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평
황두진
분량2,012자 / 4분
발행일2015년 6월 26일
유형비평
심사위원 대표 황두진
<정림학생건축상 2015>에서는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가 이루어졌다. 우선 과정이 길고 험난했다. 참가자들은 예선 기간 동안 3회에 걸쳐 성과물을 제출해야 했고 최종 결선은 또 이와 별도였다. 결국 4회의 성과물 제출이 있었던 셈이다.
다음으로는 개방형 공모전이었다는 사실을 들 수 있다. 예선은 전적으로 온라인으로만 이루어졌고 참가자는 물론 일반인도 해당 사이트에 들어가면 그 내용을 다 볼 수 있다. 즉, 단순 관람이 아니라 토론도 가능한 구조였다. 이에 따라 주어진 주제 안에서 또 다른 움직임을 만들어내려는 시도들이 있었다. (심사위원들은 이를 ‘공모전 안의 공모전’이라고 불렀다.)
또 다른 시도는 각종 IT 기술을 최대한 응용한 방식이었다는 점이다. 참가자의 성과물은 이번 공모전을 위해 특별히 개발, 제작된 온라인 사이트에 올리도록 했고, 특히 모델링은 구글어스 (Google Earth)에 가상 대지선을 깔고 각자 해당하는 사이트에 좌표를 입력하여 올리도록 했다. 4명의 심사위원이 서로 시차가 다른 지구상의 세 도시에 있었던 관계로 심사 자료는 ‘구글 다큐멘트’로 공유했고, 매회 제출된 결과물의 평가는 서로 시간대를 맞춰 ‘구글 행아웃’으로 실시간 대화하며 진행했다.
몇 차례의 시행착오가 있었으나 대체로 원활히 진행되었는데, 무엇보다 온라인에 대한 참가자들의 문화적·기술적 이해가 결정적으로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 짐작하건대, 이런 방식의 공모전은 선례가 없는 듯하며, 앞으로 다른 공모전에도 많은 참고가 되리라 믿는다.
주제 면에서는 일반 학생 공모전에 비해 상당히 현실적인 내용을 다뤘다고 생각한다. ‘다공성 무지개떡 도시’라는 제목이 다소 생경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이는 ‘저층-고밀도-복합 도시건축’을 의미한다. 여기에 밀도의 압박을 완화하고 외부공간의 도시적 가능성을 탐색하기 위해 ‘다공성’이라는 개념을 추가한 것이다. 이는 아파트 이후 시대의 주거를 논하는 우리 사회의 요구에 하나의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하는 지극히 현실적인 시도이자, 동시에 아직까지 이런 유형이 본격적으로 연구 및 실천된 적이 별로 없다는 측면에서 매우 이상주의적인 노력이기도 하다.
사이트가 북한의 개성이라는 점 또한 특이한데 이것은 최초의 공고에서도 밝혔듯이 ‘가상 대지와 현실 대지의 중간’ 정도의 성격으로 제시한 것이다. 즉 엄연히 실존하는 도시이되, 현실적인 제약으로 인해 답사나 현지 조사가 불가능한 장소를 선정하여, 참가자가 자기 재량에 따라 상상력과 현실 감각 간의 수위조절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심사에는 몇 가지 기준이 있었다. 우선 ‘다공성 무지개떡 도시’라는 도시건축적 주제와 개성이라는 사이트 사이의 길항 관계를 보되, 좀 더 많은 무게를 주제 쪽에 실었다. 다만 사이트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이 오직 주제만을 파고든 작업은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았다.
그 다음으로는 역시 작품성이었다. 주제에 대한 탐구와 사이트에 대한 관심이 아무리 균형을 이루고 있다 하더라도 그러한 내용들이 충실하게 발전되고 제시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즉 건축적으로 얼마나 잘 소화되었는가를 핵심적인 내용으로 본 것이다. 이에 따라 예선에서 매우 흥미로운 전개과정을 보여준 팀들이 결선에 진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했다. (그 중에는 매우 아까운 내용들도 있었다.)
마지막으로는 역시 참가자들의 창의력이 중요하다. 주어진 틀 안에서 얼마나 자기의 게임을 벌일 수 있느냐 하는 문제는 학생 공모전뿐 아니라 실제 건축가들의 작업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심사위원들의 기대를 뛰어넘는 새로운 해석과 제안을 기대했고 다행히 몇몇 프로젝트에서 그런 가능성을 읽을 수 있었다. 다만 전반적으로 적극적인 공공 프로그램의 제시가 약했던 점은 아쉽다. 참고로 워낙 공개적으로 진행되었던 공모전이었던 탓인지 모르지만 일부 표절시비가 있었다. 제보자의 의견은 신중히 고려되었고 필요 시 해당 참가자에게 소명의 기회를 부여했다.
이에 따라 심사위원들 간의 토론을 거쳐 최종 합의된 결과를 아래 게시한다. 공모전의 최종 목표는 어디까지나 교육에 있는 것이니만큼 이러한 과정 또한 교육의 일부로 보고 접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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