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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설명회

민성진, 최영덕

2011년 7월 심사위원과 멘토의 주제 선정 회의에 이어, 9월과 11월에는 학생들을 위한 두 차례의 설명회가 있었다. 그리고 12월 16일, SKM 건축사사무소에서 민성진 심사위원과 최영덕 멘토 그리고 박성태 사무국장의 진행으로 현장 설명회를 개최했다. 작품 접수를 앞둔 마지막 모임인 만큼 이 날은 라이프스타일과의 연관성, 5년 후 호텔의 모습 등 좀 더 구체적인 질문들이 쏟아졌다.


심사위원 민성진 (SKM, STUDIO KEN MIN ARCHITECTS 대표. 건축가)
멘토 최영덕 (더호스피탈리티 서비스 대표)
진행 박성태(정림건축문화재단 사무국장)


민성진(민) 기존의 호텔들을 연구하고 그곳에서 사용자의 행위를 단순히 받아들이기보다는 사용자의 행동을 좀 더 나은 방향, 건축가가 원하는 방향으로 개선할 수 있는지와 새로운 창의적인 요소를 찾는 것이 하나의 목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건축이 가치 있는 힘 중 하나가 Alternative한 힘으로 사용자의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호텔 운영자의 조언, 사용자들의 시나리오, 건축가의 아이디어가 프로젝트에 잘 반영되었는지가 중요합니다.

Q. 골프 리조트에는 골프를 즐기기 위해 가는데, 그 사람들이 골프 외에 다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어떻게 바꿔줄 수 있나요?

일반적으로 골프 클럽하우스라 하면 골프 라운딩을 하기 위한 기능의 건축이라 생각하지만, 골프 외에도 그곳에서 할 수 있는 행위들을 생각해 건축에 담으면 사람들의 행동 양식과 라이프스타일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최근 우리가 실행한 프로젝트를 예로 들면, 골프클럽에 스파, 테니스 클럽, 수영장, 등산로 등을 계획해 다양한 계층의 욕구를 충족시키려 했습니다. 그래서 골프 외에도 스파를 즐기기 위해 오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부모들이 골프를 치는 동안 아이들은 테니스 클럽이나, 수영장에서 강습을 받는 등 클럽이 가족들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사람들의 행동을 바꾼다는 것은 그곳에 어떤 것이 필요한지, 그곳에 와서 어떤 활동을 즐기고 싶은지,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상황을 만들 수 있는지 상상하며 계획해야 합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호텔 역시 일반적인 호텔과 달리 장소의 특별함을 준다면 그곳을 찾는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1, 2차 주제 발표회에서 호텔 방문객의 입장에서 동선을 고려해보라 했는데 실제 프로젝트에서 건축가가 어떤 동선 처리를 신경 써야 하나요? 어떻게 예측하나요?

호텔 동선을 상상해보면 차가 있는 경우 주차를 하고, 차가 없는 경우 현관 입구에서 내립니다. 그리고는 대부분 짐을 내리고 프런트 데스크로 이동해 체크인하고 나머지 일행은 기다리거나 로비를 둘러보는 등 서로 다른 행위를 합니다. 체크인이 끝나면 방으로 올라가서 가방을 풀고 커튼을 열어서 조망을 살피거나 화장실을 이용하거나 노트북을 충전하는 등 행위의 동선을 예측해보는 것이죠.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내가 호텔을 간다면‘이런 호텔에 묵고 싶다. 이런 곳이 있으면 좋겠다’고 상상해보기 바랍니다. 목욕탕이 이렇게 생기면 좋겠고 로비에서 이런 행위를 할 수 있으면 좋겠고, 그런 것들… . 자신의 입장에서 잘 생각하길 바랍니다.
건축을 할 때 학생들이 교수, 기성 건축가, 다른 학생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예측하거나 카피하려는 경향이 공모전에도 나타나는데, 본인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호텔이 멋진 호텔인지를 생각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내가 호텔에 갔을 때 무엇을 하고 싶은지 그것에 주력하기 바랍니다.어떻게 사람들을 만나고, 저녁에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면 좋겠는지, 어떤 운동을 하고 어떤 수영장에서 수영하고 싶은지, 객실에서 어떻게 어떤 자세로 TV를 보고, 어떻게 쉬고 싶은지 등. 우리는 그런 행위에 대한 시나리오를 듣고 싶은 것입니다. 세 명의 캐릭터를 제시했으니 그 사람들이 되어서 무엇을 원할지 생각해보고, 또 여러분 이라면 무엇을 원할지도 생각해보면 됩니다. 물리적인 건축 형태나 디자인의 겉모습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으로 사람들의 행동양식을 어떻게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뀌게 할 수 있는지 역시 중요합니다.

