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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ghtrip

김동범, 김태규, 오동근


김동범 국민대학교 건축학부
김태규 국민대학교 건축학부
오동근 국민대학교 건축학부


사람들은 선천적인 수면유전자를 지니고 있지만, 전통적인 사회구조 안에서는 본인에게 맞는 수면시간대를 선택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팬데믹으로 인해 비대면수업, 재택 근무 등의 결과로 노동의 자율성을 가지게 되면서 올빼미형 사람도 원래의 수면패턴을 추구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시간에 구속받지 않으며 감각을 일깨워 줄 수 있는 스테이를 계획했습니다.

스테이는 서해에 위치한 섬이기에 조수간만의 차로 진입이 제한되는 시간이 발생합니다. 진입시퀀스를 지나면서 사람들은 다양한 자연환경과 코스믹 오더, 파빌리온을 통해 오감을 자극하는 경험을 쌓게 됩니다. 스테이는 이런 레이어들의 연장선상에 계획되었습니다.

스테이는 기암괴석에서 시작해 갈대평원, 암석 해변, 갯벌과 서해바다를 직접 맞닿는 곳까지 하나의 축선에 올려져있으며 각 특성에 맞춰 눈뿐이 아닌 몸 자체로 자연과 상호작용할 수 있게 배치 및 디자인되었습니다. 사용자는 본인의 경험들을 감각이 제한된 암실에서 브로셔에 기록할 수 있습니다.


페르소나

수면패턴은 선천적인 수면유전자 등 생물학적 특징에 의해서 영향을 받지만, 많은 올빼미형 사람들이 아침형 인간의 기준으로 짜여진 사회 구조 속에서 살아오고 있었다. 팬데믹 이전에는 학교와 회사 등 보편적인 사회 구조 속에서 살아가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서 올빼미형 생활 패턴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런 시대 상황 속에서 팬데믹으로 인한 비대면 수업, 재택 근무 등의 사회적 변화가 오히려 인간의 생활 사이클에 자유성을 가져왔다. 

  • 팬데믹 이전부터 생활패턴이 자유로운 사람: 사진작가, 예술작가, 바텐더 등
  • 팬데믹 이후부터 생활패턴이 자유로워진 사람: IT업계 종사자, 대학생(비대면 수업 수강) 등 
  • 밤의 고즈넉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즐기고, 일의 효율이 올라가는 사람들.
  • 밤에 약해지는 시각적인 감각을 대신하여 강해지는 다른 감각들의 효과를 즐기고 싶고, 다양한 오감의 체험을 통해서 영감을 받고 힐링을 하고 싶은 여행자들.

여행지

스테이는 인천에 위치한 무의도의 남단 끝 노지이다. 차로 닿을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약 30분, 평탄한 둘레길을 걸어 들어가면 사람의 손때가 묻지 않은 해변이 나온다. 동대문 뿌리를 넘어 해변을 따라 걷다보면 사이트에 도착하게 된다. 한국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적갈색 화강암 기암괴석을 시작으로 갈대평야, 돌해변, 갯벌을 지나 서해 바다가 펼쳐진다.

해변은 서해의 특성상 조수간만의 차이로 인해 잠겼다 드러나기를 반복한다. 자연은 스테이로의 진입을 통제하는 장치가 된다. 해녀도를 부근으로 일출을, 반대편으로는 일몰을 모두 목격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파도가 계속해서 깎아낸 지형은 물이 차오르는 바위지역까지와 그 위 평지의 경계를 두드러지게 나타낸다. 

스테이

마스터플랜
프로그램 – Moon Pavilion
프로그램 – Sun Pavilion
프로그램
평면도
평면도
평면도

모형


심사위원 질의응답

노경록 실제로 세렝게티라고 불리는 곳이 있나? 왜 이런 이름이 붙었는지 아는가?

Nightrip 그렇다. 지도 앱에 ‘무의도 세렝게티’라고 검색하면 나온다. 실제 사이트에 가보면 높이 솟은 바위가 마치 세렝게티 같은 느낌을 준다. 그래서 이런 이름이 붙은 것 같다. 

