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육도
김영훈, 박유빈, 한승주
분량5,070자 / 10분 / 도판 18장
발행일2023년 11월 17일
유형작업설명
김영훈 충북대학교 건축학과
박유빈 충북대학교 건축학과
한승주 충북대학교 건축학과

초연결시대는 끊임없는 사회적 연결을 만들어내며, 이와 동시에 지속적인 연결로 인해 초개인화 시대가 가속화된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을 통해 개인과 공동체의 관계를 원시적, 사회적, 개인적 공동체로 재구성하고 근미래의 여행을 제안하고자 한다.
서산 땅 위의 섬이라는 뜻의 서산육도는 사회와 개인의 정체성을 투영하여 이해할 수 있다. 바다로 둘러싸였던 대섬 주변은 간척되어, 갯벌과 바다가 논으로 바뀌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곳을 여전히 본래의 정체성이 담긴 이름 ‘대섬’으로 부른다. 따라서 대섬(서산육도)의 원시성을 복원하고 바다와 논의 어휘로 공간을 규준하고 땅의 시간의 층위를 드러내었다.
또한 목적에 따른 이동성 속에서 시간, 장소 그리고 행위가 얽히는 지점이 ‘개인적 공동체’로의 가능성이 있음을 암시하며 네트워크, 시각적 연결성, 공간에서의 복합적 행위를 고려해 공간을 배치하였다.
서산육도에서 누군가의 취향이 아닌 자신만의 공간을 구축하며, 우연과 개인의 취향이 만들어낸 여정이 자신과 공동체를 찾아가는 재인식의 여정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여행지
변화와 재인식의 땅, 서산
서산이라는 도시는 다양한 관광자원이 있기는 하지만 교통발달의 부재로 많이 발길이 많이 닿지 않고 있다. 서산은 산, 바다, 들, 갯벌등 우리나라에서 볼수 있는 많은 자연환경을 압축적으로 경험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다양한 식자재가 생산되고 경험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이러한 서산의 다양성을 경험하고 선택하게 하여 우리의 인식을 확장시켜 줄 수 있는 장소로서 활용해 보고자 한다.
간척으로 숨겨지고, 드러난 대지
아직 발굴되지 않은 장소, 바다와 갯벌은 새로운 땅으로 뒤덮어 잔존하는 것들의 관계를 재구성한다. 간척된 땅은 시간의 층위를 갖고 있으며 갯골의 생태계는 논과 흐르는 물에 의해 대전환이 일어난다. 이러한 땅을 인간, 개인으로 투영하는 순간, 재인식하고 발굴하는 과정에서 개인과의 관계를 재인식하고 현대 사회속 자신과 원초적 행위와 취향에 대한 탐색을 위한 장소로의 가능성으로 이어진다.

페르소나
원시적 공동체 속 개인적 공동체, 가족
가족이라는 공동체는 우리가 태어나자마자 속해지는 공동체로 가장 근본적이고 원시적인 형태의 공동체이다. 그러나 공동체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개인의 변화는 이러한 가족 마저도 느슨하게 만든다. 가족여행도 빈도가 많이 줄고 가족여행를 가는 방식도 바뀌고 있어 우리의 상황을 가장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예시라고 생각하였다.

시나리오
가족, 그리고 근미래의 가족여행
이제 가족이 여행을 가더라도 똑같은 곳에 가서 똑같은 것을 먹고 똑같은 것을 보는 것이 아닌, 함께 가더라도 각자의 요구에 의해서 원하는 활동을 하고 스테이에서 할수 있는 활동들을 다양하게 선택하고 즐길 수 있는 여행이 근미래의 가족여행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타임 테이블은 가상으로 스테이에서 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활동들을 가지고 개인의 스케줄을 짜본 것이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개인은 가족 외의 새로운 개인적 공동체를 만들어 보는 경험을 하게 한다.

