀고 당기는 힘을 주고 받아서 건축물이 균형을 이룰 수 있게 하는 형식입니다. 선생님들께서 보시기에 이 한 문장으로 충분한 정의가 될까요?
배윤경 기본적으로는 저는 괜찮다고 봅니다.
김세진 저는 건축을 전공하신 분이 아니라면 늘어나는 힘과 눌리는 힘을 받는다는 게 무엇인지 머릿속에서 그림이 잘 안 그려질 것 같긴 합니다. 사실 기본적으로 모든 건물들은 압축력과 인장력을 견디고 있는 게 당연한 거잖아요. 그런데 이 경우에는 조금 더 독특하단 말이죠. 예를 들어, 압축력을 받는 단단한 부재, 인장력을 담당하는 와이어, 아니면 얇은 선형과 같은 부재들을 조합해서 쓰는 재료적인 측면을 좀 더 얘기를 해줘야 될지, 확연히 다른 두 개의 재료들을 조합해서 힘의 평형을 이룬다는 것을 얘기해야 할지 등 어떤 부연 설명이 필요한 건지 고민이 되더라고요.
이진 노먼 포스터는 텐세그리티는 어떨 때 주로 많이 쓰나요? 너무 기본적인 조건이라 모든 경우에 쓰이나요?
배윤경 제가 볼 때 노먼 포스터는 텐세그리티를 직접적으로 강조해서 쓰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이탈리아 베니스 비엔날레 때 만든 파빌리온이 있거든요. 가운데가 철 부재였던 것 같은데요. 가운데 큰 막대가 있고 그 옆에서 당기는 케이블이 있어 천막 같은 구조입니다. 이런 형태를 보면 포스터는 벅민스터 풀러(Buckminster Fuller)와 케네스 스넬슨(Kenneth Snelson)이 시도한 것과 다르게, 텐세그리티를 가지고 무언가를 엄청나게 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뜻은 쉽게 말하자면, 천막 구조라고 보시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요.
김세진 사전적인 정의는 틀린 게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이해하기로는 막대가 있고 케이블이 있어서 적절하게 지탱을 하는 구조가 텐세그리티입니다. 하지만 텐세그리티는 벅민스터 풀러가 최소한의 재료를 사용하기 위해서 만든 것이고, 장력 구조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그의 철학을 이어가자면 지오데식 돔처럼 모든 것을 막대로 만드는 형태와 비교해서, 훨씬 더 적은 재료를 사용하자는 취지의 장력 구조로 이해를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말씀하신 것처럼 막 구조로 이해할 수도 있죠. 꼭 공중에 떠 있는 것들만을 대변하는 건 아니고요. 즉, 최소한의 재료를 가지고 인장력을 활용해 만들어낼 수 있는 구조물의 일환으로 보는 게 더 적절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지우 저는 텐세그리티 구조를 최근에 봤는데요. 여기서 느껴지는 어떤 시각적 공중부양, 말씀하신 대로 떠다니는 감각, 시각적 감각이 엄청나게 컸습니다. 말씀해 주신 것처럼 눌러 내는 힘, 누르는 힘은 모든 구조에 쓰이는 힘들이니까요. 때문에 시각적인 효과에 관해서 서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예시 사진을 보여주는 게 저는 텐세그리티를 설명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일듯 합니다.
이진 텐세그리티를 설명하기에는 노먼 포스터의 사례가 이해하기에 쉽지는 않은 것 같아요.
김지우 맞습니다. 딱 봤을 때 떠다니는 느낌, 마법 같은 느낌이 많이 없어서요. 마법 같은 느낌이 중력을 거스르는 듯 표현되어 있으면 최적의 사례라고 생각됩니다.
심서영 김세진 선생님의 노먼 포스터 강의에서 포스터가 경량성을 선택한 이유가 플로어 플랜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서 라고 해주셨던 것 그리고 그 바닥에 붙어 있는 구조체들을 최소화해서 마치 떠다니듯이 천장을 구성하고 그 밑에 자유롭게 공간을 활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해 주신 부분이 용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텐세그리티가 줄 수 있는 경량성이 어찌 보면 노먼 포스터가 생각하는 동선의 자유나 아니면 플로어 플랜에서의 자유를 좀 더 추구할 수 있게 도와주는 방식이라고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배윤경 좋은 말씀이신 것 같아요. 왜 이런 것들을 전시에서 언급하는지에 대해서 이해하기에 더 좋을 것 같아요.
이진 저도 비슷한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왜냐면 텐세그리티만 딱 놓고 봤을 때는 사실 그 의미가 크게 와닿지는 않았습니다. 아까 마법이라고도 얘기해 주셨는데 정말 그냥 붕붕 떠 있는 형이 시각적이면서 추상적인 무엇일텐데, 노먼 포스터가 어떤 맥락에 이것을 썼는지 그리고 그 사례를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김세진 텐세그리티는 아시겠지만 실제로 건축물로 구현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구조입니다. 그래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천막 구조가 그걸 대변할 텐데요. 저는 아까 보여드렸던 바르셀로나의 통신 타워가 장력을 이용한 좋은 사례라 생각해요. 노먼 포스터가 한 건 아니지만 그 주탑(Pylon)에서 텐세그리티의 원리에 따라 장력을 이용했던 것을 노먼 포스터가 조금 더 건축화시켰던 작업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최병하 어떤 용어를 설명함에 있어서 전문가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인들에게는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텐세그리티를 검색해 봤을 때 중력을 거스르는 구조체, 인장력을 사용한 구조체라고 주로 많이들 설명하고 있더라고요. 모든 구조물이 중력을 거스르고 떠받들고 있다고 하지만 일반인이 텐세그리티라는 단어를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까 지우님이 말씀하셨던 마법 같은 느낌이 가장 부합하는 표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 수사 어구 같은 것도 용어를 설명하는 데 참고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텐세그리티 / tensegrity
분량2,643자 / 5분 / 도판 1장
발행일2024년 7월 9일
유형좌담
『건축신문』 웹사이트 공개된 모든 텍스트는 발췌, 인용, 참조, 링크 등 모든 방식으로 자유롭게 활용 및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원문의 출처 및 저자(필자) 정보는 반드시 밝혀 표기해야 합니다.
『건축신문』 웹사이트 공개된 이미지의 복제, 전송, 배포 등 모든 경우의 재사용을 위해서는 반드시 원 저작자의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