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시대
박창현
분량1,474자 / 3분
발행일2022년 10월 28일
유형인터뷰
건물의 수명
이미 여러 나라에서 인구가 줄기 시작했고, 감소 속도가 빨라졌다. 이는 지금 지어지는 건물을 쓸 사람이 사라진다는 의미다. 일본도 1970~80년대에 소방서, 경찰서와 같은 관공서를 많이 지었는데 다수가 통폐합되었고, 빈 건물은 흉물로 남아 슬럼화 됐다. 그래서 바바 마사타카(도쿄R부동산) 같은 사람이 등장해 공간이 필요한 사람에게 빈 관공서 건물을 렌탈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여전히 공공건축물을 새로 짓고 있다. 건축가들은 당장 일이 많아서 좋을지 모르겠지만, 20년, 빠르면 10년 내에 큰 부담으로 되돌아올 것이다. 급격히 축소되고 있는 국내 지방 도시에 체육관을 짓는다면 조만간 관리 비용만 축내는 애물단지가 될 것이 뻔하다. 이제라도 건물을 기획할 때, 공모 준비 단계부터 장기적인 활용 방안을 마련하고 설계한다면 건물의 수명을 훨씬 연장할 수 있을 것이다.
면적의 다변화
민간 영역에서는 다른 각도로 접근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요즘 1인 세대수가 급격하게 늘고 2~3인 세대는 줄어서 2~3인 주거의 평면을 나누는 작업을 많이 한다. 이를 법제화해서 허용하는 것처럼, 1인 세대를 위한 작은 집들이 지나치게 많아진 상태에서 다른 수요가 발생하는 경우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1인 거주 면적 기준을 25~30m2로 잡을 때, 일반적인 저층형 집합주택은 대지 면적에 따라 한 층에 두 집 아니면 세 집이 살 수 있다. 우리는 같은 층에 위치한 여러 세대를 합칠 경우를 상정해 세대 간의 벽을 털어낼 수 있는 유닛을 개발했고, 설계에 반영하고 있다. 공동주택에서는 법적 제약이 있어 적용하기 쉽지 않다. 당장은 여러 한계가 있더라도, 공공 영역에서만큼은 인구 변화를 고려한 대안을 설계안에 반영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장려해야한다. 왜냐하면 우리에게 곧 닥칠 미래이기 때문이다.
설계 교육
건축학과에서 신축 설계 교육만을 계속해야 할까? 홍콩이나 대만처럼 땅이 비좁은 나라는 신축 기회가 드물다. 그러다 보니까 건축을 공부한 졸업생들이 대부분 인테리어나 리노베이션 분야로 간다. 국내 건축학과는 리노베이션 관련 설계 수업을 대체로 한 학기 정도 개설하는 것으로 안다. 앞으로는 빈 집, 빈 건물을 리노베이션 하는 교육의 비중을 더 높여야 할 것이다.
오래된 건물을 리노베이션 하면서 상대적으로 낙후된 소방, 전기, 설비, 구조 등을 어떻게 계획에 포함해야 하는지도 배워야 하고, 프로그램 전용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학교로 쓰이던 건물을 병원으로 바꿔본다든지, 기존 병원 건물에 절반만 다른 프로그램을 도입한다면 병원과 어떤 프로그램이 만났을 때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같이 이야기해 보는 등 기획에 관련된 훈련이 필요하다. 환경 문제와 관련해서도 기존에 있던 건물들을 어떻게 다시 재활용하고 업사이클링 할 것인지 고민하는 수업이 많아지고 관심이 더 커져야 한다. 그런 면에서 건축가는 여전히 할 일이 많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인터뷰이 박창현 / 인터뷰어 김상호 / 원고화 및 편집 심미선
리모델링 시대
분량1,474자 / 3분
발행일2022년 10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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