노경록 프로젝트 제목도 그렇고, 페르소나로 설정한 올빼미족과 그 형성 배경에 대한 이야기도 무척 흥미로웠다. 그런데 그게 스테이 공간에서 풍부하게 드러나는지는 모르겠다. 어디에 가장 중점을 두고 설계를 했는지 조금 더 설명해달라. 

Nightrip 밤을 표현할 때, 시각이 아닌 다른 감각에 집중했기 때문에 표현하기 어려운 지점이 있었다. 창문을 열어두었을 때 갈대가 흔들리는 소리와 바다에서 들려오는 파도 소리가 동시에 들리고, 바다 냄새가 나는 것을 상상하며 설계했다. 

노경록 이 사이트에 몇 번 정도 가보았나?

Nightrip 다 같이 간 건 한 번이지만, 밤의 분위기를 보기 위해 따로 한번 더 찾아서 세렝게티 바위 앞에 텐트를 치고 하룻밤 자고 왔다.

박중현 처음부터 무의도를 생각하고 컨셉을 정했는지, 아니면 밤의 여행을 위해 찾다보니 무의도에 가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Nightrip 처음에는 컨셉 없이 자연 경관이 특별한 장소들을 찾고 있었다. 여러 후보 중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좋은 무의도에 먼저 가보기로 결정하게 되었다. 가서 직접 시퀀스를 경험해 보고, 바다에 의해 진입 시간이 제한된다는 점을 활용하여 ‘밤의 여행’을 기획하게 되었다. 

박중현 출품작 중에서 단위 면적이 가장 넓은 프로젝트라 가격이 더욱 궁금해진다. 

Nightrip 1박 기준 1-4인까지 머물 수 있으며 가격은 50-70만 원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오감에 집중하고 내면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건축적인 경험을 주고 싶었는데, 가격이 너무 높아지면 대중성이 떨어져 접근 가능한 사람의 수가 줄어들 것 같았다. 그래서 시장조사 결과보다 낮은 가격을 책정했다. 또한, 우리는 건축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결국 이 이야기는 주위를 둘러싼 자연에서 완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점 또한 반영하여 가격을 책정하였다. 

노경록 이 제안의 경우, 시퀀스가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 이 흐름의 종착역이라고 할 수 있는 건물의 방향을 저렇게 잡은 이유가 따로 있나? 

Nightrip 마스터플랜을 보면, 3번 선 파빌리온을 통해 스테이 건물을 처음으로 마주하게 된다. 우리는 이때 시각적인 것이 배제되기를 바랐다. 창 또한 불투명하게 표현했는데, 이 불투명한 창으로 인해 내부에 어떤 것이 있는지 잘 보이지 않는 상태이길 원했고, 그걸 모르는 상태로 들어와서 경험해야 나머지 감각이 더 극대화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3번에서 진입하는 건물의 축을 90도로 한 번 틀게 되었다. 

이상묵 다양한 해법이 있었을 텐데 아주 확실하게 리니어한 해법을 선택했다. 여기에 분명한 의도가 있을 것 같은데 설명해달라. 

Nightrip 이 사이트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가 조수간만의 차이라고 생각했고, 그러한 변화가 반복되면서 우리가 느끼는 감각의 변화가 동시에 일어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저 안쪽의 암석에서부터 바닥까지 이어지는 공간의 변화를 감각의 조절을 통해 극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것이 리니어한 방식이라고 생각하여 택하게 되었다. 

이상묵 그렇다면 이 스테이를 소개하는 한 문장은 무엇인가? 

Nightrip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오감을 향유하는 밤의 스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정림학생건축상 2023 ‘취향거처, 다름의 여행’ 입선 Nightrip 공개 심사 영상

원고화 및 편집 최정원

Nightrip

분량3,252자 / 6분 / 도판 11장

발행일2023년 11월 17일

유형작업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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