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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핏 / retrofit

권소윤, 김세진, 배윤경, 심서영, 이진

권소윤 저는 처음에 배윤경 건축가님께서 정리해 주신 부분, 언론이 담고 있는 레트로핏의 의미, 그리고 노먼 포스터가 정의하고 있는 레트로핏을 나누어 정리했습니다. 또 키워드를 읽고 쉬운 글쓰기를 할 때 나름의 소제목을 “역사의 재창조, 레트로핏”으로 달기도 했어요. 이렇게 최종적으로 정리한 레트로핏은 역사적 건물의 구성 요소를 목적과 용도에 따라 현재 시대에 맞게 새롭게 만드는 것입니다.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오래된 설비를 바꾸는 것도 레트로핏에 포함됩니다. 미래 세대를 위해 환경을 보호하고 자원을 아껴 사용하여 오래 지속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 미래를 모두 존중하는 방식입니다.

배윤경 너무 잘 정리하셨고 자료 조사도 많이 하셨네요. 다만 저의 피드백이 이런 형식으로 담겨도 좋지만, 과연 다른 경우에도 이와 같은 레트로핏의 의미 적용이 가능할까 의문이 들었어요. 역사의 재창조라고 압축하신 부분이랑 건축적 해석이 같이 하나로 잘 섞여 정리되면 좋을듯 한데요. 김세진 선생님은 레트로핏을 어떻게 보세요? 충분한 설명인가요?

김세진 리모델링과 관련된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레트로핏이라는 단어를 쓰죠. 제가 느끼기에는 사전적으로는 새로운 장치들을 투입해서 무엇인가를 더 좋아지게 만든다는 뜻인 거잖아요. 기존 건물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다고 표현을 하죠. 권소윤님이 써주신 역사의 재창조 아니면 기존 건물에 뭔가 새로운 활력과 생기를 불어넣는 의미 정도로 해석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진 레트로핏이라는 용어는 쓰이는 맥락에 따라 의미가 조금 더 확장될 수 있는 듯 보입니다. 예를 들어 그 건축물이 오래 전 지어진 박물관처럼 어떤 역사를 품고 있는 건축물이라고 하면 역사적 보존 혹은 온고지신의 정신으로 해설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만약 문화적 측면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성을 위한 효율 혹은 환경적 이슈들을 근거로 하고 있다면 이때는 설비를 업그레이드하는 레트로핏의 의미일 수도 있겠습니다. 저는 노먼 포스터가 이와 같은 두 입장을 모두 취하고 있는 것 같은데 다른 분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김세진 역사의 재창조라고 해설한 부분이 다소 과하게 느껴져 그렇게 생각하신 듯합니다. 저도 그 부분의 의미는 이해하지만, 일반적으로는 그리 거창한 의미로 쓰이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새로운 그리고 조금 더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주자는 게 기본적인 바탕인 것 같고요. 여기에 환경적인 얘기가 더해져 더 풍성해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배윤경 일반적으로 봤을 때는 리모델링의 뜻도 있지만, 저는 에너지와 관련된 것으로 많이 이해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설비를 교체하는 것도 분명히 레트로핏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죠. 예를 들어 열 회수 장치 같은 것만 바꿔서 새롭게 해도 에너지 절약을 많이 할 수 있으니까 말이죠. 하지만 설비 같은 것을 바꾸는 것에 대해서 일반적으로 대단하다고 평가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역사의 재창조보다는 좀 더 현실적이고 친환경적인 문제로 생각하여 설비 쪽을 바꾸는 것도 중요한 의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진 저는 결과적으로 ‘레트로(Retro)’라고 하는 것을 무엇으로 정의할 것이냐의 문제라 생각합니다. 레트로가 어떤 문화적인 관점에서의 레트로인 것이냐 아니면 노후화된 시설에 대한 레트로인 것이냐, 그 두 가지에 대해서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어쨌든 다시 한번 ‘핏(Fit)’을 만들어낸다는 관점에서 레트로핏을 봐야 되지 않을까요? 특히 노먼 포스터는 이 두 가지를 모두 실천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특정 어떤 사례에서는 무게 중심이 한 쪽으로 조금 더 쏠릴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용어를 해설할 때에는 두 가지 측면을 같이 쓰면 어떨지 싶습니다. 즉, ‘건축물의 특이점에 따라 조금씩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정도로 정의를 해보면 어떨까요?

심서영 노먼 포스터에 대해 공부하면서 느꼈던 레트로핏의 중요 지점은 그가 미래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와 연결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노먼 포스터가 ‘미래란 역사로부터 시작이 되고, 우리는 그로부터 배운다’고 얘기를 하는 부분도 있고요. 또 단순히 과거의 건축물을 없애고 더 좋고 효율적인 하이테크 건축을 지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것을 남긴 채 그 위에다 건축물을 짓는 행위는 후기 모더니즘에서 나타나는 시각적인 강조 부분과도 연결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것들은 노먼 포스터가 생각하는 기술의 지향점이나 미래와 관련된 가치관을 생각해 볼 수 있는 부분이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그쪽도 같이 좀 설명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세진 가장 좋은 친환경, 지속 가능한 설계는 지어놓은 건물을 오래 쓰는 거라고들 이야기 하거든요. 아마 지금 말씀하신 맥락이랑 그런 부분들이 조금 일치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드네요.

배윤경 제가 설비 얘기를 해서 너무 설비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결국에는 노먼 포스터에서 다루는 방식이 과거의 건물을 존중하면서 건드리는 부분을 최소화하는 것이 잖아요. 혹은 건드리더라도 새롭게 추가되는 요소들이 너무 드러나지 않게 하죠. 아무튼 잘 숨기거나 아니면 기존의 것이랑 잘 어울리게 새로운 기술들을 접목시키는 방식이 노먼 포스터 회사에서 지향하는 디테일한 부분들이라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뛰어난 회사라 말할 수 있을 것 같고요. 단순히 뭔가를 그냥 더하거나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것이랑 잘 어울리게 한다는 측면에서 과거를 존중한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레트로핏 / retrofit

분량2,672자 / 5분

발행일2024년 7월 9일

유형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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