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지금, 주거 공간에 대한 새로운 상상력을 필요로 한다. 내가 사는 공간과 주변의 공간은 어떻게 ‘협력’할 수 있을까? 두 공간이 조화롭게 연대하는 주거 공동체는 어떤 모습일까? 건축가 9명/팀에게 ‘내 공간의 1/3을 이웃과 공유하는’ 공동주택의 아이디어를 내달라고 요청했다. 내 살림과 옆집 살림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협력하고 연대하는 삶의 터를 상상해보고자 했기 때문이다.
초대된 건축가들은 ‘완성된 작품’이 아닌 ‘고민의 흔적’, 즉 각기 다른 시선과 언어로 보다 다양한 방식의 주거 공동체에 대한 제안을 보내왔다. 더불어 삶의 공간을 고민하는 것을 업으로 삼는 것이 건축가이기에, 이들의 제안은 낭만적인 동시에 오늘날 뿔뿔이 흩어진 개인들이 살아갈 수 있는 현실적인 생태계를 구성한다는 점에서 ‘협력적 주거 공동체’의 명암을 잘 드러낸다. 이것이 2014년 12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전시 ‘협력적 주거 공동체’의 개요다.
이 책은 ‘협력적 주거 공동체’ 전시에 출품된 건축가 9명/팀의 제안 외에 연계 강연의 결과물, 국내외 공유주거에 대한 리서치 등 전시장에서 미처 다 보여주지 못한 컨텐츠를 정리해 편집한 것이다. 공유주거 관련 논의를 촉진하기 위한 개념적 제안서, 자료집으로 소용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