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거는 저항의 가장 직접적인 행동이다. 권력과 자본이 강요하는 규칙을 거스르겠다는 의사 표현이자 인간의 기본권을 지키겠다는 결의에 찬 모습이기도 하고, 공공장소를 다시 공공으로 돌려놓고자 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한국에서 시민 불복종 운동은 분야를 불문하고 ‘점거’의 형식을 띠고 있다. 물론 뉴욕의 오큐파이, 아랍의 봄, 터키의 게지공원 점거운동, 홍콩의 노란 우산 시위 등에서 보듯이 점거는 보편적인 저항의 표현이다. 박은선(서울), 펠린 탄(이스탄불), 미사코 이치무라(도쿄), 이와사부로 코소(뉴욕) 등 점거의 현장을 누빈 네 명의 글을 통해 오늘날 점거의 의미를 다시금 새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