스테이


프로그램
취향 거처
- 객실: 자신의 취향에 맞추어 선택하고 들어내는 객실로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가구를 선정하여 자유롭게 배치하는 등의 행위를 하며 자신을 자유롭게 드러낼 수 있는 역할로서의 공간
취향 공간
- 식당: 하루의 여정을 마치고 돌아와 지인들 또는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각자의 취향을 담은 경험을 공유하는 장이 된다. 운영시간 이외에는 자유롭게 이용하며 내가 아닌 타인을 위한 요리를 하거나 주문된 도시락을 가지고 개인 공간에서 즐길 수 있다.
- 쇼룸: 쌀, 가죽 공예 등 개인이 스테이에서 겪었거나 개인적 공동체와 나눈 경험들이 종합된 공간으로 지역 특산물과 공예가나 예술가들이 만든 작업을 구경하거나 구매로 이어질 수 있는 공간이다.
- 트래킹: 스테이 너머의 둘레길과 섬 안길은 복원된 섬의 생태계나 타인과의 우연한 만남과 취향 가득한 이벤트의 가능성이 있는 곳이다.
- 요가/명상공간: 대지와 논의 수평선과 마주하는 곳으로 정적이면서 가변적인 공용공간으로서 함께하거나 혼자 사색하는 공간으로 제안한다.
- 주조/가죽공방: 취향과 행위의 복합성이 발현되는 곳으로 각자의 선택과 목적에 의해 한 공간에서 새로운 관계 구축과 이벤트가 일어남을 기대할 수 있다.
- 자쿠지: 땅이 가지고 있는 시간의 단면이 드러나는 곳으로 논바닥에 반쯤 묻혀 있는 공간이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수로의 물소리와 따뜻한 수공간이 감각으로의 집중과 개인에 대한 사유로 이어지는 공간이다.
취향 요식
- ‘먹는다’의 여정: 먹는 행위 그 자체에 집중하다 보면 단순히 맛 뿐만 아니라 누구와 어떻게 먹는지에 대한 가치를 알 수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나누고, 그 경험을 공유하며 원초적 행위 중 하나인 ‘먹기’는 이번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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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 질의응답
노경록 어떻게 이 사이트를 발굴하게 되었나?
서산육도 사이트를 발굴하기 이전에 공동체와 개인에 대해 집중적으로 탐구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면서 개인이나 공동체의 행위가 다층적으로 중첩되어 나타난다는 생각을 했다. 사이트는 우연히 발견했다. 바다가 간척되면서 땅이 생겨나고, 그것이 개간되며 여러 층위의 켜가 쌓여가는 과정이 개인과 개인이 만나 그 안에 새로운 시간의 켜가 중첩되는 과정과 유사하게 느껴져서 선택하게 되었다.
노경록 일상적으로 가보기는 어려운 땅인데, 어떻게 그걸 우연하게 발견했는지 궁금하다. 유사한 지역을 찾다 보니 알게된 것인가? 아니면 원래 알고 있던 땅인데 컨셉과 맞아 떨어진 것인가?
서산육도 평소에 알고 있던 땅은 아니나 간척에 대한 정보가 많았다. 간척지 위주로 찾아보다 ‘대섬’이 섬이면서도 섬이 아닌 장소의 특성을 모두 보인다는 점이 흥미로워 이 땅을 선택하게 되었다.
노경록 일반적으로 여행이라고 하면 평소에 하지 못하던 것을 하기 위해 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팀은 아예 새로운 여행법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현재의 스테이는 감각 있는 호스트가 제안한 공간을 즐기기 위해 찾아가는 곳이라면, 서산육도는 내가 선택한 요소들로 구성된 여행과 공간을 제안한다. 이러한 방식을 생각한 이유가 있나?
서산육도 근미래에는 스테이가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또한 변화할 것이라 생각했다. 발표 초반에 이야기했듯이 개인이나 공동체에 대한 생각이 변화하는 것처럼 스테이에 대한 생각도 발전되고 눈이 높아질 것이라 보았다.
자신의 취향이 존중받길 원하고, 그러한 취향을 드러내길 원하는 사람이 더 많아진다면 개인의 선택이 행위로 이어지고, 그러한 행위가 관계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여행에도 반영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단지 어떤 여행지에 가서 단편적인 경험을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으로 서로 주고 받으며 변화하는 스테이를 설계하고 그에 맞는 여행법을 제안하고자 하였다.