Q. 공모전에 참여하는 우리는 학생이기 때문에 호텔 이용 경험이 많지 않아 이미지나 콘셉트를 잡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정보 수집에 대한 조언을 한다면?

최영덕(최) 호텔은 서비스 산업이기 때문에 누구를 대상으로 서비스할지에 따라 그 특징이 바뀌는 것이지 그 안에서 설계 방식의 차이는 없습니다. 일반적인 호텔에서 쉽게 보이는 것도 있을 것이고, 본 프로젝트인 부티크 호텔이 무엇인지 정확히 인식하고 있으면 개념에 적합하게 조금씩 변형해 공간을 배치하여 적절한 공간을 탄생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비즈니스 호텔을 방문해 컨벤션 위주의 동선을 보고 부티크 호텔에 단순하게 적용한다면 문제가 생기겠죠.
보고 싶은 것은 그런 겁니다. 부티크 호텔의 주 고객이 누군지 알고 그들을 고려했는지 여부 등입니다. 중요한 부분을 놓치지 않고 상상하면 우리나라에 부티크 호텔이 별로 없어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특2급 이상의 호텔을 가도 기본적인 공간에 대한 처리를 볼 수 있습니다.

Q. 서비스 동선을 시간대를 달리해 관리하면 되지 않을까요? 꼭 동선이 같아야 하나요?

호텔 내에서 엘리베이터를 사용하면서 카트를 끄는 사람을 만난 적은 없을 겁니다. 이미 분리가 되어 있는 상황이죠. 하지만 서비스를 위해 복도를 하나 더 만들 수는 없습니다. 그런 공간은 고객을 위한 공간이 되는 건데 동선을 최소화하는 게 목적이지 그 서비스를 하는 사람들을 위한 동선을 따로 만들라는 게 아닙니다. 동선을 따로 만들라는 것이 아니고 마찰을 최소화하는 걸 바라는 겁니다.

Q. 라이프스타일과의 연관성은?

디자인적인 요소를 가지고 공간을 창조했을 때 트렌디한 사람들이 어떤 느낌의 공간을 좋아하는지, 그 지역에 묵는 사람들이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는지 등입니다. 제시한 예 중에 한 호텔은 이스탄불에 위치하니 비교적 아랍 스타일이 가미되어 있지 않을까요? 색깔도 골드가 들어가고 패턴도 아라베스크 문양을 가미하면서 그 지역의 특색을 살리는 겁니다. 메리어트 호텔 그룹의 한 브랜드인 에디션 호텔 경우는 와이키키에도 있습니다. 중요한 도시에 자리 잡으면서 파리 에디션, 런던 에디션 등이 기획되고 있고, 해당 지역의 특색을 살린 부티크 호텔을 만들고자 하는데 그 이름조차 한번 들어도 기억에 남도록 해당 지역명에 ‘에디션(Edition)’을 붙였지요. 지역색을 많이 살리고자 한 거죠. 예를 들어 뉴욕의 모건스 호텔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마주하는 팬시한 공간에 대해 나이 든 사람들은 거부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들은 호텔에서 곧바로 배려 받기를 바라는데 본인들의 동선이 길어지면 다음엔 가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몰입을 위한 공간에서 느끼게 되는, 또는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느낌이 드는 이러한 것을‘Entrance Ceremony’라 하는데, 그런 감성을 즐기기 원하는 사람들이 방문하는 겁니다. 예를 들면 민 소장이 작업한 아난티 클럽 서울에서 에스컬레이터로 내려가면서 처음 생각했던 이미지와 다른 멋진 공간이 펼쳐졌을 때, 내가 느끼는 감성은 배가되고 기억에 남아 다시 그곳을 찾게 되는 것이죠.

