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주거 공간은 결혼식 문화처럼 컨베이어 벨트에서 찍어내듯 천편일률적이다. 삶의 향기를 담아내지 못하며, 인스턴트 음식처럼 성의가 부족하다. 돈이 중심에 있는 점도 같다. 붕어빵 결혼식처럼 주거 공간이 물리적, 생리적 욕구를 해결하는 선에서 머무르면 우리 삶도 그 정도에서 멈춰 선다. 집이 재테크 대상이면 우리의 삶은 가공된 현실 안에 갇히게 된다. 이런 이유로 삶의 공간에 개인, 가족, 이웃 공동체와의 경험과 기억을 함께 담아내야 하는 것이다. 사회적 담론이 ‘개인에서 사회’로 넘어가야 할 시기를 맞아 건축이론가 박인석, 건축가 노은주, 임형남, 신승수, 예술가 임흥순과 함께 주거의 의미를 되짚어봤다.