박중현 그동안 생각해보지 못한 대지를 선택했다는 점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그에 반해 서산이라는 지역이 지닌 이야기가 간척에만 한정되어 있고, 이를 보완할 다른 사진이나 서사가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
페르소나로 가족을 설정했다면 다시 한번 가족 여행을 가고 싶어질 정도로 행복한 여행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어야 하는데, 현 시대의 가족상이나 개인과 공동체의 변화에 너무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우리가 지향해야 할 행복한 가족의 모습이 잘 드러나지 않은 것 같다.
이상묵 나는 1차 제출물을 보았을 때보다 발표를 듣고 보니 훨씬 더 좋은 안이라고 느꼈다. 관계의 변화 등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했고, 그 내용이 충분히 반영되어 있어 좋다. 내용 중에 ‘입도 신고서’라는 것이 있는데 여기에는 어떤 의미가 있나?
서산육도 이제는 흙을 덮어 육지가 되었지만 여전히 섬이라는 정체성을 잃지 않고 ‘대섬’이라 불리는 이 땅의 특수성을 여행객들도 인지해주었으면 하는 마음에 ‘입도 신고서’라는 표현을 선택했다.
이상묵 ‘페르소나 타임테이블 다이어그램’을 보면서 깊은 이야기를 담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줄 수 있는지?
서산육도 가족이라는 원시 공동체에서조차 각자의 욕구가 다 다르고 같은 공간에 있더라도 원하는 행위가 다르다는 것을 나타내고 싶었다. 여행하는 동안 시간과 장소를 축으로 각자의 동선을 선으로 표현하면 선과 선이 얽히고 교차하는 지점에서 가족 구성원은 물론 새롭게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드러난다. 바로 이렇게 여러 선이 얽히는 지점에서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개인적 공동체’라는 개념이 만들어지는 것을 표현하였다.
노경록 사이트 주변이 다 논이다. 그러다보니 계절이 상당히 중요할 것 같은데, 혹시 가장 기대되는 계절이나 시간대가 있나? 각자 생각하는 바를 이야기해주어도 좋다.
팀원 A 보통 논이라고 하면 심고 거두는 이미지가 익숙해서 봄이나 가을을 많이 떠올릴 텐데, 오히려 눈에 뒤덮힌 논의 모습을 경험해보는 것도 즐거운 경험일 것 같다.
팀원 B 흔히 생각하는 황금 들녘이 펼쳐진 모습을 감상할 수 있고, 풍부한 재료들로 다양한 맛을 경험할 수 있는 계절인 가을이 가장 좋을 것 같다.
팀원 C 봄과 여름을 꼽고 싶다. 서산육도에서는 여러 개인들이 모여 행위를 공유하고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이 중요한데, 모를 심는 모습을 구경한다거나 논밭에서 잠자리를 잡는 등 다양한 행위를 할 수 있는 봄여름에 특히 그런 모습이 부각될 것 같기 때문이다.
노경록 마지막으로 이 스테이를 소개하는 한 문장과 일박 기준 가격을 알려들라.
서산육도 서산육도를 소개하는 한 문장은 ‘육지 위에 떠 있는 섬에서 취향을 찾아 떠나는 여정’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기준 가격의 경우, 이 정도 넓은 규모의 스테이에 대한 선례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유사한 사례가 아닌, 운영자와 사용자의 입장을 생각하여 가격을 책정했다. 최소한의 개인 공간을 제공하고, 다양한 공유 공간을 제안한다는 점에서 1박 당 30-35만원으로 책정해보았다. 숙박을 하지 않고 점사 머물다 가는 사람의 경우 수에 따라 추가적으로 20만원 정도는 더 지불할 수 있는 곳이라고 본다.
원고화 및 편집 최정원
서산육도
분량5,070자 / 10분 / 도판 18장
발행일2023년 11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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