Q. 참고 자료로 보여준 뉴욕의 허드슨 호텔 콘셉트를 ‘칩 시크(Cheap Chic)’라 했는데, 목적 대상을 정해놓고 정한 콘셉트인지 그냥 디자인적 요소로 정한 콘셉트인지 궁금합니다. 

뉴욕은 공급 대비 수요가 워낙 많은 지역이기 때문에 시설을 늘린다 하더라도 경쟁력을 가지고 회복(recovery) 할 수 있습니다. 다만 800실짜리 호텔을 짓는데 기존의 부티크 호텔에서 사용한 고급스러운 집기류나 가구 등의 수준을 맞출 수는 없습니다. 공사비가 늘어날 텐데 공사비를 감소시키면서 질을 어떻게 유지할지에 대한 부분을 디자인적으로 해결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상을 누구로 하느냐는 이미 가격에서 자연스럽게 정해지는 거죠. 허드슨 호텔은 하루 숙박 요금 100불 대의 부티크 호텔을 만들고자 한 것이고, 그 100불 대의 손님들 중에도 해당 디자인에 반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가정하고 계획한 겁니다. 똑같은 100불 대 호텔이라고 하면 여러분 같은 경우 디자인이 세련된 곳으로 가고 싶습니까, 아니면 그냥 일반적인 호텔에 가고 싶습니까? 답은 명확하지 않나요?

Q. 5년 후 호텔에 관하여. 

흐름을 잘 읽어야 합니다. 5년 후란 여러 가지 의미가 있을 수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호텔이 최초로 기획되고 인허가를 통해 세상에 나오는 데 빠르면 2년 정도가 소요됩니다. 보다 오랜 시간 준비한다면 2~3년 수준인데 그 시간의 차이(time lag)를 얼마만큼 생각해낼 수 있느냐입니다.

내가 생각하는 공간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것인데, 한 사람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 아니고 나와 비슷한 사람들, 우리에게 주어진 캐릭터가 좋아할 만한 공간을 말하는 겁니다. 시나리오가 탄탄하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뒷받침되어 그 공간이 이렇게 계획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설명할수록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깊이 들어가지 않게 ‘시나리오’란 장치를 걸어놓았고, 그 선을 넘어서 지나치게 노력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정확하게 이해를 했느냐가 중요한 겁니다. 여러분의 작품 안에서 그 부분을 이해 못하고 결과물이 보이게 되면 좀 더 고민을 해봐야 하는 거죠.

많은 호텔 사진을 보여줬지만 기존의 호텔을 벗어나서 생각하길 바랍니다. 지금의 부티크 호텔은 이런 형태이지만, 5년 후 부티크 호텔은 어떻게 성장할지 모릅니다. 최초의 부티크 호텔들은 디자인만 강조했지만 그게 다시 발전해 작고 세련되고 또 다시 대형화되면서 값은 저렴해지는 등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진화할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야 합니다. 앞을 잘 풀면 뒤의 공간은 잘 보일 수 있죠. 어느 정도 말이 되고 얘깃거리가 되어야 합니다.

또 하나, 지나친 상상에 대한 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호텔 체크인에 무인 시스템을 가지고 진행하겠다고 하면, 그에 따른 전제 조건이 필요합니다. 즉 이 경우 해당 호텔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종업원들이 서비스해준다는 부분에 그다지 민감하지 않다라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대다수의 고객이 그러한 부분을 편하게 생각한다면 무인 시스템은 호텔을 특징지어줄 요소이기도 하지만, 그 전제들에 대한 고민도 없이 이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현장 설명회

분량5,099자 / 10분

발행일2012년 6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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