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하는 공간
정혜수, 이동준, 김계형
분량2,194자 / 4분 / 도판 1장
발행일2014년 7월 10일
유형작업설명
정혜수 명지대학교 건축학과
이동준 명지대학교 건축학과
김계형 명지대학교 건축학과

개인의 움직임과 패턴에 민감해진 사회는 어떠한 모습으로 변해 나갈까? 우리는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기술들이 이미 발전되었고 정교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몇몇은 우려의 목소리를 던지기도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모든 분야가 철저히 개개인에 맞추어 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순간에도 나에 관한, 정보들이 수없이 많이 노출되고 이에 따른 서비스는 변화하고 있다. 그리고 그 이유가 무엇이든지 간에 끊임없이 제공되는 우리들의 정보를 이용하여 다양한 서비스들이 우리에게 맞추려고 시도하고 있다. 사회의 어떠한 큰 틀의 방향을 예측하여 과감하게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당장 우리가 내일 학교에서 마주할 도구들과 공장에서 이용할 기계들이 점차 개인을 읽어가고 거기에 맞추어지리라는 것은 사실이다. 개인의 욕구를 충족하는 것을 넘어서 개인을 이해하고 개인과 이야기하는 사회가 되는 것이다. 모든 패러다임은 조금씩 과도기를 겪을 것으로 예상한다. 교육부터 시작하여, 산업현장, 시장논리, 그 모든 것이 개인을 이해해야 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기대하지 못했던 새로운 이야기를 생산해 낼 것이다. 변화는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되어왔고, 산업은 발전되어 왔으며, 사회는 변화를 맞이할 준비가 되었다. 근미래의 개인 생산방식은 먼 곳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지금 우리 주변에서 이미 일어나고 있다.
개인 생산방식이란 무엇일까?
그 물음에서 우리의 프로젝트는 시작되었다. 개인 생산방식이 의미하는 바가 정말 개인에게 맞는 물질적 생산만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래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미래 사회에서의 개인 생산이란, 이미 디자인된 가이드를 따라서 개인의 취향에 맞게 물건을 생산하는 것으로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행동하는 모든 행위와 패턴에 반응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이미 사회의 다양한 물건들이 개인의 움직임과 패턴을 읽어내고 그에게 맞는 콘텐츠를 추천하거나 원하는 행동을 미리 준비하여 묻고 있다. 개인의 생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산업현장 등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이러한 현상은 점점 뚜렷해지고 조금 더 섬세해지고 있다. 그러기에 우리는 자기표현을 극대화하여 나타낸 안무가 ‘김정수’를 통해 개인 생산방식에 의한 건축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그녀에게 완전히 개인화된 공간인 ‘대화하는 공간’을 통해서 말이다.
건축주 선정의 이유
우리는 일전에 정의한 개인 생산 방식은 있는 그대로 가장 잘 표현하기 위하여 어떠한 건축주를 선정해야 하는지 생각해보았다. 건축주 선정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자신이 무언가를 끊임없이 표현해야 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과 그것이 추상적 표현이기보다는 물리적 표현인 것이 좋다고 생각하였다. 그 결과, 끊임없이 행동으로 자기표현을 하는 안무가를 건축주로 선정하기로 하였다. 그래서 우리가 선정한 건축주는 안무가 ‘김정수’이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건축주 본인에 게 맞는 가장 개인화된 공간을 설계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본 결과 그녀에게 있어 생활은 곧 춤이며 그녀의 생활공간은 춤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함을 알 수 있었다.
공간화된 응답
그녀와의 인터뷰를 토대로 그녀는 어떠한 제약에서도 스스로 자유로워지고자 했다. 공간은 그녀의 움직임에 어떠한 선입견도 불어넣지 않으려 공간에 익명성을 부여하고, 공간의 중심을 파악하기 어렵게 하고자 했다. 그리고 공간의 방향성을 제거함으로써 어떠한 공간 전체가 부여하는 방향성이 없도록 하였다. 우리는 무엇보다 안무가의 동작과 대화하는 공간을 구성하기 위하여, 분석된 공간을 구성하기 위하여 분석된 동작을 바탕으로 추상화하는 작업을 통해 건축적으로 표현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따라서 그녀의 동작을 2차원 선으로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하였다. 2차원으로 추상화된 값을 바탕으로 움직임을 3차원으로 치환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로써 동작을 분석하여 얻은 값으로 익명이었던 벽면에 움직임을 부여하여 안무가 김정수와 공간이 대화하도록 했다. 3D 분석 값의 면들을 가지고 공간을 구성함으로써 안무가의 움직임으로부터 응답하는 공간을 구성하였다. 모든 것이 배제된 무의 공간에서 안무가는 공간이라는 감각과 끊임없이 대화하며 자신의 춤을 춘다. 이 공간을 통하여 안무가 자신이 완전히 공간과 소통하기를 바라며, 춤이 곧 삶이라는 그녀의 이야기대로 춤으로서의 대화에 완전히 몰입하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대화하는 공간
분량2,194자 / 4분 / 도판 1장
발행일2014년 7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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