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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 주제) 시장 변화

김경도, 김윤수, 이성범, 이주한

소규모 신축 수요 증가

이주한(피그건축) 우리가 처음 개소한 2015년만 해도 젊은 건축가들이 많이 독립해 사무소를 열었다. 당시 경제 상황을 돌아보면, 그때부터 금리가 매우 낮아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부동산에 돈이 많이 풀렸고, 민간 영역의 개인 건축주가 많이 생겼다. 우리도 이러한 시장 변화의 혜택을 받아 프로젝트를 여럿 했다. 작은 사무소, 젊은 건축가에게 차례가 올만큼 일이 넘쳤고, 덩달아 개인 건축주의 다세대주택 품질이 급격하게 올라갔다고 본다. 그런데 지금은 달라졌다. 정부 정책이나 사회 분위기가 부동산을 압박하다 보니 개인들이 쉽게 “건물 지어볼까?”하는 마음을 먹기 힘들어진 것 같다. 자연히 일 자체가 줄어든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때는 작은 집을 짓고 싶은 개인 건축주는 동네 집장사집을 찾아가거나, 아니면 ‘잘 지어보고 싶은데 누구에게 가야 하지?’, ‘젊은 건축가들 잘한다고 하는데 한번 같이해볼까?’ 고민하다가 막 시작한 젊은 건축가를 찾는 일이 꽤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경험이 쌓인 젊은 건축가 레퍼런스도 엄청나게 늘어났다. 그러니 굳이 검증되지 않은 신생 사무실에 가기보다는 이런 프로젝트를 많이 다뤄본 곳과 손을 잡는 게 당연하다. 이미 건축가 풀이 형성된 상태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팀에게는 더 가혹한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2015~2016년에 우리가 헤쳐나갔던 방식이 2021년에는 맞지 않을 수 있다. 지금은 각자가 또 다른 생존 전략을 세워야 하고, 게다가 새롭게 시작하는 상황이라면 5년 전과는 다른 생존 방식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도 전략을 짜 놓고 그 방향으로 끌고 온 것은 아니지만, 생존에 관한 생각을 지속하다 보니까 이렇게 흘러온 것 같다.

김경도(RoA) 최근 설계 시장은 소규모 아틀리에, 젊은 건축가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변하고 있는 것 같다. 어떻게 보면 경기 악화와도 관련이 있다. 얼마 전만 해도 아파트 위주의 공동주택이 대량 공급되었고, 공동주택을 전문적으로 설계하는 회사들이 있을 정도였다. 그런데 어느 시점부터 단독주택 설계를 의뢰하는 젊은 건축주가 많아졌고, 덩달아 내 또래 젊은 건축가들의 개소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단독주택 등 소규모 건축 수요가 증가하는 것은 우리 입장에서는 정말 긍정적인 시장변화라고 생각한다. 나의 체감으로는 이 시장은 수요가 꾸준히 있다. 다만 최근 부동산 규제 등으로 다주택 소유 관련 법규가 강화되며 단독주택 설계 수요가 일부 줄었다. 대신 용도가 변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주택 용도가 없는, 상가 임대 목적의 소규모 근린생활시설이 늘었다. 주택을 여럿 소유하고 있다가 이번에 처분하고 그 비용으로 땅을 사서 상가를 세우겠다고 의뢰한 분들이 꽤 있다. 신축도, 리모델링도 많다.

김윤수(바운더리스) 새로운 시장이나 경향까지 파악하긴 어렵지만, 소규모 주거와 관련해 주목할 사항들이 많다. 최근 소규모 임대주거 수요가 많은 것 같다. 이런 건물은 대체로 임대 공간이 대부분이고, 주인이 거주하는 공간 일부가 함께 있는 형식이다. 이런 조건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공유 주거의 형식이나 태도를 적용하긴 어렵다. 그래도 조금씩 다른 방식으로 소규모 집합 주거나 학교 공간 프로젝트, 그리고 공공 프로젝트 등에 각각 반영해보려고 한다.

한편으로 생활 SOC에 관심을 두고 있다. 최근 도서관, 체육관 등 실제적으로 주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시설의 공모가 많이 나오고 있고, 그 프로젝트들이 복합화 되는 부분에 관심이 간다. 생활 SOC는 거주 구역 안에서 일어나는 행위들을 담고 있는 건축이니, 도시와 마을을 만드는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거창한 프로젝트보다는 작지만 삶과 밀접한 프로젝트를 눈여겨보고 있다.

리노베이션

이성범(포머티브) 요즘 신축 프로젝트보다 리노베이션 프로젝트가 눈에 띄게 늘어난다. 사무실로 들어오는 리노베이션 작업 문의가 많이 늘었고, 이런 세태를 반영한 MBC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다큐플렉스 – 빈집살래’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런 변화는 최근 건축 설계 시장 변화의 일면일 수도 있다.

신축 프로젝트도 주변의 자연경관이나 도시적인 맥락 등을 고려해야 하지만, 리노베이션은 기존 주택과 도시 조직의 관계를 이어 받아 새 집이 원활히 작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주변 환경과의 문제를 보다 실제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빈집 리노베이션 현장에서 절실하게 느낀 부분은 도시재개발이 무산된 지역이나 도시재생지구에는 도시 기반 시설, 특히 소방 설비가 절대적으로 미비하다는 것이다. 많은 건물이 밀집된 공간인데 그런 것들을 확충하지 않은 상태에서 재생을 거론한다면 일의 순서가 뒤바뀐 것 아닐까. 도시 기반을 먼저 닦은 뒤 건물 재생이 이뤄져야만 하고, 그게 어렵다면 최소한 병행되어야 한다. 한편으로는 관에서 복잡한 제도와 행정 절차를 개선해야 한다. 건축 설계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시장 변화에 따라 기존 건축물로부터 새로운 가치를 재생산해 내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려야 할 것이다.

(공통 주제) 시장 변화

분량2,422자 / 5분

발행일2021년 10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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